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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균 오염물 마시고, 상처에 매독균 바르기도

위험천만 19세기 미생물 사냥

  • 서부국 서평가
  •  |   입력 : 2023-08-24 18:57:0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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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균이 득실대는 물을, 이런저런 이유로 마시는 사례가 많았다. 대부분 과학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지만 불신과 무지·아집이 겹친 경우도 눈에 띈다.
전자 현미경으로 본 콜레라 병원균인 ‘비브리오 콜레라’.
독일 위생학자 막스 페텐코퍼(1818~1901)는 전염병이 지하수에서 비롯한다고 믿었다. 그는 1884년 로베르트 코흐가 찾아낸 콜레라균은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그 균이 든 물을 마시겠다고 큰소리쳤다.

열받은 코흐가 그에게 콜레라균 배양액을 보냈다. 페텐코퍼는 그 물을 꿀꺽꿀꺽. 아무런 증세가 없었다. 그는 “그것 봐” 하며 의기양양했는데 문제는 그를 흉내 낸 이들. 쓴 대가를 치렀다. 콜레라는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었으니까. 1883년 파스퇴르는 조수 에밀 루와 튀이리에를 콜레라가 창궐한 이집트로 보냈다. 막내 연구원이었던 튀이리에는 그곳에서 콜레라에 걸려 눈을 감았다. 미생물 사냥꾼 중 첫 번째 순교자였다.

메치니코프는 말년에 두 가지 미생물을 진탕 먹었다. 하나는 자신이 발견한 유산균. 그는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 액체를 알뜰히 들이켰다. 콜레라 면역성이 없다는 걸 증명하려고 그 미생물을 누구보다도 많이 삼켰다. 사명감에 불타는 연구원과 조력자들이 콜레라균을 먹기 시작하자 메치니코프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콜레라 질환으로 죽지 않았고 71세까지 살았다.

메치니코프는 매독균을 발견한 후 염화제1수은 연고가 잘 듣는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원숭이 생체 실험을 통해 목적을 이뤘다. 사람에게도 그럴까? 의대생 메종뇌브를 구슬렸다. 그는 유명 프랑스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 모르모트’가 됐다. 매독균을 상처에 투입하고 연고를 발랐다. 동시에 원숭이도 매독균에 감염케 했지만, 연고는 바르지 않았다. 30일 후 메종뇌브는 멀쩡했고, 원숭이에겐 흉측한 궤양이 생겼다.

미생물과 벌여온 전사(戰史) 한편에선 이 같은 선한 광기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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