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파묘’ 배우 김고은

“무당과외 받은 대살굿…귀신 볼까 겁났죠” 神들린 천만 질주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3-19 18:50:43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원혼 달래는 무속인 ‘화림’ 변신
- 유튜브 영상 뒤져가며 굿 연습
- 몸 떨고 꺾는 사소한 동작부터
- 경문까지 디테일 살리기에 심혈
- 너무 리얼해 “접신했다” 오해도

- “파묘팀의 손흥민” 최민식 극찬
- 그 덕에 용기 갖고 과감히 연기
- 이도현 눈빛만 봐도 호흡 척척

“진짜 신내림 받은 거 아냐?”는 말을 듣는 배우가 있다. 지난 16일, 개봉 24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는 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을 연기한 김고은이다. 김고은은 말 그대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에게서 박수를 받고 있다.

K-오컬트 영화를 표방한 ‘파묘’는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미스터리 영화다. 최고의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의 협업은 과학과 미신 사이 미묘한 줄타기를 보여주는 오컬트 장르로 시작해 일제강점기 일제의 만행 이야기가 곁들어지며 재미와 메시지를 풍성하게 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묘벤저스’로 불리는 배우들의 명연기도 화제를 모은다.

그중 김고은은 젊은 나이에 출중한 실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톱클래스 무당 화림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천만 관객을 향해 가는 ‘파묘’ 흥행에 대해 “감개무량하다. 정말 좋고 ‘서울의 봄’에 이어 계속 한국 영화가 힘을 받아 극장가 부흥기를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극장 무대인사를 하며 영화관이 계속 꽉 찬 모습을 보면서 극장이 비었을 때가 생각이 많이 났다. 사실 개봉 때는 하루 17개 관을 돌기 때문에 좀 힘들기도 했지만, 최민식 유해진 선배님과 장재현 감독님도 열심히 하고 계신다. 상영관에 들어갈 때마다 꽉 차 있는 것을 보면 좋은 걸 넘어 약간 뭉클하다.” 김고은은 이렇게 관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파묘’ 시나리오를 보고 화림 역할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어설프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는 김고은에게 영화 ‘파묘’와 그녀가 만들어낸 화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고은, 최고 무당 화림이 되다

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김고은은 영화 ‘영웅’의 독립군 정보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작은 아씨들’을 통해 도전적인 캐릭터를 시도하며 자기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 절정을 보여준 캐릭터가 ‘파묘’의 화림이다. 젊은 무당 화림으로 변신한 그녀는 흠잡을 데 없는 대살굿을 실연했고, 경문을 외웠다. 물론 어설프게 보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실은 ‘작은 아씨들’을 찍다가 채 한 달도 안 돼 ‘파묘’로 넘어가야 하는 일정이어서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장면(대살굿)은 연습으로 치면 두세 번 동작 연습을 했다. 드라마 촬영 중에는 쉬는 날 무속인 선생님들을 찾아가 기술보다 굿 하면서 행하는 동작의 의미에 관한 설명을 많이 들었다. 굿을 여러 번 보기도 했지만, 대살굿은 흔하게 볼 수 없고, 하는 분에 따라서 달라져 드라마 촬영 중에는 유튜브 동영상을 정말 많이 봤다.”

연습을 많이 안 한 것처럼 말했지만, 김고은은 많은 연습을 통해 굿을 하거나 경문 외우는 장면을 준비했다. 시간 날 때마다 경문을 외우고, 징을 치고, 동작을 익혀 삶 속에 무당 모습이 스며들도록 했다. 그렇게 노력했기에 디테일이 살아 있는 동작을 표현할 수 있었다.

“대살굿이나 경문 같은 큰 퍼포먼스를 잘 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동작의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굿을 준비할 때 몸을 살짝 떨거나 목을 살짝 꺾는 것은 제가 굿을 보러 다니며 선생님들에게서 확연하게 관찰했다.” 김고은은 접신할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과 굿할 때 칼을 잡거나 깃발을 뽑는 자세, 칼을 몸에 긋는 이유, 동물 피를 먹거나 묻히는 이유 등에 관해 무속인들의 설명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촬영 중에는 수시로 무속인에게 전화해서 사소한 것도 질문하고 확인했다. “대살굿이나 경문을 외우는 장면에서는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께 바로 여쭤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제외하면, 그분들은 현장에 안 계셨기 때문에 뭔가 불안하다 싶으면 사소한 것도 무조건 전화해 이렇게 해도 괜찮은지 여쭤봤다. 영상통화를 하며 직접 보여드리기도 했다.

