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66> 동래패총 출토 왜계 토기

왜인들이 가져온 일본산 그릇… 부산은 고대부터 국제교역항

  • 신동조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8-07 19:13:58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5월 기준 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4만 5000명에 이른다. 부산 시민 75명 중 1명꼴로, 외국인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다.

동래패총 출토 왜계 토기. 부산박물관 제공
그렇다면 삼국시대에도 부산에 외국인이 살았을까? 기록으로 전하지는 않지만, 땅속에 잠들어 있던 ‘외래계 유물’을 통해 부산에 머문 외국인을 짐작할 수 있다. 삼국시대 부산지역에서 출토된 외래계 유물은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중국제 청자 잔 1점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당시 철을 생산할 수 없었던 왜인들은 철과 선진문물을 입수하기 위해 한반도로 향하였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일본과 마주한 부산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삼국시대 부산에서 마주친 외국인 대부분은 ‘왜인’이었다. 당시 왜인이 거주한 곳은 어디였을까. 부산을 이끌던 최고 지배자들이 묻힌 복천동 고분군 아래,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동래패총이 위치한 동래구 수안동·낙민동 일대로 추정된다. 현재 이곳은 수영만에서 직선거리로 6㎞가량 떨어진 내륙에 위치하지만, 조개무지를 뜻하는 유적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삼국시대에는 이 일대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드나들던 포구마을이었다.

1993년 부산박물관이 발굴 조사한 동래패총에서 가야인이 사용한 그릇과 함께 왜인들이 고향에서 가져온 각종 그릇 30여 점이 출토됐다. 대부분 파편이지만, 일본 ‘고훈시대(古墳時代)’에 생활용 토기로 쓴 ‘하지키(土師器)’이다. 하지키는 고운 흙을 빚어 기형을 만들고 그릇 내외면을 좁다란 나무판으로 긁어 매끄럽게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가야 사람들이 만든 생활용 토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가야토기는 무늬를 새긴 나무판으로 두들겨 형태를 만든 흔적이 표면에 남아있어 하지키와 구별된다.

동래패총에서 출토된 이 항아리는 일본 산인(山陰)지방(현재 시마네현과 돗토리현 일대)에서 제작된 하지키이다. 갈색을 띠는 토기 본연의 빛깔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몸체에는 그을음이 가득 묻었다. 아가리 안쪽에는 음식물이 타서 눌어붙어 있다. 아마도 일본 산인지방 출신의 왜인이 오래 이곳에 머무르며 밥을 짓고 반찬을 조리할 때마다 사용한 그릇이지 않았을까.

이 외에도 동래패총에서는 일본 규슈(九州)와 호쿠리쿠(北陸) 지방에서 만든 하지키가 확인됐다. 기장군 고촌유적과 강서구 분절패총에서도 왜인이 쓴 토기가 출토된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왜인들의 뱃길은 끊임없이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 각지에서 출발한 왜인들은 거센 파도를 헤치고 부산에 도착했다. 그들은 부산에 머물며 선적한 물품을 내리고 필요한 물품을 배에 실어 고향으로 향했다. 그렇게 부산은 고대부터 국제교역항의 면모를 서서히 갖추어 나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6. 6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9. 9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10. 10“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1. 1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2. 2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3. 3정부, 김지용 저격 임은정 감찰 지시(종합)
  4. 4국힘 “한미 균열…정동영 통일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경질을”(종합)
  5. 5[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6. 6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7. 7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8. 8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9. 9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10. 10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1. 1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2. 2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3. 3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4. 4[한 손 뉴스] 국산 비만치료 신약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5. 5최전방 GOP용 ‘AI 경계병’ 개발한다
  6. 6“부산 중심으로 체계적 해양AI 개발…협의체 꾸리자”
  7. 7발전설비 점검하고, 길 위 장애물 치우고…부산 기관 로봇들 맹활약
  8. 8고금리 벼랑 부산 취약층에 ‘재기 사다리’…910건 금융지원
  9. 92030세대 겨냥 ‘저도수 토마토 막걸리’ 뜬다
  10. 10신세계센텀서 ‘미세키서울’ 26FW 선봬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6. 6“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7. 7“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8. 8합천·하동·산청·거창, 인구소멸 해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전
  9. 9거제 양대 조선소, 지역 인재 더 뽑는다
  10. 10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1. 1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2. 2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3. 3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4. 4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5. 5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6. 6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7. 7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8. 8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9. 9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지은- little talk-Venice
김지효-우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2일 (음 9월 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2일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