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모태솔로 특집 이후 ‘나는 솔로’라는 짝짓기 프로그램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갑자기 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또 나만 빼놓고 이번 16기 돌싱특집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불붙기 시작해 결국 다시 남의 짝짓기 전쟁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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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솔로' 방송화면 캡처. |
출연자들이 달라졌을 뿐인데 완전히 장르가 달라진 느낌이다. 확실히 답답함에 속 터졌던 모태솔로 특집에 비하면 16기 출연자들은 모두 한때는 여생을 함께할 짝을 찾았다고 믿었지만, 저마다 다른 아픔을 견디며 새로운 짝을 찾아 용기를 낸 돌아온 싱글 남녀들이다. 역시 경험치는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듯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더니 갑자기 예상치 못한 광풍이 불어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동시에 시청률은 치솟고 있다.
어울리는 짝을 찾기란 경험을 거치고 자기반성을 거듭해도 딱히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출연자들은 직접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끔 일상에서 다양한 커플들이 다투는 걸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그것이 싸울 일인가? 매번 놀란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표현과 말투가 문제가 된다. 이번 돌싱특집은 기분과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게 해석되는 ‘말’에 대해 여러 번 곱씹어 생각해보게 한다. ‘지금까지’와 ‘오늘까지’는 별반 다를 바 없는 뜻이지만 엄청나게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자조적으로, 습관적으로 내뱉던 ‘산전수전’‘파란만장’이란 표현을 상대방의 입에서 들으니 의도와는 상관없이 폭발해버리기도 한다.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당연히 지탄받고, 지나치게 남의 말을 들어도 예상치 못한 사태에 휘말린다.
심지어 프로그램 밖에서도 과하게 몰입한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의 과거 행적, 정치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책임 없는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분통을 터뜨릴 곳이 필요하다면 뉴스 보기를 추천한다. 실체 없이 무수히 떠도는 말들로 혼란한 세상을 압축해 보여주는 한 편의 현실 스릴러 영화 같다. 언어생활에 대한 시청각 교육자료로 활용해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파국에 가까운 상황에서 남은 시간 동안 서로를 믿고 짝을 찾는데 성공하는 감동적인 반전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16기 출연자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