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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 심어둔 첩자의 보고 “경상좌도 왜군 몽땅 철수했다”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47> 병신년(1596년) 5월 13일~6월 10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선일회계법인 고문
  •  |   입력 : 2024-03-10 18:21:2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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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장 가등청정도 바다 건너갔다
- 부산 병력만 明 사신 모시려 남아”
- 추가 정보수집 위해 쌀 등 보내
- 한산도서 대마도 보면 생각 잠겨

- 남해현령 박대남 부임에 만족

부산 서구 언덕에서 몇 년 전 찍은 장면이다. 바다 끝 일본 대마도가 꽤 선명하다. 병신년 5월 15일 난중일기에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상봉에서 봤다고 쓴 바로 그 섬이다. 조봉권 기자
5월13일[6월8일] 맑음.

부산의 허내은만의 보고[告目]에, “적장 가등청정이 벌써 지난 10일에 제 군대를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갔고, 각 진에 있는 왜적들도 장차 철수해 갈 것이며, 다만 부산의 왜적은 명나라 사신을 모시고 바다를 건너가려고 아직 그대로 머물고 있다”라 했다. 이날 활 9순을 쏘았다.

5월14일[6월9일] 맑음.

아침에 온 김해부사 백사림의 긴급보고도 어제 온 허내은만의 보고[告目]와 같다. 그래서 순천부사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그로 하여금 이를 차례대로 각 지역에 알리도록 했다. 활 10순을 쏘았다. 결성현감 손안국이 나갔다.

5월15일[6월10일] 맑음.

새벽에 망궐례를 올렸다. 우수사는 불참했다. 식후에 공무를 보았다. 들으니 한산도 뒤쪽의 상봉에 가면 다섯 섬과 대마도를 볼 수 있다고 하기에 홀로 말을 타고 한산도 상봉(망산으로 추정) 마루로 달려 올라가니 과연 다섯 섬과 대마도가 보였다. 늦게 조그마한 개울가로 돌아 내려와 조방장(김완)과 거제현령(안의)과 함께 점심을 먹었고, 저물어서야 진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서 잤다. 바다에 달은 밝고 바람 한 점 없었다.

※명·왜 간 강화회담 결렬을 예감하는 그는 강화가 성립되고 왜적이 철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이날 왜 대마도를 보고 싶었고 또 대마도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5도란 고토열도를 의미하는데 상봉에서 본 5도는 대마도의 연이은 여러 섬을 보고 그리 말한 것 같다.

5월16일[6월11일] 맑음.

아침에 송한련 형제가 물고기를 잡아 왔다. 충청우후 홍주판관 비인현감 파지도권관 등이 왔고, 우수사도 와서 보고 돌아갔다. 이날 밤에 비 올 조짐이 있더니 자정에 과연 비가 내렸다. 정화수(井華水, 새벽에 처음 길은 약숫물. 참된 정기가 서려 있다 함)를 마시고 싶었다.

5월17일[6월12일]

종일 비가 왔다. 농사에 아주 흡족하게 내렸으니 올해는 풍년이 들 것 같다. 늦게 영등만호 조계종이 보러 왔다. 혼자 수루에 기대어 시를 읊조렸다.

5월18일[6월13일]

비가 잠깐 개긴 했으나, 바다의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체찰사에게서 공문이 왔다. 늦게 경상수사가 와서 만났다. 나가서 공무를 보고 활을 쏘았다. 저녁에 탐후선이 들어왔는데,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나 진지를 전 같이 잡숫지 못하신다하니 걱정이 되어 눈물이 난다. 춘절이 납의(추위를 막기위해 누벼만든 옷)를 가지고 왔다.

5월19일[6월14일] 맑음.

방답첨사(우치적)가 모친상을 입었다는 말을 듣고 우후(이몽구)를 방답의 가장(假將)으로 정하여 보냈다. 활 10순을 쏘았다. 땀이 온몸을 적셨다.

5월20일[6월15일] 맑음.

