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영로 바다에는
주전자 섬이 있다
파도는 외로워서
술 한잔 먹고 싶어
날마다 주전자 섬을
빙빙 돌고 있을까.
안영희 시인은 갯바람 상큼한 부산 영도를 노래하는 현대판 명창 같은 존재이다. 시조는 정형시다. 시인은 우주 궤도인 정형의 틀을 지키면서, 정제된 속도로 유영하는 우주선을 부리고 있다.
부산 영도 절영해안산책로(흰여울길)에서 주전자 섬을 바라보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가슴 속에 잠든 촉촉한 감성의 바다를 깨워, 영도를 달리는 질펀한 파도가 된다. 알고 보면 파도도 외롭다. 외로운 파도는 술 생각이 저절로 난다. 절영로 바다에서 술판을 벌인다. 술에 취한 파도는 주전자 섬을 빙빙 도는 갈매기가 되어, 날마다 절영로 갈맷길을 날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났어도 경제는 아직도 코로나19처럼 힘겨운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 한계상황이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있는 들꽃 같은 주인공에게 파도로 빚은 곡차 한 잔을 불쑥 내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