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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64>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

이상한 나라의 아재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3-11 18:48:23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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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은 대한민국 공중파 방송에서 19금 농담을 장난스럽고 능수능란하게 던질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누군가 함부로 흉내 내다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신동엽은 서커스처럼 아슬아슬하게 묘기 부리듯 19금 농담을 꿋꿋하게 이어왔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일지도 모른다.

넷플릭스의 인기 예능 시리즈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 포스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성+인물’ 첫 번째 시리즈 일본 편이 공개됐을 무렵 일본 AV 배우들과 인터뷰가 논란이 돼 신동엽은 출연 중인 방송에서 하차요청이 빗발치는 위기를 맞았으나, 두 번째 대만 편에 이어 세 번째로 이번엔 네덜란드와 독일을 찾아갔다. ‘성+인물’ 시리즈에선 신동엽의 특기인 능청스런 19금 토크가 아쉽게도 충분하게 빛을 발하지는 못한다. 우리 기준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성진국’들에서 신동엽은 그저 매번 귀가 빨개질 정도로 당황해하는 평범하고 청순한 K-아재일 뿐이다.

신동엽의 파트너 성시경은 이미지 타격이 훨씬 심각해 보인다. 부드러운 미성으로 감성을 건드리는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 성시경은 신동엽과 함께 독일 베를린 BDSM클럽에서 사지가 결박되고 목줄을 차는 수모를 체험한다. 성매매가 합법적인 나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홍등가에서 섹스워커를 만나고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섹스쇼를 관람하며 나체로 활보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이기도 한다.

두 남자의 당혹스런 모험 역시 누군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새삼 세계는 참 넓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식욕 수면욕과 마찬가지로 인류를 유지해 온 ‘성욕’은 우리나라에선 지나치게 금기시돼 마치 모두가 성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강령을 지키며 사는 것 같다. 당연한 욕구인 성욕이 있다는 걸 들키는 순간 바닥없는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려워해야 한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은 한국 현실과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성+인물’ 대한민국 편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우선 가능하긴 한 일일까? 대한민국은 세계에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성문화가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 예능 다큐가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나라를 모험하는 한국 아재의 행보를 지켜보다 문득 궁금해진다. 정작 진짜 이상한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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