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전기 문신이자 학자. 호는 소화(小華). 고려 개국 공신 집안에서 태어났다. 문종 때 문과에 급제했는데 문사 중에서도 글솜씨가 뛰어났다.
1075년 요나라는 고려 땅인 철령 이북을 차지한 뒤 압록강을 국경으로 삼자고 고려를 옥죄었다. 이때 소화가 요 황제에게 진정표를 보냈는데, 요 임금이 그 글을 읽고 감탄해 더는 국경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문종 휘하 예부시랑 벼슬을 할 때다. 그는 송나라에 방물을 바치는 사은사로 갔는데 저장성에서 태풍을 만나 방물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엄청난 실책이었지만 소화는 귀국 후 큰 벌은 면했으니 임금 신임이 두터웠다.
주로 외교 문서를 다뤘는데 문신 김근과 함께 ‘소화집(小華集)’을 펴냈다. 이외에 고금록(古今錄)을 지었는데 비밀스러운 내용을 담았다고 해서 은밀하게 보관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이전’처럼 전해지지 않는다.
박인량은 동문선에 시 2수, 책 2편(문왕애책, 순덕왕후애책), 표전과 장을 남겼다. 세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과거에 급제해 고려 전기 명문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