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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도둑들도 다 못 없앴는데…충청도 도적 반란(이몽학의 난)에 개탄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49> 병신년(1596년) 7월 12일~8월 4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선일회계법인 고문
  •  |   입력 : 2024-03-24 18:31:4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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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들 소탕해 참수”공문에 안도
- 배3척·표범가죽 등 사신단 전달
- 무과시험 볼 시험장 한산에 설치

- 보름이 넘도록 아파 신음하면서
- 아내 생일 챙기려 집에 아들 보내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한 장면. 박흥용 작가의 걸작 만화를 이준익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이 영화에는 조선 시대 이몽학의 난이 담겼다. 이순신 장군은 병신년 7월 일기에서 이몽학의 난이 일어난 소식을 접하고 나라 상황을 크게 걱정한다.
7월12일[8월5일] 맑음.

새벽에 비가 잠시 뿌리다가 곧 그치고 무지개가 서서 한참 그대로 있었다. 늦게 경상우후 이의득이 와서 삿자리(草芚·초둔) 15닢을 빌려 갔다. 부산에 실어 보낼 군량으로 백미 20섬, 중미(中米) 40섬을 차사원 변익성과 수사 군관 정존극이 받아 갔다. 조방장이 오고 충청우후도 와서 활을 쏘았다. 무과에 같이 급제했던 남치온이 왔다.

7월13일[8월6일] 맑음.

명나라 사신을 따라갈 우리나라 사신들(황신 등)이 탈 배 3척을 정비하여 오전 10시께 떠나보냈다. 늦게 활 13순을 쏘았다. 해 진 뒤 항복한 왜인들이 가면극 놀이를 벌였다. 장수 된 사람으로 그대로 둘 것이 못되지만, 귀순하여 따르는 왜인들이 간절히 바라기에 금하지 않았다.

7월14일[8월7일]

아침에 비가 뿌리다 곧 그쳤다. 오늘이 기망(보름 전날)이다. 저녁에 고성현령 조응도가 와서 이야기했다.

7월15일[8월8일]

새벽에 비가 뿌려 망궐례를 올리지 못했다. 늦게 날씨가 말짱히 갰다. 경상수사, 전라우수사가 모여 활을 쏘고 헤어졌다.

7월16일[8월9일]

새벽에 비 오다가 늦게 개었다. 북쪽으로 툇마루 3간을 만들었다. 이날 충청도 홍주의 격군으로서 신평에 사는 사사집 종 엇복이 도망하다 붙잡혔으므로 목 베어 내다 걸었다. 하동현감, 사천현감이 왔다. 늦게 세 가지 화살로 활을 쏘았다. 이날 저녁 바다 달빛이 하도 밝아 혼자 수루 위에 기대어있다가 10시쯤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7월17일[8월10일]

새벽에 비가 뿌리다 곧 그쳤다. 충청도 홍산에서 큰 도둑들이 일어나서(이몽학의 난) 홍산현감 윤영현이 잡히고, 서천군수 박진국도 끌려갔다고 한다. 바깥 도둑도 없애지 못한 이 마당에 나라 안의 도둑들이 또 이러하니, 참으로 놀랍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 남치온과 고성현령, 사천현감이 돌아갔다.

7월18일[8월11일] 맑음.

각 처에 공문을 써 보냈다. 충청우후 및 홍주판관이 충청도의 도둑들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알렸다. 저녁에 들으니 투항해 온 왜인 연은기 사이여문 등이 흉모를 꾸며 남여문(南汝文)을 해치려 했다고 한다.

7월19일[8월12일]

맑았으나 종일 큰바람이 불었다. 남여문(南汝文)이 연은기, 사이여문 등을 참수했다. 우수사가 와서 보고 돌아갔다. 경상우후 이의득 및 충청우후(원유남), 다경포만호 윤승남도 왔다.

7월20일[8월13일] 맑음.

경상수사가 보러 왔다. 본영 탐후선이 들어왔다.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니 기쁘고 다행이다. 그 편에 “충청도 도적이 충청도 순안어사 이시발의 포수가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고 한다. 다행이다.

7월21일[8월14일] 맑음.

