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치’ ‘더 버스’ 등 순차 개봉
- “고향서 영화사 차려 작품 제작
- 오랜 꿈에 모든 경험·인맥 투입
- 지역 영화제작에 새바람 되길”
부산 출신으로 30년간 영화계에서 입지를 다진 지대한이 ‘부산표 영화’ 시리즈를 제작하고 관객에 첫선을 보인다. 베테랑 배우가 부산 영화 제작에 뛰어들며 지역 영화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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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출신 베테랑 배우로 ‘지역에서 영화 만들기’에 나선 지대한. 지브라더스컴퍼니 제공 |
지대한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장인과 사위’에서 한물 간 삼류 영화배우 박진기 역(사위)으로 출연한다. 부산을 배경으로 부산 배우와 부산 스태프가 합심한 ‘메이드 인 부산’ 영화다. 제작과 기획 등은 모두 지대한이 맡았다.
지대한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배우로서, 영화라는 장르로 고향을 알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서울에서 타지 생활하면서 늦어졌지만, 팬데믹 기간 시나리오 개발을 시작으로 영화 3편을 제작해 순차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제작사 지브라더스컴퍼니를 차리고 부산 영화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영화는 치매에 걸린 장인어른(동방우)과 삼류 배우 사위의 기막힌 동거를 다룬다. 미디어에서 보통 치매라는 주제는 기억을 잃으며 시작되는 삶의 파괴, 치료비 부담과 상실감 등 가족의 힘든 현실과 질병에서 비롯된 우울감 슬픔 등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대한은 자신의 경험담을 활용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실제로 장인어른이 치매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3년을 모셨다. 마냥 행복해하는 장인어른을 보며 ‘우리 장인어른이 아이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부턴 친구처럼 잘 지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치매로) 힘든 일도 많지만, 또 다른 삶의 일부이다. 그래서 영화는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 따뜻하게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평범한 일상, 작은 행복에 주목한 만큼 영화를 보고 관객이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할까”란 마음이 들면 좋겠다는 게 지 배우의 생각이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삼류 배우와 삼류 트로트 가수 등 주류와 거리가 먼 사람인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지대한은 “흔히들 무명 가수·배우는 삶이 고단하고 굉장히 힘들 거라 생각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극 중 무명 예술인은 오디션에 떨어져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인생에 최선을 다한다”며 “개인 삶은 모두 소중하고, 누구에게나 기쁨과 슬픔은 번갈아 찾아온다. 작은 일에도 행복하고 소소한 일에도 웃고 떠드는 편안한 영화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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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대한이 제작·주연한 영화 ‘장인과 사위’(감독 최이현) 한 장면. |
영화 제작에는 배우 지대한의 30년 ‘영화밥’ 노하우가 다 들어갔다. 영화를 함께 찍으며 만난 스태프도 힘을 보탰다. 이렇게 팬데믹 기간 제작한 영화는 ‘장인과 사위’를 포함해 ‘하우치’ ‘더 버스’ 등 세 편이다. 하우치에서 지 배우는 첫사랑인 화교 누나를 찾아가는 중년으로 열연한다. ‘하우치’는 맛있다는 뜻의 중국어 ‘하오츠’를 부산 사투리로 읽은 것이다. ‘더 버스’는 버스에서 일어나는 인질극과 평범한 사람들의 요절복통 에피소드를 버무렸다. 모두 현실적이고 따뜻하면서 유쾌한 공통점이 있다.
지 배우는 부산표 영화 제작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발품을 팔았다. 우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총제작비도 30억 원 50억 원 100억 원 등 규모별로 준비해뒀다. 그가 30년간 배우생활로 다져온 인맥도 한몫했다. 그는 “부산에서 영화사를 차리고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 안에는 30년이란 세월과 경험, 인맥, 유무형 자산이 모두 녹아 있다”며 “뜻맞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고향에서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해서 만들겠다”고 했다.
베테랑 배우의 부산표 영화 제작을 기점으로, 지역 영화제작 환경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주면 신인이 성장하고 그들이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다. 한국 관객 수준이 높아져 웬만한 영화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잘 알지만,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영화 제작이 활성화할 토대가 마련돼야 지역에서 영화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지대한은 2019년 수제맥주 브루어리 고릴라브루잉과 협업해 ‘지대한 맥주’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보폭을 넓혔다. 그는 “영화 만드느라 잠시 다른 활동은 멈춘 상태다. 영화가 잘 되면 지대한 맥주 시즌2가 나올 것이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