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은 구소련 볼셰비키 혁명(1917년)을 풍자한 우화이지만 현대 사회에 비춰보는 거울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통찰력 큰 소설을 지은 저자는 다정다감한 성품이었다. ‘조지 오웰’은 필명인데 1933년(30세)부터 썼다. 이 필명에서 저자 성향이 읽힌다. 영국 자연을 좋아했던 그는 잉글랜드 스퍽 카운티를 가로질러 흐르는 ‘오웰강’, 잉글랜드 수호성인 ‘조지’에서 필명을 가져왔다. 자연과 조국을 사랑했던 작가.
그가 그려낸 소설 속 늙은 당나귀 벤저민은 침묵하는 지식인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글을 읽을 줄 알지만, 돼지처럼 그걸 악용해 특권을 누리지는 않는다. 염세주의자라 자기 세계를 박차고 나와 현실 개혁을 이끌 용기가 없다. 염소 뮤리얼 역시 그 축이다. 오웰은 약골이었지만 스페인 내전과 밑바닥 삶으로 스스로 뛰어들어 부딪쳤다.
이 우화는 권력에 기생하는 집단은 갈수록 교묘해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속성을 일깨운다. ‘동물농장’ 속 맹견(무력), 수퇘지 스퀼러(여론 호도), 시를 읊는 돼지 미니무스(권력을 예찬하는 예술인). 이들은 인간으로 변해 21세기 사회에서 암약한다.
수말 복서는 온몸을 바쳐 일했는데도 버림받는다. 노동력을 잃은 그를 돼지 일당은 도축장에 팔고 받은 돈으로 위스키를 사 마시고 만취한다. 오웰은 “내가 더 일한다”며 발굽이 갈라지도록 일하는 복서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안타까워한다. 우직한 헌신만으론 민중 삶을 진전시키지는 못하며 ‘알파벳을 모두 깨쳐’ 자기 목소리를 야무지게 내는 복서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묻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