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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날 완성되는 거북선…준비 마친 이순신은 두려움이 없었다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4> 임진년(1592년) 4월~5월 3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  |   입력 : 2023-04-30 19:25:3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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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른 부산진·동래 함락 소식
- 정발·송상현이 전사했다 한다
- 지원군마저 패했다니 원통하다
- 내가 경상도로 와 도와달라며
- 영남관찰사가 조정에 청했다”

- 임란 발발 2주일 만에 출전명령
- 군사들 도주에 경악한 충무공
- 황옥천 목을 베어 기강 잡았다

드디어 일본의 조선 침공이 시작된다. 선발부대인 소서행장이 이끄는 제1진 1만 8700명의 군사가 대마도를 출발해 4월13일 오후 5시경 부산 우암포에 도착함으로써 임진 7년 전쟁이 막을 올린다. 이순신은 침공 하루 전인 12일 거북선을 완성했고 1년 넘도록 왜의 침략을 예견하고 준비해 왔기에, 두려움 없이 바로 출전 준비에 들어간다.



임진왜란 초기 전투 상황을 조선 화가 변박이 그린 ‘동래부순절도’.
4월 1일 [5월 11일] 흐림.

새벽에 망궐례를 올렸다. 공무를 본 뒤에 활 15순을 쏘았다. 별조방(別助防)을 점고했다.

4월 2일 [5월 12일] 맑음.

먹은 것이 체했는지 몸이 몹시 불편하더니 점점 더 아파 종일토록, 그리고 밤새도록 신음했다.

4월 3일 [5월 13일] 맑음.

기운을 차리지 못해 어지러웠고 밤새도록 고통스러웠다.

4월 4일 [5월 14일] 맑음.

치료를 받으니 비로소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

4월 5일 [5월 15일]

맑다가 저녁나절에 비가 조금 내렸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4월 6일 [5월 16일] 맑음.

진해루(鎭海樓, 좌수영의 남문(정문)임. 옆에 활터가 있었다.)로 나가 잠시 공무를 본 뒤에 군관들로 하여금 활을 쏘게 했다. 아우 여필(汝弼)을 위해 전별연을 차려 주었다.

4월 7일 [5월 17일]

나라제삿날(中宗 文定王后 尹氏 祭日)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낮 10시경에 비변사에서 비밀공문이 왔는데, 영남관찰사(김수)와 우병마사(조대곤)의 보고에 근거해서 낸 공문이다.

4월 8일 [5월 18일] 흐리되 비는 오지 않았다. 아침에 어머니께 보낼 물건을 봉해 놓았더니 늦게 아우 여필(汝弼)이 가지고 떠나갔다. 타관에 혼자 남아 앉았으니 온갖 회포가 몰려 온다.

4월 9일 [5월 19일]

아침에 흐리더니 늦게는 맑아졌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방응원(方應元)이 군 입대에 관한 일로 공문을 작성해 보냈다. 군관들이 활을 쏘았다. 광양현감(어영담)이 수색하는 일 때문에 배를 타고 왔다가 저물어서 하직하고 돌아갔다.

4월 10일 [5월 20일] 맑음.

식후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활 10순을 쏘았다.

4월 11일 [5월 21일]

아침에 흐리더니 늦게는 맑아졌다.

공무를 본 뒤에 활을 쏘았다. 순찰사(이광)의 편지와 별록(별지로 붙은 부록)을 순찰사의 군관 남한이 가져왔다. 비로소 베로 거북선에 쓸 돛을 만들어 달았다.

4월 12일 [5월 22일] 맑음.

식후에 배를 타고 돛을 단 거북함에 가서 지자·현자 포를 쏘아 마지막 실전연습을 성공리에 마쳤다. 드디어 거북선의 건조가 성공했다. 어제 온 순찰사의 군관도 거북선의 성공적 건조를 잘 살펴보고 갔다. 정오에 동헌으로 나가 활 10순을 쏘았다. 동헌으로 올라갈 때 노대석(路坮石, 말을 타고 내리기 위해 놓는 큰 돌)을 보았다.

