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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스튜디오 2곳 그쳐 예약 별따기…‘D.P.2’‘오겜’ 놓쳤다

부산 영상콘텐츠 제작환경 새 판 짜기 <중> 발길 돌리는 대작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8-22 19:18:11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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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간 대여 불발 48편 타지로
- OTT 허용 후 예약 경쟁 심화
- 병원·수중세트장 등 특수용 ‘0’
- ‘파친코’ 시즌1·2 로케만 진행
-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도 약화

- 10년 공들인 ‘버추얼 프로덕션’
- 광고·화보 촬영 등 활용도 높아
- 올해 일몰 … 예산 줄면 큰 타격

로케이션 촬영지가 매력적이라 해도, 실내 스튜디오 촬영을 병행할 수 없다면 제작자는 망설인다. 이왕이면 한 도시에서 실내외 모두 촬영 가능해야 이동거리는 물론 제작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 제작사는 스튜디오 촬영 일정을 먼저 확정한 뒤 인근 로케이션 촬영지를 물색한다. 부산은 로케이션(현지 야외 촬영) 자원은 풍부한데 실내 스튜디오가 매우 부족한 상태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위탁 운영하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2개 동만이 사실상 지역 실내 스튜디오 촬영 수요를 소화하고 있다.

스튜디오 3개 동이 들어설 부산영화촬영소는 연말 착공할 예정이고, 포화상태의 실내 스튜디오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거점 촬영 스튜디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병원 교도소 수중세트장 같은 특수 목적 스튜디오는 ‘0개’다. 게다가 최근 영상 산업 중요 트렌드로 떠오른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는 260억 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국·시비 지원이 종료돼 당장 갈 곳을 잃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내부에 구축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의 LED 월(Wall). 배경 영상을 재생해 실제 장소에서 촬영한 듯한 효과를 준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OTT 대작, 스튜디오 대여 못 해

22일 부산영상위원회가 공개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협의 작품 목록’을 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125편의 작품이 스튜디오 대여를 문의했다. 이 중 26편만 스튜디오 촬영을 유치했다. 같은 기간 스튜디오를 대여하지 못해 부산에서 로케이션만 촬영한 작품은 44편, 스튜디오와 로케이션을 부산에서 진행하길 원했으나 대여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유치하지 못한 작품은 48편에 이른다.

2020년부터 OTT 작품에도 스튜디오 대여를 허용한 뒤에는 22개 OTT 시리즈 작품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문을 두드렸다. OTT 콘텐츠는 특성상 시즌제로 제작하기 때문에 한 번 유치에 성공하면 다음 시즌에도 다시 스튜디오를 찾을 확률이 높다. 촬영 편수 대비 촬영 일수도 길어 그만큼 스튜디오 대여 경쟁률은 더 높아졌다. 현재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내년 2월까지 예약이 가득 찬 상태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유치를 놓치는 작품은 늘어난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는 시즌 1은 부산에서 로케이션과 스튜디오 촬영을 병행했다. 시즌 2는 스튜디오 대여 일정이 맞지 않아 로케이션 촬영만 했다. 애플TV+ ‘파친코’는 시즌 1·2 모두 부산에서 로케이션 촬영만 진행했다. ‘파친코’의 경우 대형 스튜디오가 필요했던 데다, 수중 촬영에 특화된 특수 목적 스튜디오가 부산에는 없어 실내 스튜디오 대여 문의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극 중 영도가 반드시 등장해야 했기에 부산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한 것이지, 대체 장소만 찾았다면 부산을 아예 찾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영화계 관계자들의 말이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역시 시즌 1 제작 당시 스튜디오 대여 문의가 있었지만 유치하지 못했고, 이 같은 실정을 파악했는지 시즌 2 제작은 대여 문의조차 없었다.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작품이 대부분 제작 규모가 상당한 것을 고려하면, 화제성이 큰 작품이 관심을 보여도 이를 수용할 장소·시설이 없어 촬영 이후 부수적인 파급 효과까지 놓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자연과 인프라를 보유한 부산은 인기 있는 촬영지인 만큼 실내 스튜디오가 부족한 현실을 매우 아쉬워하는 제작자의 의견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영화 ‘담보’ ‘공조’ ‘국제시장’ 등을 촬영한 JK필름 길영민 대표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예약 경쟁률이 치열하다. 제작 일정만 잡히면 가장 먼저 가계약을 걸어 놓을 정도”라며 “접근성도 좋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오래 머물기도 좋아 촬영 스태프도 선호하는 도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길 대표는 “스튜디오 대여 일정이 잡히면, 필요한 로케이션 장소를 근처에서 찾으면 된다. 제작자로서는 옮겨 다니지 않고 스튜디오와 로케이션 촬영을 한 도시에서 진행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 스튜디오 대여 여부는 촬영지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부산 스튜디오 예약을 못 해 다른 곳을 물색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버추얼 열풍…부산은 되레 역행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 2의 한 장면 캡처.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작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분야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인 ‘버추얼 프로덕션’이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대형 LED 월(Wall)에 배경 영상을 재생해 배우의 연기를 돕는 기법이다. 후반작업이 거의 필요 없고 시공간 제약이 없어 제작비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점점 인기가 커진다. 미리 촬영됐거나 제작된 영상 자료만 있으면, 낮에도 야간의 도시를, 장마 기간에도 쨍쨍한 숲을 배경으로 촬영이 가능해 제작 환경 변수를 줄이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버추얼 프로덕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억3710만 달러(약 2조2460억 원)에서 2028년 29억4127만 달러(약 3조803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국내외 대형 미디어·콘텐츠를 중심으로 버추얼 프로덕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버추얼 프로덕션 활용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에 있는 CJ ENM 스튜디오 등을 방문해 변화된 제작 환경 동향을 파악했다.

