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시간여 항해·현지서 기념행사
- 부산문화재단 출발전 ‘해신제’
- 무사항해 기원하는 이벤트 마련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갈등을 빚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최근 들어 우호 친선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이러한 때 통신사의 일본 방문은 한일관계 개선에 큰 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조선통신사 정사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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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출항 세리머니와 승선 체험프로그램에 나선 조선통신사선이 부산 바다를 운항하고 있다. 이 배는 8월 1일 부산에서 출항해 일본 대마도로 간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조선 시대 외교사절단을 태우고 일본을 오가던 ‘조선통신사선’이 212년 만에 대한해협을 건너는 돛을 활짝 편다(국제신문 지난달 19일 2면 보도). 부산문화재단은 다음 달 1일 일본 대마도로 향하는 평화사절단 출항을 앞두고 지난 29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출항 세리머니와 승선 체험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전날에는 부산 동구 조선통신사역사관과 영가대 일원에서 통신사선의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해신제를 지냈다.
지난 29일의 출항 세리머니에는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오스카 츠요시 주부산일본총영사, 박재호 국회의원 등과 시민이 참석해 축하했다. 조선통신사를 인솔하는 ‘삼사’로는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정사, 김슬옹 세종문화원 원장이 부사, 김형태 연세대 교수가 종사관 역을 맡아 자리를 함께했다.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은 “조선통신사는 조선과 일본이 200년 이상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함께 이루고자 했던 평화와 공동 번영의 꿈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라며 “조선통신사선이 그 가치를 되새기고 미래를 묻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단상에 선 오스카 츠요시 주부산일본총영사는 “역사를 보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좋은 시기도 많았다. 통신사는 바로 그 상징이다. 배를 타면서 한일이 가졌던 좋은 시대를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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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통신사선에서 연주하는 취타대. |
다음 달 1일 오전 6시 출항하는 조선통신사선은 당일 오후 일본 대마도 히타카츠항에 입항하고, 다음 날 이즈하라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항해시간만 보면 8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8월 4일에는 대마도시가 조선통신사선을 맞는 입항 세리머니가 열린다. 5·6일에는 이즈하라항 축제와 연계한 선상 박물관을 운영하여 현지 시민에게 조선통신사선 해설, 선상 전통 공연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운항하는 조선통신사선은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여 년간 12차례에 걸쳐 운항했던 배를 2018년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복원한 재현선으로, 길이 34.5m 너비 9.3m 높이 5m의 149t 규모 선박이다. 문헌 조사와 설계부터 현재 운영까지 조선통신사선을 총괄하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홍순재 학예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은 강원도 일원에서 약 900여 그루 소나무를 확보해 재현했다”며 “2019년부터 목포~부산, 가거도~태안 등을 꾸준히 항해하며 복원성과 항해 성능을 검증했다. 현재까지 항해 거리만 약 760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부산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오래 준비해 왔다. 2019년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 기간에 맞춰 입항이 예정돼 있었으나, 당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후에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2020, 2021년 ‘조선통신사 활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지난달 17일에는 일본 대마도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대마도시, 이즈하라항축제진흥회와 4자 업무협약을 체결해 이 행사를 준비했다.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는 외교사절단으로서의 조선통신사의 의의를 알리고, 문화를 통한 평화 구축이라는 의미를 담는다.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조선통신사선의 제13차 항해 사업’이 갖는 메시지가 한국과 일본에 잘 전달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