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오페라 협업 부산예술인, 제주4·3 관심에 울컥했죠”

‘순이삼촌’ 강혜명 예술총감독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8-27 19:37:3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현기영 소설 무대화 위해 삼고초려
- 지역 이야기로 창작 작품 만들려면
- 중심에 반드시 지역예술인 있어야”

지난 19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옴팡밭에서 자식을 잃은 순이삼촌의 ‘광란의 아리아’가 울려퍼지자 객석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제주 4·3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 공연 장면이다. 이날 공연은 제주와 부산 문화예술인이 한 무대에 올라 지역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주연 순이삼촌 역을 맡은 강혜명 예술총감독을 공연 전날 만났다.

오페라 ‘순이삼촌’의 강혜명 예술총감독이 소설 ‘순이삼촌’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전민철 기자
2020년 초연한 오페라 ‘순이삼촌’은 현기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제주4·3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제주 조천읍 북촌리 주민의 비극을 다룬다. 강 예술총감독은 원작 소설의 활자를 오페라 무대로 옮기기 위해 ‘삼고초려’했다. 그는 “예산 등 무대 규모가 확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들고 무작정 현기영 작가를 찾아가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후 다른 공연에도 초대해 무대를 보여드리며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강 예술감독이 10·19 여순사건을 조명한 창작 오페라 ‘1948 침묵’을 연출했다는 점도 원작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한다.

그가 제주 4·3을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는 “기록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는 “제주 4·3과 관련된 많은 문화예술 작품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건 가해자 처벌 같은 것이 아니다. 단지 제주의 4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많은 사람이 알고 기억해달라는 것”이라며 “관광지로 인기 있는 지금의 아름다운 제주에 사실 굉장한 희생과 비극이 있었고, 이후 지역사회에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산 공연은 제주와 부산 예술인이 함께해 의미가 깊다. 부산문화회관의 공연 제안 이후 부산오페라합창단, 부산소년소녀합창단, 부산청소년교향악단 등의 협업이 성사됐다. 공연이 다른 지역 무대에 선 건 서울과 경기 수원에 이어 부산이 세 번째지만, 그 지역 문화예술인과 한 무대에 오른 건 처음이다. 강 예술총감독은 “부산 예술인들이 제주 4·3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는 모습에 울컥했다. 지역 예술인 간 협업으로 ‘순이삼촌’이란 작품이 또 한 번 확장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이야기로 창작 작품을 만들려면 그 중심에 반드시 지역 예술인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콘텐츠가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며 “100% 지역 예술인으로 채울 수 없는 현실도 있지만, 최대한 지역 예술인이 상생하고 무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래와 테크닉만으로 따라갈 수 없는 지역민의 정서도 작품 전달에 큰 영향을 주는데, 이는 쉽게 배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강 예술총감독은 ‘1호 명예 북촌리민’이 됐다. 그는 “예술가로서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근원적 질문의 뿌리는 항상 제주에 있다고 생각한다. ‘순이삼촌’이란 작품을 만나면서 4·3을 겪지 않은 세대가 4·3을 기억하도록 예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준 것 같아 무척 기뻤다”고 했다. 강 예술총감독은 오는 12월 임피제 신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초연한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면양과 양돈사업을 시행해 제주 경제 발전을 이룩한 아일랜드 출신의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 이야기다. 제주 출신인 강 예술총감독은 2006년 데뷔 이후 프랑스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2016년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타오르미나 오페라 페스티벌 개막작에 주연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8. 8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