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계나는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피로와 무력감에 지쳤다. 오랜 연인 지명이 있지만 그도 계나가 원하는 종류의 행복을 채워주진 못한다. 게다가 계나와 지명의 집안은 이른바 계층 차이가 심한 편이라 계나의 마음 한쪽에는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다. 직장에 취직한 지명을 축하하기 위해 지명의 가족과 모임을 가진 뒤 계나의 불편함은 갑작스러운 분노로 표출된다. 마침내 계나는 삶의 전환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난다. 그곳에서 원만한 생활을 누리며 재인과 같은 좋은 친구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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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싫어서 |
‘한국이 싫어서’는 2015년 출간돼 큰 화제를 모은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며,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를 비롯해 연출과 프로듀싱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선보여 온 장건재 감독의 신작이다. 원작자는 소설의 큰 주제를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압축한 바 있는데, 영화는 섣불리 답을 택하는 대신 신중하게 그 질문을 붙든다.
계나의 한국 생활과 뉴질랜드 생활이 교차편집되어 진행되는 가운데, 두 나라의 장소·기후·사회 속에서 답답함, 절절함, 자유로움 등 계나가 상황마다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세부가 생생하게 살아나면서 보는 이의 마음을 꼼짝 못 하게 붙드는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된다. 그 결과 영화 내내 활기가 가득하다. 젊은 세대의 공기와 정서를 포착해 내는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청춘의 기록 연가 또는 행복에 관한 간절한 질문이다.
장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촬영 전공으로 졸업해 독립영화 촬영감독으로 활동했다. ‘진혼곡’(2000), ‘싸움에 들게 하지 마소서’(2003), ‘꿈속에서’(2007) 등 다수의 단편 연출을 거치며 ‘회오리바람’(2009)으로 장편 데뷔했고, 2009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2010 페사로영화제 뉴시네마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잠 못 드는 밤’(2012)은 2012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 대상 및 관객상을 받고, 2012 에든버러국제영화제, 2012 낭트3대륙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는 2014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2015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받았다. 최근작으로는 장편 ‘달이 지는 밤’(2020, 김종관 공동연출),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2022),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202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