맑고 바람도 없었다. 대청 앞에 기둥을 세웠다. 늦게 나갔더니 웅천현감 김충민이 와서 양식이 떨어졌다고 하기에 벼 2곡(20말)을 체자(증명서)로 써서 주었다. 사도첨사가 돌아왔다.

5월21일[6월16일] 맑음.

나가서 공무를 보고 우후 등과 함께 활을 쏘았다.

5월22일[6월17일] 맑음.

충청우후 원유남, 좌우후 이몽구, 홍주판관 박륜 등과 함께 활을 쏘았다. 홍우(洪祐)가 장계를 가지고 감사(監司)에게로 갔다.

5월23일[6월18일]

흐렸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충청우후 등과 함께 활 15순을 쏘았다. 아침에 미조항첨사 장의현이 교서에 숙배한 뒤에 장흥부사로 부임해 갔다. 춘절이 본영으로 돌아갔다. 밤 10시부터 땀이 무시로 흘렀다. 이날 저녁까지도 새 수루의 지붕을 다 이지(덮지) 못했다.

5월24일[6월19일]

아침에 흐려 비가 올 것 같았다. 나라 제삿날(문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저녁에 나가 활 10순을 쏘았다. 부산 허내은만의 보고[告目]가 들어왔는데, “경상좌도의 각진 왜군들은 몽땅 철수했고, 다만 부산의 왜군만 남아 있으며 명나라 정사가 갈려서 새로 정해진 사람이 온다는 기별이 22일 부사(副使)에게 왔다”고 했다. 허내은만에게 쌀 10말과 소금 1곡(10말)을 보내주고서 계속 정보를 수집해서 보내라고 일렀다. 어두울 녘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밤새 쏟아졌다. 박옥, 옥지, 무재 등이 대나무로 화살대 150개를 처음 만들었다.

*** 바다를 지키는 이순신에게 왜적들이 본국과 왕래하는 것은 항상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래서 부산의 허내은만도 그 정보 전달을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이때 들어간 명의 강화사절들은 애써 감춰 온 사기적 협상 내용이 풍신수길에게 발각됨으로써 강화협상 결렬을 보고 만다. 강화협상 결렬은 바로 전쟁 재발로 이어지는데 왜적은 이 해 하순부터 다시 조선을 침략해 와(정유재란) 말할 수 없는 패악을 저지른다.

5월25일[6월20일]

종일 비가 왔다. 저녁 내내 홀로 수루 위에 앉아 있으니 온갖 생각이 다 일어난다. 동국사(노산 이은상은 동국사를 우리나라의 역사라 번역했으나 당시 관에서 편찬한 동국사략이나 동국통감을 가리킨다고 보인다)를 읽어 보니 개탄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재등이 화살을 만드는데 흰 굽(白 蹄)에 톱질을 넣은 것이 1000개이고, 흰 굽 그대로인 것이 870개다.

5월26일[6월21일]

짙은 안개는 걷히지 않고 남풍만 세게 불었다. 늦게 나가 공무를 봤다. 충청우후 및 우후 등과 같이 활을 쏠 적에 경상수사도 와서 함께 활 10순을 쏘았다. 이날 저녁 날씨는 찌는 듯이 더웠고 땀은 계속해 흘렀다.

5월27일[6월22일]

가랑비가 종일토록 왔다. 충청우후와 좌우후가 이곳에 와서 종정도로 놀았다. 이날 저녁도 찌는 듯 무더워서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5월28일[6월23일]

궂은비가 걷히지 않았다. 들으니 전라감사(홍세공)가 파면되었다고 하고 가등청정이 부산으로 도로 왔다고 한다. 모두 믿을 수 없다.

5월29일[6월24일]

궂은비가 저녁 내내 왔다. 장모의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고성현령, 거제현령이 와서 만나고 돌아갔다.

5월30일[6월25일] 흐림.