화제가 된 대살굿 중에 타고 있는 나무의 재를 손에 묻혀 얼굴에 긋는 장면도 실제 굿에서 가져왔다. “칼을 긋거나 불 속에 손을 막 집어넣는 건 접신의 위용을 보여주는 모습인데, 무속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하더라. 그래서 장 감독님과 회의를 해서 그 장면을 넣었다.”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무속인은 고춘자 씨와 며느리인 이다영 씨다. 두 사람은 각각 화림의 할머니 역, 대살굿 장면에서 무당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출연했다. “고춘자 선생님은 연세도 있는데 에너지가 굉장했다. 선생님 굿을 제가 직접 해보고 ‘정말 선생님은 찐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영 선생님은 대살굿 때 옆에서 칼을 받아주는 등 돕는 역할로 출연해 주셨는데, 실제 굿에서는 제자분들이 그 역할을 한다. 다영 선생님이 해주셔서 제가 정말 능력 있는 무속인처럼 느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다시 한번 출연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워낙 실제 같은 굿판을 벌이기에 김고은은 ‘접신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김고은조차 촬영 전 약간 우려도 했다. “제가 ‘심야괴담회’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거기서 보면 너무 쉽게 귀신을 보니까 혹시 굿하거나 경문을 외워 귀신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선생님들이 ‘걱정할 거 없어. 고은 씨는 (우리 쪽이) 아니야. 못 볼 거야’라고 하셔서 ‘그럼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웃음)”

■‘묘벤저스’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영화 ‘파묘’. 쇼박스 제공
‘파묘’에서 땅을 찾는 풍수사 상덕을 연기한 최민식은 김고은의 연기에 대해 “‘파묘’ 팀의 손흥민이자 메시”라며 극찬했다. 무속인 캐릭터 연기가 쉽지 않은데 기술적, 감성적으로 체득해 완벽하게 연기했다는 것이다. “선배님께서 그런 칭찬을 해주셨다고 해서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정말 행복했다. 최근 작품들은 또래 배우와 많이 해 ‘파묘’는 오랜만에 대선배들과 함께한 작품인데 최민식 유해진 선배님과 촬영하며 정을 느껴 가며 만든 영화여서 더욱 좋았다.”

특히 영화 속 주요 장소인 묘터는 부산 기장 오픈 세트에서 두 달간 찍었는데, 진지한 장면임에도 ‘컷’ 소리가 나면 배우들끼리 수다 떨며 웃음이 끊이지 않은, 분위기 좋은 현장이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에게는 두 선배님이 계셔서 너무 도움이 됐다. 보통은 선배님들이라도 서로의 연기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테이크 마칠 때마다 두 선배님께서 모니터를 보며 이번에는 어떤 점이 좋았다고 계속 말씀해 주셨다. 그 덕분에 더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두 선배의 칭찬이 김고은을 춤추게 했다.

‘묘벤저스’의 막내 이도현은 화림과 함께 다니는 신예 무속인이자 경문을 외는 봉길 역을 맡아 김고은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실은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은 이미 영화 베테랑이라 신인 이도현이 이들과 어떤 케미를 보여주느냐는 ‘파묘’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그런데 김고은과 찰떡 호흡을 보이며 ‘묘벤저스’ 막내 역을 톡톡히 해냈다.

“도현 씨랑은 촬영 훨씬 전부터 무속인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같이 하며 친해져 있었다. 극 중 화림이 말하지 않아도 봉길이 알아서 준비해주는 장면들이 있는데, 실제 연기도 ‘내가 이렇게 하면 네가 이렇게 해’ 하는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후배를 칭찬하며, 김고은은 이도현이 현재 군 복무 중이어서 함께 홍보 활동을 할 수 없음을 아쉬워했다.

최근 영화 ‘영웅’, ‘파묘’, 드라마 ‘작은 아씨들’, ‘유미의 세포들’ 등에서 강렬하거나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김고은은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과 현재 촬영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중과 상연’으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10. 10[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속보]119센터가 이송병원 지정…‘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
  9. 9[속보] 이 대통령 “정치검찰 시대 막 내려…이제 경찰개혁이 주요 과제”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9. 9“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심재운 후보자 적격”
  10. 10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3. 3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9. 9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10. 10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7. 7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8. 8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9. 9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10. 10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