3년 전 운영을 시작한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엑스온 스튜디오’의 김영노 기술이사는 “버추얼 스튜디오는 이동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과거 영화 등에서 제한적으로 쓰던 것과 달리 광고나 예능, 스타의 패션화보 촬영 등으로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게임 화면처럼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배경도 함께 움직인다. 향후 5년 내 구현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기업을 포함해 여러 전문 업체가 첨단 제작 방식인 버추얼 스튜디오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부산에서 유일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는 올해 예산 지원 종료로 되레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녹색 크로마키에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시각적 특수효과인 VFX(Visual Effects)보다 한 단계 위 버추얼 프로덕션은 전문 기술과 고가 장비 등 초기 구축 단계에서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편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초기 비용 대비 지속성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산영화찰영스튜디오 한쪽에 마련된 버추얼 스튜디오는 2011년 11월 ‘3D 버추얼 프로덕션 조성 및 촬영장비 도입’(1단계·2011~2013)으로 조성이 시작됐다.

이후 ▷3D에셋 아카이브 구축 및 상용화(2단계·2014~2015) ▷국내외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 및 제작지원, 인력 양성(3단계·2016~2017) ▷3D 프로덕션 센터 실감콘텐츠 인프라 조성 사업(시네마로보틱스 랩·2018~2020) ▷LED VR 다면영상 제작시스템 및 버추얼 VR 스테이지 조성(XR테크랩·2021~20232)까지 해마다 국비 10억 원과 시비 10억 원을 매칭해 연간 20억 원씩 13년간 260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주관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10년 넘게 진행하던 사업을 올해 일몰 종료하기로 확정하면서 국·시비 20억 원으로 운영되던 부산 버추얼 스튜디오는 갈 곳을 잃게 됐다. 이미 조성된 스튜디오 장비와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인력 운영 등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부산영상위 양종곤 사무처장은 “어느 정도 버추얼 스튜디오로서 활용은 가능하겠지만 지금 구축된 장비들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297㎡ (90평) 규모의 스튜디오는 매우 좁다. 당장 내년에는 교육 사업, 장비 대여 사업 등으로 축소 진행한다 해도, 20억 원의 예산 축소로 전문인력 양성도 중단되는 등 당면 과제가 많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운영 현황 ※자료 : 부산영상위원회

연도

대여일수

편수

작품명

A동

B동

2022

355

365

3

OTT ‘무빙’ ‘유쾌한 왕따’ 영화 ‘서울의 봄’ 등

2021

339

296

6

영화 ‘헤어질 결심’ ‘헌트’ OTT ‘수리남’ ‘최종병기 그녀’ 등

2020

304

354

8

영화 ‘한산:용의 출현’ ‘기적’ ‘더박스’ OTT ‘D.P.’ 다큐 ‘방구석 탈출기’ 등


◇ 버추얼 스튜디오 구축 과정  ※자료 : 부산영상위원회

구분

주요 사업 내용

활용 작품

1단계(2011~13)

3D 입체영상 및 버추얼 특수촬영스튜디오 인프라 구축 등

영화 ‘몽타주’ 배경 합성

2단계(2014~15)

3D 에셋 및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위한 아카이브시스템 구축 등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멀티파노라마리그를 활용한 360도 촬영+배경 합성, 영화 ‘암살’ 광대역3D스캐너와 모션컨트롤 카메라로 상해 배경 CG 합성 및 안옥윤(전지현) 쌍둥이 등장 장면 촬영 영화 ‘부산행’ 부산철도차량정비단 3D 스캔으로 대규모 좀비 추격장면 등 촬영

3단계(2016~17)

버추얼 실감형 초고화질 디지털 촬영 시스템 구축 등

영화 ‘군함도’ 3D스캐너로 군함도 폭파 장면 등 촬영
영화 ‘안시성’ MCC 모션컨트롤카메라로 전투 장면 구현

시네마로보틱스 랩(2018~20)

방송 및 하이스피드 시네마로보틱스 제작시스템 구축 등

영화 ‘국제수사’ 선상 총격·수중 장면
드라마 ‘스카이캐슬’ 배경 합성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로봇 업동이 모션캡처 전 장면 구현, 
영화 ‘외계+인’ 외계인 등장 장면 모션캡처 구현

XR테크랩(2021~23)

XR테크랩 고해상도 버추얼 카메라시스템 구축 등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 뉴욕 도심 CG배경 데이터 구현 영화 ‘헤어질 결심’ 산속·암자 등 CG배경 구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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