곽언수가 들어왔다. 영의정(류성룡), 도원수 김명원, 판부사 정탁, 지사 윤자신, 조사척, 신식, 남이공의 편지(4월15일 부친 편지에 대한 답장들임)가 왔다. 늦게 우수사에게 가서 종일 즐겁게 지내다가 돌아왔다.



▶병신년(1596년) 6월

이해 6월 날씨도 찌는 듯 더웠다. 그는 공무를 마치면 거의 매일 활을 쏘았다. 보통활에 더해 철전, 편전도 쏘았다. 혼자 쏘기도 하나 보통은 부하 장수들과 같이 쏜다. 활을 쏘고 나면 술도 자주 한다. 남해현령이 기효근에서 박대남으로 바뀌자(전 남해현령 기효근은 4월 7일 탄핵되어 파직당함) 그는 기분이 좀 좋아진 것 같다. 원균은 충청병사에서 전라병사가 되어 이순신 가까이 온다.

6월1일[6월26일]

궂은 비가 종일 왔다. 늦게 충청우후와 본영우후 및 박륜, 신경징을 불러 와 술을 나누며 이야기했다. 윤연이 자기 포구로 간다 하기에 도양장의 종자 콩이 부족하거든 김덕록에게서 가져가도록 하라고 체지를 써서 주어 보냈다. 남해현령(박대남)이 도임장을 가지고 와서 바쳤다.

6월2일[6월27일]

비가 그치지 않았다. 아침에 우후가 방답으로 가고 비인현감 신경징도 나갔다. 이 날 가죽으로 아래 옷(치마나 바지)을 만들었다. 늦게 나가 공무를 보고 활 10순을 쏘았다. 편지를 써서 본영으로 보냈다.

6월3일[6월28일] 흐림.

아침에 제포만호 성천유가 교서에 숙배했다. 김양간이 농사짓는 소를 싣고 나갔다. 새벽 꿈에서, 태어난 지 5, 6개월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를 직접 안았다가 도로 내려놓았다. 금갑도만호가 보러 왔다.

6월4일[6월29일] 맑음.

식후에 나가 공무를 보았다. 가리포첨사 임치첨사 남도포만호 충청우후 및 홍주판관 등이 와서 활 7순을 쏘았다. 우수사가 와서 다시 과녁을 그려 붙이고 활 12순을 쏘았다. 술을 마시고 헤어졌다.

6월5일[6월30일] 흐림.

아침에 박옥 무재 옥지 등이 화살 150개를 만들어 바쳤다. 나가 공무를 보고 활 10순을 쏘았다. 경상우감사(서성)의 군관이 편지를 가져왔는데, 감사는 집안에 혼사가 있어서 서울로 올라갔다고 했다.

6월6일[7월1일] 맑음.

사도(四道)의 여러 장수들을 모두 모아 활을 쏘도록 했다. 술과 음식을 먹인 뒤 다시 또 활쏘기를 시켜 승부를 가리고서 헤어졌다.

6월7일[7월2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개었다. 늦게 나가 충청우후 등과 함께 활 10여순을 쏘았다. 이날 왜조총을 조달한 값을 주었다.

6월8일[7월3일] 맑음.

일찍 나가 활 15순을 쏘았다. 남도포 만호 소실인 본포 사람이 허(許)가의 집에 뛰어 들어가 강짜 싸움을 했다고 한다.

6월9일[7월4일] 맑음.

일찍 나가 공무를 보았다. 충청우후 당포만호 여도만호 녹도만호 등과 활을 쏠 때에 경상수사가 와서 같이 활 20순을 쏘았다. 경상수사가 잘 맞혔다. 이날 일찍 종 금이(金伊)가 본영으로 갔고 옥지도 갔다. 저녁엔 몹시 더워 많은 땀을 흘렸다.

6월10일[7월5일]

종일 비가 왔다. 정오 때에 부산에서 보고가 왔는데 “평의지(대마도주)가 9일 이른 아침에 대마도로 들어갔다”고 했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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