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9> 청룡기

수호신 5색 龍의 우두머리 ‘청룡’

  • 서영남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장
  •  |   입력 : 2024-02-14 18:32:31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풍어·안전 기원 용왕굿 등 단골
- 어민, 가장 기운 쎈 용으로 인식
- 조선통신사·수군 깃발서도 발견

올해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용의 해이다. 한해의 이름은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순서대로 조합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지 12개는 방위를 지키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등의 동물로서 이름이 붙여지며, 12년에 한 번씩 자기 띠에 해당하는 해가 돌아온다. 그렇다면 푸른 용이라는 색깔은 어떻게 정해질까? 연도의 색깔은 10간 중 갑을(甲乙)은 청색, 병정(丙丁)은 적색, 무기(戊己)는 황색, 경신(庚辛)은 백색, 임계(壬癸)는 흑색이라는 천간이 가지고 있는 오방색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용의 해는 갑진甲辰(청룡) 병진丙辰(적룡) 무진戊辰(황룡) 경진庚辰(백룡) 임진壬辰(흑룡)의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환한다.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갑진년 용띠생은 60년 후 2084년이 되면 다시 갑진년으로 육십갑자를 한번 지난 회갑(回甲)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용은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수신으로 여겨졌다. 옛사람들은 용을 용왕(龍王)으로 인격화하여 바다 밑 용궁에 살며, 물고기와 파도를 다스린다고 여겼다. 따라서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어민들에게는 용은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었으며 해상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용왕굿, 용왕제를 지낸다.

이때 사용되는 용왕도에서 용왕은 주로 청룡과 함께 묘사된다. 용왕은 청룡을 타고 있기도 하고, 청룡이 용왕을 감싸면서 한 몸처럼 표현되기도 한다. 이는 청룡이 백호 현무 주작과 더불어 동서남북 네 방위를 지키는 사신 중 가장 존엄한 동쪽 방위를 지키는 신이자 오색 용들의 우두머리임으로 가장 수호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옛사람들은 해상에서 자신들의 안전과 미래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청룡을 자주 활용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청룡기는 가로 4m, 세로 3m의 커다란 광목천에 푸른색으로 물들인 지네발로 테두리를 두르고 그 속에 청룡을 화면 가득히 그려 놓았다. 붉은 서기(瑞氣)를 길게 뿜으며 여의주를 향해 포효하는 깃발 속 청룡은 보기만 해도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큰 청룡이 포효하는 커다란 청룡기를 걸어 놓고 사람들은 용왕굿이나 용신제를 지내면서 안전한 조업과 풍어의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깃발 외에도 바다를 수호하는 청룡을 배에 직접 그려 넣어 그 배의 격과 수호 의지를 높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해상 군사훈련도인 수군조련도의 중앙 지휘선 선수에 청룡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18세기 일본인이 그린 통신사선도 배 측면에도 파도치는 물결 속에 네 개의 발톱을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길게 뻗은 청룡이 그려져 있다. 통신사선을 장식한 용의 형태는 일본인들에게 위용 있는 용두선으로 인식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선통신사선 정사기선 선수에도 청룡의 얼굴을 그린 것이 분명하다.

국립해양박물관 3층 해양관에서는 푸른 용의 얼굴이 그려진 조선통신사선과 4층 항해관에서는 수군조련도 속 청룡을 만날 수 있다. 설을 쇠는 우리에게 진정한 청룡의 해 시작은 음력설인 2월 10일부터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2024년이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세운 계획이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면 국립해양박물관을 방문해 청룡의 기운을 받아 새해 새로운 결의를 다져보시길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3. 3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8. 8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