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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24> 사운드 오브 메탈 sound of metal

건강에 좋은 여름 제철 음악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3-05-29 18:57:25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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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5월이지만 후덥지근하고 습한 공기에서 벌써부터 여름 냄새가 난다. 여름의 제철 음악은 역시 헤비메탈이다. 은근히 걸작이 잔뜩 숨어 있어 최근 넷플릭스보다 애용하는 OTT 플랫폼 왓챠에서 제목부터 핏줄이 당겨 기다려 왔던 영화 ‘사운드 오브 메탈’을 발견, 냉큼 감상을 시작했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과 음향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강렬하고 둔중한 소리로 가득한 공연장에서 시작된다.

사운드오브메탈 스틸컷. 공식 홈페이지 제공
영화의 주인공 루벤은 헤비메탈 밴드의 드러머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다. 영화 초반부를 지나면 청각 장애인의 세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갑갑한 침묵이 끝없이 이어진다. 필요 이상의 강한 소음에 늘 노출된 환경 때문에 생긴 직업병일 수도 있겠다. 허나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헤비메탈 뮤지션들은 대부분 신기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 짝이 없다. 길게 늘어뜨린 장발과 커다란 금속 장신구 등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외향을 하고 있지만, 잠깐만 얘기를 나눠 보면 그렇게 무해하고 순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메탈밴드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70대가 훌쩍 넘은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 롭 헬포드는 지금도 무대 위에서 쇳소리 고음을 지르며 현역으로 활동 중이고, 오지 오스본 역시 최근까지 열심히 활동하다 얼마 전 76세의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다.

국내 메탈 밴드들 역시 마찬가지다. 왕년의 추억들이 문득 떠올라 검색해 보면 여전히 활동하며 건재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타 장르 밴드에 비해 멤버 간 불화도 적은 편인지 원년멤버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서로 서운한 점이나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함께 때려라 부숴라 한바탕 연주를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는 것일까? 헤비메탈 이후 인기를 독차지했던 얼터너티브/그런지 밴드 보컬들이 대부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을 생각해 보면, 헤비메탈이 건강에 끼치는 순기능에 대한 연구가 매우 시급하다. 머지않아 여기저기서 록 페스티벌이 산발적으로 펼쳐질 텐데, 몸에 좋은 ‘제철’ 헤비메탈 밴드들의 활약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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