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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연구 끝 정철총통 개발…명나라군 “왜총보다 낫다”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15> 계사년(1593년) 9월 ~ 갑오년(1594년) 1월 14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  |   입력 : 2023-07-16 19:04:4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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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서 요긴한 총통 만들기 매진
- 명나라, 사격해보곤 정밀함 칭찬
- 나를 제거하려 한다는 원균 가관

- 난리 중에 모친과 새해 보내 다행
- 적 토벌하러 가기 전 인사드리니
- 母 “부디 나라 치욕 씻도록 해라”

이순신이 통제사가 되고 삼도수군이 한산도로 진을 옮겨 온 뒤에도 “견내량을 지켜 바다를 지켜내겠다”는 그의 큰 전략은 변함이 없다. 적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적침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장수들과 의논하고, 나라 걱정하는 일들은 쉼없이 계속 이어진다.
한산도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유적인 제승당을 찾은 시민이 장군의 영정 앞에서 경건하게 참배하고 있다.
9월 1일[9월 25일] 맑음.

원균 수사가 왔기에 우수사(이억기)와 충청수사(정걸)를 불러 의논을 한 뒤 공문을 만들어 도원수(권율)와 순변사(이빈)에게 보냈다. 아우 여필, 변존서, 조카 뇌 등이 되돌아갔다.

9월 2일[9월 26일] 맑음.

장계의 초안을 잡아서 정서하도록 내려줬다. 경상우후 이의득, 이여념(사량만호) 등이 왔기에 만나 봤다. 어두울 녘에 이영남이 와서, 병마사 선거이가 곤양에서 공로를 세운 일(행주성 전투에서 선거이가 권율을 도와 승첩한 일)을 전했다. 또 남해현령(기효근)이 도체찰사(류성룡)에게 불려가 꾸중을 듣고도 그 태도가 불공스러웠다 하니 참 가관이다. 기효근의 형편 없음은 이제 도체찰사도 다 알았을 것이다.

9월 3일[9월 27일] 맑음.

아침에 조카 봉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고 하고 본영 안의 소식도 들려주었다. 장계를 올리려고 초안을 작성해 내려 주었다. 순찰사(이정암)의 편지가 왔는데, 무릇 군사 일족들에 대하여 대신징발하는 사무는 일체 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는 새로 부임하여 사정을 잘못 알고 하는 말이다.

※ 이순신은 나라가 위급해 방법이 없을 땐 일시 연좌제로라도 책임을 지워, 수군을 확보해야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수차 상신해 왔다. 그러나 그의 건의는 거의 묵살되었다.

9월 4일[9월 28일] 맑음.

폐단되는 것을 진술하는 것(수군 병력의 충원에 관한 일)과, 총통을 올려 보내는 것(정철 총통의 제조 성공에 관한 일)과, 제만춘을 불러서 문초한 사연을 올려 보내는 것 등 세 통의 장계를 봉하여 올리는데, 이경복이 지니고 갔다. 정승 류성룡, 참판 윤자신, 지사 윤우신, 도승지 심희수, 지사 이일, 안습지, 윤기헌에게 편지를 쓰고 전복을 정표로 보냈다. 조카 봉은 윤간과 함께 돌아갔다.

9월 5일[9월 29일] 맑음.

식후 충청수사 정걸의 배 곁에다 내 배를 바짝 붙여 대어 놓고서 종일토록 의논했다. 광양현감, 흥양현감 및 우후(이몽구)가 와서 보고 돌아갔다.

9월 6일[9월 30일] 맑음.

새벽에 배 만들 목재를 운반해 오기 위해 여러 배를 함께 내보냈다. 우수사(이억기)의 배로 가서 적 칠 일을 종일 이야기했다. 거기서 원균이 나를 공격하고 제거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고, 또 정담수가 근거도 없는 말을 만들어 옮기고 다닌다는 말도 들으니 참 가관이다. 바둑을 두고 나서 돌아왔다. 저물녘에 배 만들 목재(부서진 배의 재목)를 여러 배들이 끌고 왔다.

