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펼쳐보니 선명한, 가려졌던 세상이 보였다

와이드 앵글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9-21 18:30:24
  •  |   본지 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색다른 시선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 아들의 北 탈출기 ‘비욘드 유토피아’
- 뭄바이 어부 친구들 삶 다룬 작품
- 고인이 된 설리 마지막 인터뷰까지

‘와이드 앵글’은 영화의 시선을 넓혀 색다르고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모아 선보이는 섹션이다.
그 모든 거짓말의 어머니
★그 모든 거짓말의 어머니(아스마에 엘 무디르·모로코/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가족을 경유해 모로코의 현대사에 접근한다. 그 중심에는 1981년 정부의 식량 정책에 맞선 민중 항거가 놓여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수 만든 인형과 미니어처가 무대를 빚고, 비극의 현장에 있던 이웃이 등장해 드라마를 구성한다. 폭군처럼 감시하고 의심하고 명령했던 할머니는 1981년 그때의 시간을 은유하고, 되살아난 시간은 잊히고 파괴된 기억을 재구성한다. 학살자는 권력자가 되고 순교자는 어디에 묻혔는지 모르는 지금, 폭군은 사진을 불태우고 금지함으로써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 현실에 맞서 감독은 말한다. ‘입을 가진 자, 말하라’고.

★비욘드 유토피아(마들렌 가빈·미국)

비욘드 유토피아
북한에 남겨 두고 온 젊은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 그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도우려는 한 목사의 이야기다. 브로커를 통해 전화로만 아들의 안부를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애절함, 국경을 넘기 전 영상통화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어린 딸들의 절규, 가족과 중국 국경에서 만난 이들이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목사의 헌신적인 장면이 생생하게 담긴 작품은 관객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조류를 거슬러(사르브닉 카우르·인도/프랑스)

조류를 거슬러
뭄바이에서 어부 일을 하는 두 친구의 삶의 궤적을 따라 이 영화는 소담하고도 날카롭고 숙연한 순간으로 채우고 있다. 콜리스의 전통적인 낚시 기술로 얕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낚는 라케쉬는 소박한 가정을 꾸려가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들의 병으로 시름이 깊다. 친구 가네쉬는 기술을 도입해 심해에서 어획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할 궁리를 한다. 탁월한 기획과 치밀한 구성, 면밀한 기록으로 두 친구의 생의 굴곡과 급변하는 자연환경, 그럼에도 지속되는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한 숨결로 담아냈다.

★진리에게(정윤석·한국)

진리에게
최진리는 설리의 본명이다. 그 이름을 제목에 가져온 ‘진리에게’는 설리가 남긴 마지막 인터뷰를 동아줄 삼아 이제 더 이상 여기 없는 그녀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2019년 10월 14일,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설리는 누구였을까.

다채로운 아카이브 자료를 펼쳐놓으며 정윤석 감독은 묻고 또 묻는다. 당신은 누구인지를 묻는 집요한 질문에 설리는 말보다 더 길게 침묵한다. 영화의 모든 순간이, 설리의 모든 말이 어떤 예고나 암시처럼 들릴지라도 슬퍼하지 말길, 다만 기억하기를. ‘진리에게’는 우리에게 그렇게 말을 건넨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이일하·한국)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 김창인과 자신을 ‘극도로 중도적인 사람’이라 칭하는 김현진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들이다. 창인이 쌍용자동차 파업 시위에서 피 흘리는 노동자를 보고 화가 나서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면, 현진은 최저임금, 근로장려금 등 포퓰리즘 정책에 세금이 헛되이 쓰이는 것에 화가 나서 정치에 나서기로 한다. ‘청년정치백서’는 화가 난 두 청년의 제도권 정치 도전기다. 이일하 감독은 이들의 좌충우돌을 관망하는 듯하지만 부단히 좌우를 오가며 충돌을 부추기는 편집 탓에 영화는 소동 같은 활기를 띤다.

★포 도터스(카우테르 벤 하니아·프랑스/튀니지/독일/사우디아라비아)

포 도터스
튀니지에 사는 올파에겐 네 딸이 있다. 어느 날 첫째와 둘째 딸이 사라진다. 가출한 10대의 두 소녀는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리비아로 떠났다. 이 일은 실제 2015년 튀니지에서 일어난 일로 ‘포 도터스’는 올파 가족의 이 비극을 복기하는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특이점은 재연 드라마의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데 있다. 올파는 당사자인 동시에 관찰자, 발화자인 동시에 목격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과거와 딸들의 행적을 돌아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워터펌프 쏴도 안 나가는 부캉이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5. 5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6. 6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2. 2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3. 3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4. 4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5. 5‘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6. 6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7. 7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8. 8“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9. 9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0. 10“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3. 3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6. 6“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9. 9주가지수- 2026년 9월 29일
  10. 10[한 손 뉴스] 수과원, 스마트폰서 AI가 고등어 어장상황 예측 서비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3. 3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4. 4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신통이의 신문 읽기] 친근해진 ‘부캉이’…캐릭터로 그려볼까요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순항…도남권역 민자유치 속도전
  10. 10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부산의 기사식당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9일 (음 8월 1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