늦게 나가 공무를 봤다. 거제현령, 나주판관, 홍주판관과 옥포만호, 웅천현감, 당진포만호가 함께 왔다. 옥포에는 배 만드는 데 쓸 양식이 없다 하므로 체찰사의 군량 20말을 주고, 웅천과 당진포에는 배 만드는데 필요한 쇠 15근을 함께 주었다. 이날 아들 회가 하인 수에게 곤장을 쳤다고 하기에 아들을 뜰 아래 붙들어다 세워놓고 잘 타일렀다. 밤이 되자 땀이 계속 흘렀다. 통신사가 청하는 표범가죽을 가지고 오려고 본영으로 배를 보냈다.

※그때에도 옥포에 조선소가 있었던 것 같고, 또 당시 조선에는 많은 표범이 서식했다고 한다. 특히 이날 일기에는 큰아들 회를 가르치는 아버지의 온화한 부정(父情)이 잘 나타난다.

7월22일[8월15일]

맑았으나 바람이 크게 불었다. 종일 나가지 않고 수루 위에 앉아 있었다. 종 효대, 팽수가 흥양의 군량선을 타고 나갔다. 저녁에 순천 관리의 공문에 “충청도 도둑들이 홍산에서 일어났다가 곧 참수되었고, 홍주 등 세 고을이 포위당했다가 겨우 풀렸다”고 했다. 참으로 통탄스럽다. 자정에 비가 크게 쏟아졌다. 낙안의 교대할 배가 들어왔다.

7월23일[8월16일]

큰비가 오다가 오전 10시께 갰으나 이따금 보슬비가 내렸다. 늦게 홍주판관 박륜이 하직을 고하고 나갔다.

7월24일[8월17일] 맑음.

나라 제삿날(문종의 현덕왕후 권씨의 제사)이다. 이날 우물을 다시 고쳐 파는 곳으로 가보았다. 경상수사도 왔다. 거제현령 금갑도만호 다경포만호도 뒤따라왔다. 샘줄기가 깊이 들어가 있고 물의 근원도 길었다. 점심식사 후에 돌아와 세 가지 화살로 활을 쏘았다. 어두울 무렵 곽언수가 표범가죽을 가지고 들어왔다. 이날 밤 마음이 어수선하여 잠들지 못하고 밤중까지 앉았다 누웠다 하다가 밤이 깊어서야 잠이 들었다.

7월25일[8월18일] 맑음.

아침에 사냥한 짐승껍질의 수효를 세어 녹피 10장은 창고에 넣고, 표범가죽은 화문석(꽃돗자리)과 함께 통신사에게 보냈다.

7월26일[8월19일] 맑음.

이전(李筌)이 체찰사에게서 표험(標驗) 세 벌을 가지고 왔기에 하나는 경상수사에게 보내고, 하나는 전라우수사에게 보냈다. 의금부의 나장이 윤승남(다경포만호)을 잡아가려고 내려왔다.

7월27일[8월20일] 맑음.

늦게 활터로 조성된 마당에 나가서 녹도만호에게 길을 닦도록 지시했다. (이 해 윤8월10일 한산도에서 두 번째로 무과시험이 실시되는데 그 준비로 길을 닦았다) 종 경(京)이 끙끙 앓았다. 다경포만호 윤승남이 잡혀갔다.

7월28일[8월21일] 맑음.

종 무학, 무화, 박수매, 우로, 음금 등이 26일 여기에 왔다가 오늘 돌아갔다. 늦게 충청우후와 함께 세 가지 화살로 활을 쏘았다. 철전 36분, 편전 60분, 보통화살 26분으로 합계 122분이었다. 종 경이 심하게 앓는다니 걱정이다. 고향 아산에 추석 제물을 보내는 편에 홍(洪), 윤(尹), 이(李) 등의 네 곳에 편지를 부쳤다. 밤 10시께에는 꿈속에서도 땀을 흘렸다.

7월29일[8월22일] 맑음.

경상수사 및 우후가 와서 만났다. 충청우후도 함께 와 세 가지 화살로 활을 쏘았다. 내가 쏘는 활은 고자(활의 양 끝에 시위를 맨 부분)의 소심줄이 들떠서 바로 수리하라고 하였다. 체찰사로부터 과거(초시)를 보는 과장(科場)을 설치하라는 공문이 왔다. 저녁때 들으니 점쟁이 집의 집 보던 아이가 그 집의 여러 가지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고 한다.