9월 7일[10월 1일] 맑음.

아침에 끌어다 놓은 목재를 거두어 들였다. 방답첨사가 다녀갔다. 순찰사(이정암)에게 폐단을 진술하는 공문과 군사의 배치를 바꾸는 일에 대한 공문을 만들어 보냈다. 종일토록 홀로 앉아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탐후선이 오기를 몹시 기다렸지만 오지 않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서 창문을 닫지 않고 잤더니 외풍을 많이 쐬어 머리가 아프다. 염려스럽다.

9월 8일[10월 2일]

맑으나 바람은 요란하게 불었다. 새벽에 송희립 등을 당포의 산(통영 산양의 미륵산)으로 내보내어 사슴을 잡아 오게 했다. 우수사가 충청수사와 함께 왔다.

9월 9일[10월 3일] 맑음.

식후 함께 모여서 산마루에 올라가 활 3순을 쏘았다. 우수사, 충청수사 및 여러 장수들이 함께 모였는데, 광양현감(어영담)은 병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저물녘에 비가 왔다.

9월 10일[10월 4일] 맑음.

공문을 처결해 탐후선편에 보냈다. 저녁 나절에 우수사의 배에 가서 방답첨사도 오도록 청해 함께 술을 마시고 헤어졌다. 체찰사(류성룡)의 비밀공문이 들어왔다. 보성군수(김득광)가 왔다가 돌아갔다.

9월 11일[10월 5일] 맑음.

충청수사 정걸이 술을 마련하여 찾아 왔다. 우수사도 오고 낙안군수, 방답첨사도 왔기에 함께 마셨다. 흥양현감(배흥립)이 휴가를 받아 갔고, 서몽남에게도 휴가를 주었다.

9월 12일[10월 6일] 맑음.

식후 소비포권관(이영남), 유충신, 여도만호(김인영) 등을 불러 술을 대접했다. 발포만호(황정록)가 돌아왔다.

9월 13일[10월 7일] 맑음.

새벽에 종 한경, 돌쇠, 해돌과 자모종 등이 들어왔다. 저녁에 일을 다 마친 종 금이, 해돌, 돌쇠 등은 돌아갔다. 양정언도 함께 돌아갔다. 그러나 저녁 후 비바람이 크게 일어서 밤새도록 그치지 않았으니 어떻게들 잘 갔는지 모르겠다.

9월 14일[10월 8일]

종일 비가 오고 큰 바람이 불었다. 홀로 장대의 창가에 앉았으니 생각이 천갈래 만갈래다. 순천부사가 들어왔다. 정철총통은 전쟁에 가장 긴요한 것인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만드는 법을 잘 알지 못하였다. 온갖 연구를 하여 이제야 새로 총을 만드니 왜의 총보다도 나았다. 명나라 사람들이 와 진중에서 시험사격을 해보고는 정밀하기가 왜총보다 낫다고 말하며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다. 이미 그 묘법을 알았으니 도내에서 같은 모양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좋겠기에 순찰사와 병사에게 공문을 돌리고 견본도 보냈다.

9월 15일[10월 9일] 맑음.

★ (9월 16일부터 12월 말까지는 일기가 빠지고 없음)

◆갑오일기(1594년)

작년(계사년) 8월 이후 명나라 군사는 대부분 철수했고 남아있는 명군도 싸움은 피하고 강화만 주장한다. 3월에는 명의 담도온이 적을 치고 있는 이순신에게 적을 치지 말고 한산도 진지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반면 왜군은 아직도 남해안 연안에 11개의 성(지금도 그때 지은 왜성들의 흔적은 남아 있다)을 쌓고 4만 가까운 병력을 주둔시켜 놓고 있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적을 몰아내고 하루 속히 국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수군통제사 이순신이 겪어야 하는 갑오년은 답답하기만 하다.

▶갑오년(1594년) 1월

군사훈련차 본영(여수)으로 가서 설을 쇠고 어머니를 뵈온 뒤 17일 다시 한산도로 돌아오면 통제사로서의 고단한 진중생활이 계속된다.

