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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4-02-22 19:37:4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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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

흑염소 없는 거, 보러 가요- 이광구·김은회 지음 /간디서원 /1만9000원

장애인 돌봄 문제는 어렵고 힘들다. 장애인 가정이 중심인 ‘농업회사법인 강화밝은마을’ 이광구 대표가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한 삶을 들려준다. 이 법인은 강화 농산물을 외지에 파는 일을 하며, 장애인과 영화모임·음악모임을 하고, 지렁이농장에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운반해 주는 일도 한다. 농업·농촌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 교육 돌봄 등을 제공한다. 저자는 장애인,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모여 서로 돌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동래여중생들 단편소설 24편

내게 날아든 계절- 동래여중 인문학동아리 귀를 기울이면 지음 /김성현·이제훈 엮음 /해피북미디어 /1만7000원

‘청소년’과 ‘성장’을 키워드로 여중생들이 쓴 짧은 소설 24편 모음집. 부산의 동래여중 인문학 동아리 ‘귀를 기울이면’ 학생들이 시간여행 아포칼립스 인어 초능력자 귀신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꿈, 우정, 가족 고민을 소설에 녹여냈다. 한 해 함께 공부해 보고 싶은 주제를 정해 한 권의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며, 깊이 있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학생들이 소설과 함께 성장했다. 친구와 서툴게 부딪히기도 하고, 꿈이 없음을 걱정하고, 부모님과 대립하기도 하는 청소년들의 성장통이 담겨 있다.


# 가슴 쿵쿵 뛰는 ‘박자’의 모든 것

음악, 밀당의 기술- 이미경 지음 /곰출판 /1만7000원

“대!~한민국 짝 짝 짝 짝짝”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박수를 칠 수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박’이다. 그룹 퀸의 ‘We will rock you’ 시작 부분 ‘쿵 쿵 딱’을 몇 번 듣고 나면, 몸이 절로 반응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은 본능이다. 음악이 우리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유는 바로 ‘박’이다. 이 책은 ‘박’을 전면에 내세운다. 저자는 ‘박’이 리듬 멜로디 하모니 같은 다른 요소와 비교해 중요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음악의 시간적 질서와 공감의 측면에서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 인생 여정 속 다양한 풍경들

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 /진서윤 시집 /문학의전당 /1만원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진서윤 시인의 첫 시집. 사람마다 느끼는 하루의 시간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진 시인은 인간은 매일 할당된 8만6400초를 노잣돈 삼아 시간을 소진하는 여로에 있다고 느끼는 걸까. 주어진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추억이라는 풍경을 얻는 대신 죽음에 한 걸음씩 가까워진다는 것. 삶은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흘려보내도 좋은 것은 하나도 없다. 진 시인은 이러한 인생의 여로에서 펼쳐지는 풍경들을 지나치지 않고 포착해 펼쳐 보인다.


# 장애인·비장애인 따뜻한 동행

룰스-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 신시아 로드 지음 /천미나 옮김 /초록개구리 /1만6800원

어항에 장난감을 넣지 않는다, 화장실 문이 닫혀 있으면 노크한다 …. 열두 살 캐서린은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동생 데이비드를 위해 여러 가지 규칙을 만들었다. 캐서린이 원하는 건 평범한 생활인데, 동생과 함께하는 일상은 그렇지 않았다.

캐서린은 동생에게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생을 지키기 위한 규칙이며,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동생을 향한 캐서린의 따스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장애와 동행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을 돌아보게 된다.


# 북한 언어 설계한 학자 김수경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이타가키 류타 지음 /고영진·임경화 옮김 /푸른역사 /3만원

북한 어문의 기틀을 놓은 학자 김수경은 10개 국어 이상을 구사한 언어 천재였다. 그는 현행 북의 철자법의 기초가 된 ‘조선어 철자법’ 초안을 만들었고, 해방 직후 북에서 최초로 공적으로 간행된 ‘조선어 문법’과 1954년에 간행돼 중국과 일본의 동포에게까지 널리 교육된 ‘조선어 문법’을 집필했다.

그는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 중반 무렵까지 북한 언어학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 언어학자이자 언어정책 설계자였다. 문화인류학자로서 ‘비판적 코리아 연구’에 천착해 온 저자가 김수경을 통해 20세기 한반도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 ‘명문대가 최고’ 고정관념 깨기

이제는 진학이 아니라 진로다- 손영배 지음 /생각비행 /1만4000원

대기업에서 외국계 강소기업을 거쳐 특성화고로 전직해 진로진학상담교사로서 학생을 만나고 진로탐색 길잡이가 되어준 이색 경력의 손영배 작가. 그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 “대기업이 아니라 강소기업”을 외친다. 교직에 몸담은 동안 ‘명문대 진학’과 ‘대기업 취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많은 학생을 상담하고 취직시키면서 분석·정리한 자료가 책상 위에 켜켜이 쌓였다. 인공지능이 일상으로 파고드는 시대에 진학이 아니라 ‘진로’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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