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56>복천동고분군 세 갈래 창(三枝槍)

‘삼지창’ 고대 해양도시 권력자의 위엄

  • 이성훈 복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5-29 19:26:45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그리스 신화 12신 중 하나인 포세이돈은 바다, 지진, 말의 신으로 그중 ‘바다의 신’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신화 속 포세이돈은 파도와 폭풍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신으로 묘사된다. 이 때문이었을까? 해상 도시국가 그리스 사람들에게 그는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을 보호해 주는 매우 중요한 신이었다. 현대인에게 포세이돈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빨래판 같은 복근, 각진 턱을 부드럽게 감싼 수염, 그의 분신과도 같은 삼지창이 아닐까 싶다. 포세이돈은 왜 삼지창을 들고 있는 걸까?
복천동 10·11호분에서 나온 삼지창. 부산박물관 제공
인류는 예부터 물고기를 잡기 위한 작살로 삼지창을 사용했다. 세계 곳곳 해양도시의 고대 유적에서는 심심찮게 삼지창이 확인된다. 해양도시 부산도 그렇다. 고대 삼국시대, 강력한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낙동강 하류역에는 고대국가가 태동했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해상무역을 통해 성장한 복천동고분군(사적 제273호) 축조 집단도 그중 하나다. 수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복천동고분군에서는 갑옷, 투구, 철제 무기류, 장식토기 등 당대 최고 유물들이 확인됐다.

응당 삼지창도 있다. 삼지창은 금동관(보물 제1922호)이 확인된, 복천동고분군 내에서도 최고 수장의 무덤인, 복천동10·11호분에서 출토됐다.

삼지창은 두께 1㎝ 정도의 가지 3개를 각각 제작한 뒤 끈으로 묶어 만들었다. 전체 길이는 24.2c㎝ 폭은 10.9㎝가량이다. 지금은 녹이 슬어 윤곽만 확인되지만, 가지 끝에 형성된 미늘은 대형 어류를 포획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삼지창은 김해 대성동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경주 대릉원의 황남대총, 경산 임당고분군 등 영남 각지 대형고분군에서도 출토되었다. 이런 사례로 보아 당시 권력을 쥐었던 수장이 소유한 물건이며, 계층성을 띤 도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문득 ‘당시 가야인들이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을 알고 있었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경주 대릉원과 합천 옥전고분군에서 확인된 로만글라스(Romanglass)가 지중해에서 포세이돈의 비호를 받으며 파도와 폭풍을 뚫고 한반도로 들어온 게 맞다면, 그리스의 신화도 이 먼 곳 낙동강 하구의 해상왕국까지 도달했을지 모를 일이다.

복천동고분군 출토 삼지창은 복천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언제나 볼 수 있으며, 하반기에 열리는 ‘矛盾(모순)-고대 창과 방패’ 복천박물관 특별기획전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전시를 관람하며 삼지창과 함께 부산 시민 여러분도 발칙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길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5. 5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6. 6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0. 10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