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개국서 31팀… 작가·작품 등 공개
- 대안의 바다·가치·관점 제시할 듯
다음 달 부산 일광해수욕장에 바다로 날아갈 듯한 그네가 서고, 피란시절 해초집을 떠올리게 하는 파사드가 설치되는 등 바다와 현대미술이 빚어내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2023바다미술제’(로고)의 참여작가 명단과 주요 작품을 공개했다.
■ 20개국 31팀…해안지역 대안적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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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바다미술제’에 참여하는 무한나드 쇼노 작가의 작품 (위쪽)과 김덕희 작가 작품 예상 모습.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를 주제로 일광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2023바다미술제’에는 20개국 31팀(43명)이 참가한다. 참여 작가는 조각 설치 영상 평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해안가 지역 사회의 대안적 미래를 위한 공통의 가치와 행동을 상상해 보게 하고 바다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전시감독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Irini Papadimitriou)는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착취하고 의존하는 ‘거대한 산업’으로서 바다에 집중한다. 식량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문화 교류와 이주를 위한 장소이자 고도화되는 심해 개발 등 이슈가 상존하는 현장에서 바다와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자리로 꾸민다.
주요 작가를 살펴보면, 먼저 손몽주는 해수욕장에 실제 탈 수 있는 그네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공중, 바다 등 떠다닌 것에 관심이 많다. 그네는 이러한 나뭇가지로 만들 예정”이라며 “파도에 왔다 갔다 하는 부표처럼, 도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잠시 발을 떼고, 숨을 내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양자주는 과거 부산에 온 피란민이 흙과 해초로 흙집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작업을 풀어낸다. 양자주는 “바다미술제에 초대되면서 해초집에 대한 작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해초로 벽돌을 만드는 등 여러 작업을 섞어서 파사드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덕희 작가는 진주와 비즈가 꿰어진 스테인리스 철사를 그물처럼 엮어낸다. 가로 세로 8m에 달하는 작품은 시민들에게서 모집한 사연을 모스 부호로 변환하고 개인 이야기를 예술이라는 그물 안에 쌓아 재탄생시킨다.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사우디아라비아관 작가로 참여한 무한나드 쇼노(Muhannad Shono)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관계를 정의하고, 매듭 하나하나로 이루어진 작은 실들을 엮어 메아리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리 바유아지(Ari Bayuaji)는 나무뿌리와 엮인 플라스틱 로프, 인공물 위에서 자라는 산호의 모습 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회복하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 전시장·실험실된 옛 일광교회와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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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공간 중 하나인 옛 일광교회. |
이번 전시 무대는 일광해수욕장 백사장과 더불어 모두 3개 실내 공간이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일광의 명물, 찐빵 골목에 위치한 옛 일광교회(부산시 기장군 일광읍 일광로 125) 건물. 7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이곳은 1951년 감리교 기도처였고, 6·25 전쟁 당시 부상자 치료소로 기능했다. 이후 1971년까지 중학교로, 2018년까지는 일광교회로 활용됐지만 최근까지 비어 있던 공간이다. 삼성리 마을의 할매 신당과 할배 신당 사이에 위치한 창고, 일광해수욕장 중앙 입구에 위치한 하얀 건물도 실험실로 운영된다.
전시와 더불어 매니페스토, 학술 심포지엄과 작가와 함께하는 퍼블릭 프로그램도 기대를 모은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이탈리아어로 ‘선언’을 의미한다. 2023바다미술제 매니페스토에서는 국내외 해양학자와 과학자, 예술가와 환경운동가 등 여러 분야 사람들이 모여 해양 공동체 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공통 프레임 워크를 시작으로 선언문을 작성한다.
2023바다미술제 심포지엄‘바다의 목소리 (Ocean Voices)’는 우리와 바다의 현재와 미래 관계, 인간 활동이 해양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등 전시기획 방향성을 공유한다. 퍼블릭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작가 실험실 C와 율리아 로만&김가영, 스튜디오 1750이 시민들과 함께하는 체험과 워크숍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