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선변호인 다룬 범죄스릴러‘폭로’
- 보스턴국제영화제 최고 스토리상
- 법정물 외 새로운 이야기도 희망
“법조계가 익숙한 분야이다 보니 디테일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직 변호사로서 영화 ‘폭로’(개봉 20일)의 메가폰을 쥔 홍용호 감독의 연출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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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용호 감독. 로그라인스튜디오 제공 |
홍 감독은 현재 변호사로서 기업 자문, M&A 자문 등 업무와 국내 영화사의 해외 증시 상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20년 경력의 법조인으로, 201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대학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했다. 그리고 법정 장면이 중요했던 정지우 감독의 ‘침묵’과 이한 감독의 ‘증인’ 각색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홍 감독은 “이전에도 영화를 좋아했는데 영상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을 꿈꿨다. 그리고 좋은 감독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나름 좋은 경험을 쌓았다”며 영화에 빠져들게 된 과정을 전했다.
영상원 시절 ‘배심원들’이라는 단편영화를 연출한 홍 감독은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미국 여성 연방판사에 대한 한 줄의 기사를 보고 시작된 ‘폭로’를 완성했다. 그는 “이 기사를 가지고 재밌는 상황을 만들면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다양한 사건을 가져와 현실감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 중 가정폭력이나 프로포폴 문제, 경찰의 과잉수사, 과도한 현장 검증으로 증거 능력에 문제가 되는 대목, 국선변호사의 고민 등은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이다. 한 줄의 기사에 법조인의 시각과 경험을 녹여 법정 스릴러 장르의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한 것이다.
‘폭로’는 본드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려 시인과 부인을 거듭하는 피고인과 그의 무혐의를 입증하려는 국선변호인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다. 영화를 이끄는 다섯 차례 공판 장면은 피고인·변호사·검사의 공격과 수비, 그리고 반격에 이은 반전이 이뤄지며 극적 재미를 배가한다. 특히 홍 감독이 변호사이기에 더욱 사실적으로 연출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재판 장면은 현실적이기보다는 드라마적인 재미를 추구한다. 그래서 차별화하고 싶었다”며 법정 장면의 리얼리티에 자신감을 보였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그려진 ‘폭로’는 2023 보스턴국제영화제 최고 스토리상 수상과 더불어 지난해 인도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인도와 미국 보스턴에 직접 갔다는 홍 감독은 “인도는 큰 규모의 영화제였는데, 상영시간이 오전이었음에도 300석 넘는 좌석이 다 찰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보스턴도 상영 이후 Q&A 시간에 관객과 진지한 대화를 나눠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폭로’를 완성하기 위해 변호사 업무는 뒤로하고 모든 열정을 불태운 홍 감독. 그는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첫 영화를 극장에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겠다. 무엇보다 영화에 출연한 유다인 강민혁 공상아 등 배우들이 완성된 영화를 좋아해 주어 더 뿌듯했다”며 함께 땀 흘린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법정물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내며 영화나 드라마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