1월1일[2월20일]

비가 퍼붓듯이 내렸다. 난리 중이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한 살을 더하게 되니 다행한 일이다. 군사훈련과 전쟁 준비하는 일이 급해 어머님을 하직하고 고음내를 떠나 늦게 본영(여수)으로 돌아왔다. 비는 그치지 않았다. 신 사과(愼司果)에게 문안하였다.

1월2일[2월21일]

비는 그쳤으나 흐렸다. 나라 제삿날(명종 인순왕후 심씨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신 사과를 청하여 의논하는 중에 배 첨지(경남)도 왔다.

1월3일[2월22일]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문을 처결해 내려보냈다. 날이 저물어 관아로 돌아와서 여러 조카들과 덕담을 나누었다.

1월4일[2월23일] 맑음. 동헌에 나가 공문을 처결해 내려보냈다. 다시 신 사과와 배 첨지와 함께 이야기했다. 남홍점(이순신의 사촌 누이동생의 남편)이 본영에 왔다길래 그 가족이 어디로 피란가 지냈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1월5일[2월24일]

비가 계속해 내렸다. 신 사과가 와서 이야기했다.

1월6일[을유/2월25일] 비. 동헌에 나가 남평(南平)의 도병방(都兵房)을 처형했다. 저녁 내내 공문을 처결했다.

1월7일[2월26일] 비.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보았다. 저녁에 남의길이 들어오길래 마주 앉아 밤이 깊도록 이야기하고서 헤어졌다.

1월8일[2월27일] 맑음.

동헌에 좌기하여 배 첨지, 남의길과 종일토록 이야기했다. 늦게 공무를 보았고 남원의 도병방을 처형했다.

1월9일[2월28일] 맑음. 아침에 남의길과 함께 이야기했다.

1월10일[3월1일] 맑음. 아침에 남의길을 맞이해 이야기하는데, 피란하던 일과 그때 길바닥에서 고생하던 일을 자세히 들었다. 개탄스러움을 이기지 못했다.

1월11일[3월2일]

흐리되 비는 오지 않았다. 아침에 어머니를 뵈려고 배를 타고 바로 곰내(古音川 : 熊川)로 향했는데 남의길, 윤사행, 조카 분이 같이 갔다. 어머님께 가니 아직 주무시고 계셨다. 목소리를 높여 부르니 놀라 깨어 일어나셨다. 숨결이 약하시어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으신 듯하다. 남모르게 애달픈 눈물만 흘러내릴 뿐이다. 그래도 말씀하시는 데는 어긋남이 없으셨다. 적을 토벌하는 일이 급하여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이웃에 사는 손수약의 처가 죽었다는 부음을 받았다.

1월12일[3월3일] 맑음. 아침식사를 한 뒤에 어머니께 하직을 고하니,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도록 해라”고 두번 세번 당부하시며, 조금이라도 떠난다는 말에 탄식하지 않으셨다. 선창에 돌아오니 몸이 좀 불편한 것 같아 바로 뒷방으로 들어갔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하고 항상 公을 먼저 생각하고 私를 뒤에 놓는 이순신의 선공후사의 정신은 그 어머니로부터 유전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의 일기는 이를 잘 나타내주어 오늘에까지 회자되고있다.

1월13일[3월4일]

맑으나 바람이 세게 불었다. 몸이 너무 불편하여 자리에 누워서 땀을 내었다. 종 팽수와 평세가 보러 왔다.

1월14일[3월5일]

흐리며 바람이 세게 불었다. 아침에 조카 뇌의 편지를 보니, 설날 아산 산소에서 제사를 지낼 때 떠돌아다니는 무리들이 200여 명이나 산을 둘러싸고 음식을 달라고 덤비므로 제사를 뒤로 물렸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느직이 동헌에 나가 장계 올릴 것을 봉함하고, 승장 의능의 면천에 관한 공문(승 유정惟政이 의능을 면천시켜주는 공문을 체찰사 윤두수의 공문처럼 위조했음을 발견하고 왕에게 조치해 줄 것을 보고하는 내용임)도 함께 봉하여 올렸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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