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영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금까지 전 세계 186개 도시에서 1억6000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캣츠’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과 더불어 이른바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이 작품을 2001년 한국에 처음 소개한 이가 바로 설도윤(사진) 프로듀서다.
설 프로듀서는 당시 ‘오페라의 유령’을 한국 극장에 올리면서 7개월 장기 공연, 선진 제작기법 도입 등을 통해 국내 뮤지컬 산업이 획기적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2019년 부산에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 개관을 주도해 시장 확장에 힘쓰고 있다. 그가 최근 드림씨어터에서 ‘드림클래스-뮤지컬 도슨트’로 관객과 만났다. 지난 3월 30일 부산에서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 예술감독 자격으로, 작품의 의미와 소회 등을 나눴다.
설 프로듀서는 올해로 4주년을 맞은 드림씨어터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개관을 준비하던 당시만 해도 1700석 대극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주변의 우려가 상당했다. 그는 “‘왜 이렇게 크게 짓느냐’는 말도 들었는데, 뮤지컬은 상업예술이고 흥행을 필수로 하는 산업”이라며 “소위 세계적인 뮤지컬을 공연하려면 일정한 매출이 일어나야 제작비가 조달되기 때문에 최소 1500석은 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판으로 기획한 올해 ‘오페라의 유령’ 공연은 부산에서만 100회 이상 편성됐다. 개막 이후 다양한 관객층이 객석을 채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굉장한 도전’이며 “뮤지컬 시장 확장 차원으로, 그간 부산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리조트가 발달한 지역은 공연이 잘 안 되지만, 부산은 또 다르게 산업도 많고 복합적 도시여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과 달라진 건 없다. 우리 공연은 ‘오리지널리티’를 무엇보다 중시하기에 부산이든 브로드웨이든 똑같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13일 공연으로 한국에서 ‘누적 관객 150만 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앞으로 이를 능가할 작품이 또 나올 수 있을까’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어마어마하게 흥행한, 대단하고 위대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가 티켓 논란도 언급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VIP석 기준 티켓값이 19만 원으로 책정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제작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티켓값도 인상돼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차라리 미국처럼 티켓을 시즌제(시즌에 따른 가격 차별화)로 오픈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