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8> 녹터널

시간·위치 파악 위한 옛 선원의 필수품

김현주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연구원

  •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연구원
  •  |   입력 : 2024-01-31 18:42:40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佛서 1588년 제작한 제품 소장
- 북극성을 안내자 삼아 바다 항해
- 해시계 등 기능 추가해 사용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구상 나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지금, 과거 선원들이 별에 의존하여 광활한 바다를 항해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끝없는 수평선에 둘러싸인 배 위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스마트폰도, 지도도 없다.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눈앞에 어떠한 지형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도 하늘엔 언제나 다양한 천체들이 떠 있었다. 따라서 항해가 시작된 이래 선원들은 바다를 건너는 길을 찾기 위해 천문관측에 눈을 돌렸다. 선원들은 고대부터 특정한 천체들과 지구 자전방향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태양은 언제나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졌고, 북극성은 언제나 변치 않는 위치에 고정되어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하루 동안 수많은 별이 한 바퀴 회전하였다. 그러므로 천체들을 보고 자신의 위치와 현지 시각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점점 천문학이 발달하면서 이들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전문적인 도구들이 만들어졌다.

그중 녹터널(Nocturnal·사진)은 선원들이 밤에 현지시각을 알아내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였다. 시간파악은 항해에서 여러모로 중요한 문제였다. 자신이 어떠한 속도로 얼마 동안 항해했는지를 계산하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추측항법에서도 시간은 필수적인 정보였으며, 밀물과 썰물 시간을 알아야 항구에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었고, 선원들의 당직 근무 일정을 정하는 데도 필요했다.

녹터널의 원리는 지구의 자전에 따른 별의 일주운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다른 별들이 하루 동안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북극성과 계절에 상관없이 관측할 수 있는 다른 별의 위치를 비교하면 시간을 알 수 있다.

녹터널은 복잡한 계산 없이 단순하게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중앙에 구멍이 있는 여러 장의 원판이 겹쳐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바깥쪽에는 한해의 날짜가 표기된 달력환(Date ring), 그 안에는 시간이 표기된 시각환(Hour ring), 그리고 기준별을 가리키는 포인터(Index arm) 순으로 포개어져 있어 순서대로 이들을 움직이면 시간을 구할 수 있었다.

먼저, 별의 위치가 계절에 따라 변하기에 시각환의 포인터를 달력환의 관측 일자에 맞춘다. 정렬이 끝나면 중앙의 구멍을 통해 북극성을 바라보면서 조준막대가 기준별을 가리키게 한다. 그러면 시각환 위 조준막대가 가리키는 곳을 통해 현지 시각을 읽을 수 있다.

녹터널은 기기마다 여러 기능이 추가되어있어 항해에 유용한 정보들을 알 수 있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품의 경우 프랑스에서 1588년에 제작한 황동 녹터널로 포인터에 난 창으로 날짜에 따라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모습을 알 수 있었으며, 컴퍼스가 포함된 해시계가 결합되어 있어 낮의 시간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녹터널은 지구상의 항해자와 밤하늘의 움직임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 항해자들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기술의 발달로 정확한 시간 정보의 결괏값만을 취하고 사는 지금, 항해자들이 녹터널을 사용했던 모습을 상상하면 우리는 광활한 우주의 작동 속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겨울밤, 밤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며 하늘을 안내자 삼아 바다를 항해했던 항해자들과 그들 손에 들려있던 자그마한 녹터널을 떠올려 보시길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4. 4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9. 9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0. 10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3. 3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4. 4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7. 7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8. 8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9. 9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10. 10北도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지뢰 폭발 사건은 한국 자작극”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0. 10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속보]마트 출입구 안까지 차량 돌진한 50대 “영업하는지 확인하려고”
  6. 6‘부캉이’ 넓은 바다 적응 중…“조만간 떠날 듯”
  7. 7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8. 8“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부산에 안장키로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10. 10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3. 3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4. 4‘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5. 5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6. 6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7. 7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10. 10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