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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항해자의 시선 담은 해양시집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4-01-04 19:06:4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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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해자의 시선 담은 해양시집

- 바다는 거의 밀물이어서/정기남 시집/전망/1만원

항해사로, 해상교통관제사로 오랜 세월 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한 항해자의 시선이 담긴 정기남 시인의 해양시집이다. 바다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 부산의 인문학 공간 ‘백년어’의 모임에서 해양문학을 함께 읽는 시인은 바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그것을 시로 형상화하려는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은 시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천측항해 구면삼각함수 오차삼각형 풍배도 킹스턴 밸브 흘수선 등 바다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시어들이 생경하면서도 이채롭다. 광막한 바다를 누비며 건져 올린 시 세계이다.


# 몽키스구단 미스터리 추리 소설

-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이용균·최혁곤 장편소설/황금가지/1만7000원

박찬호 선수가 극찬한 야구 미스터리 추리소설 ‘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의 후속 신작이다.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한 최혁곤 작가와 소강체육대상 언론상 수상 기자인 이용균 작가가 합심하여 쓴 본격 야구 추리 소설. 가상의 제10 구단 ‘몽키스 구단’이 겪게 되는 여러 비화가 흥미진진하다.

전직 프로 선수와 엮인 의문의 살인사건, 승부조작에 얽힌 구단 내 추적, 금의환향한 부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의 실종, 금지약물 소동 등 실제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야구 전문 기자의 철저한 검증과 추리 작가의 치밀한 구성으로 담아냈다.


# 그네에 머물던 찬란한 순간들

- 삶이 머무는 자리, 그네/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김서정 옮김/길벗어린이/2만3000원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빨강 그네가 있다. 그네를 타면 드넓은 바다 품으로, 하늘 위 구름 속으로 안길 것만 같다. 그네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모든 순간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던 유년 시절, 아이에게 처음으로 그네를 태우던 순간, 가족을 추억하는 이의 쓸쓸한 뒷모습, 형과 비행기 놀이하듯 행복한 그네 놀이를 하던 어느 오후…. 그네에 머물다 간 사람들의 찬란한 순간은 계속된다. 작가는 추억의 조각을 모으듯 콜라주와 판화 기법을 사용해 특별한 장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시간을 표현했다.


# 노년의 배움엔 끝이 없다

- 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정경아 지음/세미콜론/1만6800원

“우리 나이야말로 자기주도학습에 최적화된 연령이지. 뭐든 입맛대로 배우는 게 최고 놀이야.” 68세 할머니 정경아 씨는 ‘매년 한 가지씩,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 저지르기를 노년의 첫 과제로 선정’했다.

전혀 모르는 외국어를 배우는 게 치매 예방에 좋다는 친구의 말에 동네문화센터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펜화, 댄스스포츠, 블로그 만들기 등도 배운다. 동네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나이 제한 없고, 경로 할인 제공받고, 진도가 빠르지 않아 부담 없이 무리하지 않고 배울 수 있는 동네문화센터 프로그램은 젊은 세대도 부럽겠다.


# 가우디 천재성은 언제 폭발했나

- 숲의 인문학-천재들의 놀이터/박중환 지음/한길사/2만5000원

가우디는 선천적 류머티즘 탓에 학교를 못 다니고 숲에서 나뭇가지와 잎으로 집을 지으며 놀았다. 그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서로 의지하며 태풍을 이겨내는 침엽수림에서 따왔다. 다빈치 뉴턴 아인슈타인 다윈 루소 칸트 베토벤 밀 괴테 처칠 세잔 가우디 디즈니 에디슨 잡스. 이 책은 세상을 바꾼 천재 15명의 삶을 추적해 천재성이 언제 어떻게 발현하고 폭발했는지 살핀다. 천재들은 늘 숲에서 천재성을 폭발시켰다. 대자연의 축소판 숲은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오감의 자극을 경험하는 최고의 놀이터였다.


# 뼈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 뼈때리는 한국사/우은진 지음/뿌리와이파리/1만8000원

신석기시대 가덕도 사람들은 탄수화물보다 물개·고래 같은 해양 포유동물과 어패류를 더 많이 먹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뼈에 남은 안정동위원소 분석으로 알 수 있다. 가덕도 사람들 뼈에서 귓구멍 안쪽 벽에 골종이 생기는 증상이 확인됐다. 물속에서 장기간 압력을 받을 경우 생기는 증상으로, 당시 가덕도 사람이 생계를 위해 깊은 바다에서 긴 시간을 보냈음을 말해준다. 생물인류학 분야 연구 중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뼈에 남은 흔적으로 개인의 생애와 집단의 생활상을 복원하는 연구자인 저자가 뼈가 남긴 역사를 들려준다.


# 나와 다른 친구 종교 이해해요

- 달팽이의 장례식/델핀 발레트 글/피에르 에마뉘엘 리예 그림/이세진 옮김/푸른숲주니어/1만2000원

알리스는 친구들과 놀다가 실수로 달팽이를 밟았다. 아이들은 달팽이의 장례를 치러 주려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가톨릭인 알리스, 유대교도인 라셸, 이슬람교도인 아민. 종교와 문화가 다른 세 아이는 달팽이를 두고 저마다 방식으로 기도하며 갈등과 오해를 풀어 간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피에르 에마뉘엘 리예가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으로 순수한 아이들 모습을 담았다.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에 대한 관용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2021년 프랑스 소시에르상 아동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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