※이원익이 과장 설치 명령을 내린 뒤 윤8월에 한효순이 한산도로 내려가 무과시험을 치렀다. 이는 이순신의 주청에 따른 것이다. 한산도에 점쟁이 집이 있었다는 것도 우습다.

7월30일[8월23일] 맑음.

새벽에 칡넝쿨을 벨 일꾼들이 들어왔다. 지난밤 꿈에 영의정과 조용히 이야기했다. 아침에 이진이 본영으로 돌아가고 춘화도 돌아갔다. 김대인(金大仁)은 담제(삼년상을 끝내는 제사 의식)를 지낸다며 휴가를 받아 돌아갔다. 늦게 조방장이 와서 세 가지 화살로 활을 쏘았다. 저녁에 탐후선이 들어와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고 했다. 임금의 분부를 전하는 서한 2통이 내려왔다. 싸움에 쓸 말과 아들 면(勉)의 말도 들어왔다. 지이와 무재도 함께 왔다.



▶병신년(1596년) 8월

이달은 보름이 넘도록 땀을 흘리면서 앓고 신음하며 지낸다. 전쟁 중이라 진중에 있으면서도 이 장수는 자기 아내의 생일을 챙긴다. 희한한 것은 아들들이 아내의 생일연을 마치고 영으로 돌아오니 보름 만에 땀나고 아프다는 기록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하순에는 진주로 가 체찰사를 만난다. 강화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자신의 몸이 아파 아무리 불편해도 그는 전쟁 재발에 대비해 군비 증강에 온 정성을 쏟는다.

8월1일[8월24일] 맑음.

새벽에 망궐례를 올렸다. 충청우후 금갑 목포 사도 녹도 등이 참례했다. 늦게 파지도권관 송세응이 돌아갔다. 오후에 활터 마당으로 나가서 말을 달리다가 저물어서 돌아왔다. 부산 갔던 곽언수가 돌아와서 통신사의 답장을 전했다. 어둘 무렵에 비 올 조짐이 많으므로 비 오기 전에 준비할 일들을 지시했다.

8월2일[8월25일]

아침에 비가 크게 쏟아졌다. 지이 등으로 하여금 새로 만든 활들을 시험해 보게 했다. 늦게 광풍이 일어나고 빗발이 삼대 같이 퍼부었다. 대청마루에 걸어놓은 바람막이가 날아가 방마루의 바람막이에 부딪힌 바람에 동시에 바람막이 2개가 깨져 산산조각이 났다. 기가 차다.

8월3일[8월26일]

맑다가 이따금 비가 뿌렸다. 지이에게 새로 만든 활을 당겨보게 했다. 조방장과 충청우후가 와서 활을 쏘았다. 아들들은 육량궁(큰 활)을 쏘았다. 이날 저녁 송희립을 시켜 시험 볼 명단에 아들들의 이름을 기입케 하고 또 서자들인 황득중, 김응겸도 과거에 응시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증명서를 작성하여 주게 했다. 오후 8시께부터 비가 와 밤 2시께 그쳤다.

충남 아산 현충사에 있는 충무공 옛집
8월4일[8월27일]

맑았으나 동풍이 크게 불었다. 큰아들 회를 작은아들 면과 조카 완 등과 함께 아내의 생일(8월10일임)에 헌수잔을 올리기 위해 떠나보냈다. 정선도 나가고 정사립은 휴가를 얻어 나갔다. 늦도록 수루에 앉아서 아이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보느라 바람에 몸 상하는 줄도 몰랐다. 늦게 대청으로 나갔다가 활 몇 순을 쏘니 몸이 몹시 불편했다. 그래서 활쏘기를 멈추고 안으로 들어오니 몸이 언 거북이처럼 움츠러들기에 곧 두껍게 옷을 입고 땀을 냈다. 저물녘에 경상수사가 와서 문병하고 갔다. 밤에는 통증이 낮보다 배로 심하여 신음하며 밤을 새웠다.

※400여 년 전 여성의 지위가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여성은 이름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수군 최고 장수가 진 중에서 통증에 신음하면서도 아내 생일을 챙겨주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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