4월 13일 [5월 23일]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본 뒤에 활 15순을 쏘았다. ※이날 오후 5시경 왜적 선발부대가 부산 우암에 도착한다.

4월 14일 [5월 24일]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본 뒤에 활 10순을 쏘았다. ※이날 오전 부산진성이 무너지고 부산진첨사 정발장군이 전사하고, 오후에는 다대포가 함락되고 다대포첨사 윤흥신이 순국한다.

4월 15일 [5월 25일] 맑음.

나라제삿날(成宗 恭惠王后 韓氏 祭日)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순찰사의 편지와 별록에 대한 답장을 써서 역졸을 시켜 달려보냈다. 해 질 무렵 영남우수사(원균)의 통문이 왔는데, 왜선 90여 척이 와서 부산 앞 절영도(영도)에 머물고있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또 수사(경상좌수사 박홍)의 공문이 왔는데 왜적 350여 척이 이미 부산포 건너편(우암)에 도착했다고 한다. 영남관찰사(김수)의 공문도 왔는데, 역시 같은 사연이다. 그래서 즉시 장계를 올리고 겸하여 전라도의 순찰사,병마사,우수사에게도 공문을 급송했다.

※이날 동래성이 무너지고 송상현 동래부사가 전사한다. 이순신은 비장한 각오로 출전준비에 돌입한다.

4월 16일 [5월 26일]

밤 열시쯤에 영남우수사(원균)의 공문이 왔는데 부산진이 이미 함락되었다고 한다. 분하고 원통함을 이길 수가 없다. 즉시로 장계를 올리고, 또 전라감사(순찰사), 전라병사, 전라우수사에게도 공문을 보냈다.

4월 17일 [5월 27일]

흐리고 비오더니 늦게 개었다. 영남우병마사에게서 공문이 왔다. 왜적이 부산을 함락시킨 뒤에 그대로 머물면서 물러가지 않는다고 한다. 시름을 쫓느라 활 5순을 쏘았다. 번을 그대로 서는 수군(上番)과 번을 새로 드는 수군(下番)이 잇달아 부대로 들어왔다.

*서울에는 이날 새벽 경상좌수사 박홍으로부터 왜군침략의 급보가 전해졌다. 조정과 백성은 공포에 떨었다. 급히 신립을 도순변사,이일을 순변사,김성일을 다시 경상우도초유사로 삼아 적을 막으라고 하였다.

4월 18일 [5월 28일] 아침에 흐렸다.

이른 아침에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순찰사의 공문이 왔는데 발포권관은 이미 파직되었으니, 대리(假將)를 정하여 보내라고 하였다. 그래서 군관 나대용(羅大用)으로 정해서 당일로 떠나 보냈다. 낮 두시쯤에 영남우수사(원균)의 공문이 왔다. 동래성도 함락되었고, 양산(조영규),울산(이언함) 두 군수도 조방장으로서 동래성으로 들어갔다가 모두 패했다고하니 통분하여 말을 할 수가 없다. 경상좌병사(이각)와 경상좌수사(박홍)가 군사를 이끌고 동래 뒤쪽까지 갔다가 그만 즉시 회군했다고 하니 더욱 더 원통했다. 저녁에 순천의 군사를 거느리고 오는 병방이 석보창(여천군 쌍봉면 봉계리 석창)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서 군사들을 데리고 오지 않으므로 잡아들여 가두었다.

4월 19일 [5월 29일] 맑음.

아침에 품방의 굴착공사(주로 품방 모양의 해자를 파는 공사)를 주관할 군관을 정해 보내고, 속히 작업을 마치기 위해 몸소 동문 위로 나가 품방 공사를 독려했다. 오후에는 상격대에 올라 순시했다. 이날 급히 입대한 군사 700명을 점검하고 품방공사 등을 도우게 했다.

4월 20일 [5월 30일]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영남관찰사의 공문이 왔다. 큰 적들의 형세가 맹렬해져서 이를 막아낼 수가 없고, 승리를 타서 올라오는 기세가 마치 무인지경과 같다고 하면서, 내게 전선을 정비하여 경상도로 와 후원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조정에 장계로서 청해 올렸다고 하였다.

