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48> 동래부사이택수선정비와 유원각선생매안감고비

조선시대 부산 역관 ‘소통사’… 외교 최전선서 활약

  • 이준혁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4-03 19:46:30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박물관(남구 유엔로)을 품은 야외 정원도 봄을 맞이하고 있다.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며 야외정원을 걷다 보면 동래남문비, 척화비 등 40여 점의 석조물을 직접 볼 수 있다. 부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원각선생매안감고비 및 비각’과 맞은 편 ‘동래부사이택수선정비’도 그 중 하나다.
동래부사이택수선정비(왼쪽)와 유원각선생매안감고비 및 비각. 부산박물관 제공
‘동래부사이택수선정비’는 동래부사 이택수(1773년 8월~1774년 6월 재임)에 대한 만세불망비(萬世不忘碑)로, 1774년(영조 50) 3월 통사들이 세웠다. 비의 내용은 1774년 1월 시작한 왜관의 대규모 수리 공사 책임자인 부사의 공을 칭송하고자 소통사가 세운 것이라고 돼 있다.

특히, 왜관을 ‘화관’으로 바꿔 일본식으로 표현한 점은 당시 소통사의 대일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유원각선생매안감고비’는 1906년 9월 박기종 김낙준 등이 대일 교린관계에 종사한 선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유원(柔遠)’이란 ‘멀리 있는 것을 회유한다’는 뜻으로 일본에 대한 조선의 교린 외교 정책을 뜻한다. ‘초량화집’에는 소통사가 근무하는 곳인 통사청을 유원당이라 하였으므로 ‘유원각선생’은 소통사를 뜻한다.

비문에는 비를 세운 목적과 비를 세운 사람 이름 등이 새겨져 조선 후기 왜관과 개항기 부산의 역사 및 한일 관계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비를 보호하는 비각은 돌로 만든 집의 형태를 띤다, 비각 모양과 짜 맞추는 방법도 전통적인 것과 매우 달라서 건축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두개의 비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소통사(小通事)이다. 소통사는 중앙에서 파견하는 왜학역관인 훈도·별차를 보좌하는 동래부 소속 하급역관이다. 이들은 사절 연향의 준비, 양국인의 왕래 규제, 왜관 물품 관리, 통역 등 왜관의 일상적인 직무는 물론, 통신사행·문위행의 수행 등 다양한 대일교섭 실무를 맡았으며, 통사청이라는 독립된 근무 공간을 가졌다.

조선 시대 현지 역관이라 할 수 있는 소통사는 일부 연구자에 의해 소개되고 있지만, 크게 조명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부산뿐 아니라 대청 외교의 중심지인 의주부(義州府) 등에서도 현지 실무 역관으로서 활약했고, 개항 뒤에도 언어능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대외 교섭 활동을 전개했다.

2023년 부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와 다양한 K-문화 중심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조선 시대 외교 최전선에서 활동한 부산의 소통사들은 세계가 주목하는 부산으로 2023년을 기억하고 싶지는 않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