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는 저자가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로빈슨크루소 섬은 정식 지명으로 실존한다. 남미대륙에서 600㎞ 떨어진 후안페르난데스 제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아과스부에나스 섬(마스아티에라 섬)으로 불렸다. 그러다가 1966년 칠레 정부가 ‘로빈슨크루소 섬’이란 공식 지명을 붙였다. 1709년 9월 스코틀랜드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와 인연을 맺은 섬이다. 그는 태평양으로 가는 사나포선(정부로부터 적선을 공격하고 나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았던 17세기 민간 소유 선박)에 탔다가 선장과 다퉈 이 섬에 남았다. 영국 선박이 구조할 때까지 4년 4개월 홀로 살았다. 이 표류기가 세상에 알려졌다. 책 ‘세계일주기’(1712년), 신문 기사를 통해서였다. 디포도 이 얘기를 접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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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존재하는 ‘로빈슨크루소섬’. |
이런 흐름을 칠레 정부가 ‘문학상품화’한 게 ‘로빈슨크루소 섬’이다. 19, 20세기 잠시 정치범 감옥 시설이 들어섰다가 해체된 이 섬엔 현재 600여 명 주민이 산다. 더는 ‘무인도’가 아니다. 흔치 않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다. 1935년 칠레 정부가 국립공원, 1977년부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