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관용과 인정, 좋은 물길 있는 부산 명당이죠”

국제아카데미 20기 4주 조용헌 석좌교수 강연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3-04-13 19:51:22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풍수·한의학 강점 이북사람 피란
- 부산서 역술 각종 문파가 번성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의 강연은 과연 흥미롭고 흡인력이 강했다. 인문 영역에서 우뚝 솟은 명인이자 역사·예술·풍수·명리·역술을 걸림 없이 넘나드는 저술로 유명한 조용헌 석좌교수가 지난 12일 국제아카데미 20기 4주 차 강연에서 ‘한국의 명당과 명문가 집안’을 주제로 흥미진진한 인문 콘텐츠를 육성으로 들려줬다. 이날 강연은 부산 영도구 라발스호텔 4층 볼레로에서 열렸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 김민재 프리랜서
그는 가볍게 운을 떼는 듯했다. “부산은 불교 인구가 많고, 차인(茶人)이 많으며 역술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풍수·명과학(사주 등)·한의학은 조선 시대부터 이북 지역이 강했습니다. 조선 조정이 이북 사람에게 벼슬을 잘 주지 않았던 게 큰 이유였죠. 6·25전쟁이 터지면서 이들이 대거 부산으로 피란 옵니다.” 조 석좌교수는 “1980년대 연구를 위해 부산에서 유명했던 박도사를 만나던 기억이 선명하다. 역술계에 데뷔하려면 부산 바닥을 돌아야 했을 만큼 각종 문파가 부산에서 번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조선 시대·동학혁명·일제강점기·6·25전쟁을 종횡하더니 부산의 문화 특질로 절묘하게 이어졌다. “부산은 6·25 때 적에게 점령당하지 않았습니다. 좌·우익 이데올로기 대립의 피바람이 불지 않았지요. 그래서 똘레랑스(관용과 인정)가 있습니다. 지금도 부산에는 보수·진보가 다 있죠. 나는 이런 특징을 ‘부산에는 두 줄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현재 부산이 한국 정치 지형에서 비중이 높은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조 석좌교수가 ‘명문가·명당 이야기’로 들어갔다. “오늘 주제가 명문가인데요. 난리가 났을 때 죽지 않고 사라지지 않은 그 가문이 명문가입니다.” 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평판이라고 그는 꼽았다. “난리가 뭡니까? 평소 쌓였던 개인감정을 정리하는 어떤 (안 좋은) 계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인심을 잃은 이들이 그런 상황에서 드러나 버리는 것이죠.” 법 위에 평판이 있고, 법은 농단할 수 있어도 평판은 틀리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극단을 피하고 본질을 잃지 않으며 사람과 사회를 생각하면서 조화롭게 사는 태도·관점이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됐다. 그가 들려주는 강연의 흥미로움은 이런 통찰을 동학혁명부터 6·25전쟁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 수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뒷받침하는 데 있었다.

숱한 방외지사와 고수를 만나고 전국 방방곡곡 터와 가문을 찾아다니며 공부한 전문가답게 그는 지적 겸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명당은 있습니다. 100%는 아니더라도 그 땅의 기운은 영향을 끼칩니다. 터 좋은 곳에서 인물이 납니다. 이는 흔히 태몽 같은 요소로 드러나죠. 여러분도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땅, 좋은 꿈이 깃드는 곳을 잘 눈여겨보기 바랍니다.”

그가 경남 진주(특히 지수면 같은 고을)나 의령처럼 좋은 물을 낀 지세 좋은 고장에서 성공한 경제인이 많이 난 역사를 남명 조식 선생 학파와 그 후진이 살아낸 역사와 연관 지어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청중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는 다시 ‘부산’으로 왔다. “좋은 물길 또는 바다를 끼는 것은 명당의 중요한 조건입니다. 부산도 그런 입지를 갖췄죠. 부산을 통해 해양문화가 들어올 때 한국은 산업화를 이뤘고 잘살게 됐음을 떠올려봅시다. 부산 자체가 명당이라고 저는 봅니다.“ 조 석좌교수가 든 풍성한 예시를 여기서 다 소개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의 강연을 듣자 좋은 터 좋은 기운을 가진 부산의 미래가 문득 반짝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4. 4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9. 9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0. 10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