4월 21일 [5월 31일] 맑음.

진해루 옆 활터에 앉아서 성 앞에 군사들이 줄지어 정열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오후에 순천부사(권준)가 달려와서 약속을 듣고 갔다.

4월 22일 [6월 1일]

새벽에 탐망하기 위하여 군관들을 보냈는데, 배응록은 절갑도(고흥군 금산면 거금도)로 가고 송일성은 금오도(여천군 남면 금오도)로 갔다. 또 이경복 송한련 김인문 등으로 하여금 적대(敵臺, 성곽의 전망대)에 쓸 나무를 운반해 오라고 각각 군사 50명씩을 데리고 두산도(돌산도)로 가게 하고, 나머지 군사들은 품방공사에 투입했다. *4월23일부터 30일까지는 빠져 있음

※4월 27일 이순신은 출전명령을 받는다. 4월 29일 신립이 충주전투에서 패하고 전사하자 다음날 30일 새벽, 선조는 서울을 버리고 명나라를 향해 도주한다.

임진년 5월(1592년 5월)

이달부터 9월 1일까지 임진년 4대승첩(옥포 당포 한산 부산 승첩)이 이루어지고 이로써 제해권을 장악하는데, 5월 일기에는 4일 첫 출전하는 날의 과정과 5월 29일 2차 출전의 첫 전투인 사천해전이 기록되어 있다.

5월 1일 [6월 10일]

수군이 본영 앞바다에 모두 모였다. 이 날은 흐리되 비는 오지 않고 남풍이 크게 불었다. 진해루에 앉아서 방답첨사(이순신),흥양 현감(배흥립),녹도만호 정운(鄭運) 등을 불러들이니, 모두 분격하며 제 한 몸을 잊어버리는 모습이 실로 의사(義士)들이라 할만 하다.

5월 2일 [6월 11일] 맑음.

삼도순변사(이일)의 공문과 우수사의 공문이 도착했다. 송한련이 남해에서 돌아와서 하는 말이, “남해현령(기효근),미조항첨사,상주포 곡포 평산포의 만호 등이 하나같이 왜적의 소식을 듣고는 벌써 달아나버렸고, 무기와 군기물 등도 죄다 흩어버려 남은 것이 없다”고 했다. 참으로 경악할 일이다. 정오경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진을 치고 여러 장수들과 진격을 약속하니, 모두 기꺼이 나가 싸울 뜻을 가졌으나 낙안군수(신호)만은 피하려는 뜻을 가진 것 같으니 한탄스럽다. 그러나 군법이 있으니, 비록 물러나 피하려 한들 그게 될 법한 일인가. 저녁에 방답의 첩입선(첩입된 지역을 왕래,연락하는 배) 3척이 돌아와 앞바다에 정박했다. 비변사에서 진격 명령이 내려왔다. 창평현령이 부임하였다는 공문을 와서 바쳤다. 이날 밤 군호를 용호(龍虎)라 하고, 복병은 산수(山水)라 하였다.

5월 3일 [6월 12일]

아침내내 가랑비가 내렸다. 적의 동향을 물은데 대한 경상우수사의 회답편지가 새벽에 왔다. 오후에 광양과 흥양현감을 불러 함께 이야기하던 중 모두 분한 마음을 나타냈다. 전라우수사(이억기)가 수군을 끌고 오기로 약속했기에 첩입군을 싣고 오는 판옥선을 보고 우수사가 온다고 기뻐하였으나, 군관을 보내어 알아보았더니 그건 방답의 배였다. 실망하였다. 그러나 조금 뒤에 녹도만호(정운)가 보자고 하기에 불러들였다. 그의 말이 “우수사는 오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 가까이 다가가니 통분한 마음 이길 길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늦추다가는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이었다. 정운의 건의를 받아들여 곧 중위장(李純信)을 불러 내일 새벽에 떠날 것을 약속(명령)하고, 장계를 써서 보냈다. 이 날 여도수군 황옥천(黃玉千)이 적이 두려워 집으로 달아나 피해있는 것을 잡아 와 목을 베어 군중 앞에 높이 매달았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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