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동시집 ‘골목길 붕어빵’
오랜만에 비가 그쳤다.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고 산밭으로 가서 땅콩을 캐고 고추를 땄다. 일옷에 소금꽃이 필 무렵, 문자가 들어왔다.
“제4회 부마항쟁문학상 아동·청소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문자를 보면서 왜 쓸쓸한 생각이 드는 걸까? 사는 게 참 쓸쓸하다. 해질 무렵 산밭에 가만히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바람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뚜루루루루 지렁이 우는 소리 듣는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둘레를 살펴보면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목숨붙이가 참으로 많고도 많다. 쓸쓸해서 바람이 불고 쓸쓸해서 새들과 풀벌레가 노래 부르고 쓸쓸해서 지렁이가 운다. 쓸쓸해서 여기까지 왔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학교 학생 5000여 명은 “유신정권 물러가라”, “정치 탄압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 10월 17일 저녁 시민이 합세하면서 시위가 …… 부산에서 1058명, 마산에서 505명이 연행되었고 ……” 부마항쟁문학상은 내 몫이 아니다. 쓸쓸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온 그분들의 몫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약력 = 1958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남. 시집 ‘58년 개띠’ ‘아내에게 미안하다’ , 청소년시집 ‘감자가 맛있는 까닭’, 동시집 ‘우리 집 밥상’, 산문집 ‘농부 시인의 행복론’ ‘농부의 인문학’, 전통 농기구 도감 ‘농부가 심은 희망 씨앗’ 등 펴냄.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받음. 황매산 기슭에서 별을 노래하는 농부가 되어 열매지기공동체’와 ‘담쟁이인문학교’를 열고, 글을 쓰며 살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