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94> 동삼동패총 출토 곰 토우

친근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곰, 신석기시대 숭배의 대상

  • 김은영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
  •  |   입력 : 2024-03-25 18:16:19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곰 모양 토우는 1999년 부산박물관에서 실시한 부산 동삼동패총 정화 지역 발굴 조사에서 출토되었다.
강원도 양양 오산리유적에서 출토된 곰모양 토우(왼쪽)와 부산 동삼동패총출토 곰모양 토우. 부산박물관 제공
덧무늬토기와 같이 출토된 점으로 미루어볼 때 6500~7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결실된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곰의 머리 부분만 만들고 뾰족한 도구로 눈과 코를 표현했다. 길이는 3.5㎝에 불과하다.

토우(土偶)는 흙으로 만든 인형이라는 뜻인데, 사람의 모습을 갖춘 것만이 아니고 다른 여러 가지의 동물·생활용구·집 등 사물을 본떠서 만든 물건을 통칭한다. 흙뿐 아니라 동물의 뿔이나 뼈, 나무 등으로 만든 것도 있고 드물게는 짚이나 풀 등으로 만든 것도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유물은 흙으로 만든 것이 가장 많으므로 일반적으로 토우라는 범위 안에서 설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토우가 출토되기 시작하며 신라·통일신라시대에 가장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신석기시대에서도 뾰족 밑의 빗살무늬토기와 같이 출토되는 토우는 사람의 성기나 성적 특성을 부각한 토우가 위주지만, 빗살무늬토기보다 이른 붉은칠 토기·덧무늬토기 등과 같이 출토된 토우는 곰 물개 멧돼지 등 동물을 본떠서 만든 토우가 많다.

동삼동패총의 곰 토우는 후자에 속하며, 한반도 북부 지역과 중국 동북 지역, 시베리아 지역에 확산하여 있었던 동물 숭배, 특히 곰 숭배와 관련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檀君神話)에서 곰이 신격화되고 단군을 낳았다고 하는 것도 동북시베리아 지역의 곰 숭배에서 그 뿌리를 찾으려는 연구자들이 많다.

곰은 사람과의 유사성 때문에 시베리아 문화권에서는 사람과 동일시된다.

곰 모양 토우는 동삼동패총 외에도 강원도 양양 오산리유적에서 붉은칠 토기와 함께 출토된 것이 있다. 두 마리 모두 표정이 온화하거나 익살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보아 신석기시대 사람들도 곰을 친근한 존재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시베리아에서 곰은 한 부족이나 씨족의 ‘최초의 조상’ ‘오래된 친척’ 등 집단의 상징물이 되기도 하고, 샤머니즘에서는 샤먼이 곰의 도움을 받아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거나 저승으로 간 영혼을 되찾아 오기도 하며, 질병을 치료하고 점을 치기도 한다.

신석기시대 사람들도 곰에 대해 친근하게 생각하면서도 곰이 가진 범상치 않은 힘과 신비로운 속성을 보고 경외의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다. 곰 모양 토우는 의례나 제사를 올릴 때 신의(神意)의 전달자·중계자로 이용된 주술적 도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토우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추정해 볼 수 있는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유물이다. 특히 동삼동패총의 곰 모양 토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사례여서 발굴 조사 당시 크게 주목받았다.

그런데 현재 동삼동패총전시관에는 곰 모양 토우의 복제품이 있고, 실제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국가대표 토우로서 더 많은 관람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뿌듯한 일이지만, 푸바오가 본적지인 중국으로 돌아가듯이 곰 모양 토우도 자신이 태어난 동삼동으로 돌아와 주기를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롯데타워 공사 고의 지연 의혹…市는 ‘면죄부’
  2. 2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3. 3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4. 4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5. 5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6. 6[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7. 7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8. 8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9. 9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10. 10[서상균 그림창] 초청장
  1. 1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2. 2서동 곽규택 "북항 재개발 승인권, 부산시 이관 법제화"
  3. 3[뉴스 분석] 유럽 G7회의 또 초청 못 받은 韓…美日 치중 외교 도마 위
  4. 4尹-李 영수회담 성사…총리 인선·민생지원금 등 의제 조율
  5. 5尹 오찬 초청…한동훈 건강 이유로 거절
  6. 6부산진갑 정성국 "아동복지법 보완해 교권강화 입법 완수"
  7. 7동래 서지영 "노후화된 사직 구장, 시민친화 공간 조성"
  8. 8野 6당 “채상병특검법 내달 처리하자”
  9. 9기시다, 야스쿠니신사에 또 공물
  10. 10“용산 직할체제, 영남지도부 한계” 與 총선 책임론 몸살
  1. 1부산롯데타워 공사 고의 지연 의혹…市는 ‘면죄부’
  2. 2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3. 3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4. 4“韓·日·호주 산업 역량 결집, 액화수소운반선 개발 시동”
  5. 5“망미주공 시공사 선정절차 공정하게 진행할 것”
  6. 6“성공적 탄소중립 달성 위해 범국민적 동참 의지는 필수”
  7. 7“수소船 국제안전기준 전무…韓, IMO 제출 목표로 진행”
  8. 8“국제사회 선박 오염원 규제, 수소 연료전지 시장 급성장”
  9. 9“수소선박 중요성 시민 설득해야…충전소 등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전환 필요”
  10. 10부산 울산 경남·TK, 제조+AI융합 협업 국비 300억 받는다
  1. 1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3. 3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4. 4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5. 5[르포] 장애인 이동권 개선 1년 노력…휠체어 쏠림 등 갈 길 멀어
  6. 6오늘의 날씨- 2024년 4월 22일
  7. 7부산 동래구 사직동 주택 화재로 60대 남성 사망
  8. 8내일 아침까지 비...낮 최고기온 부산 18도
  9. 9'통행료 미할인에 불만'…수납원 얼굴 향해 동전 던진 50대 벌금형
  10. 10해운대해수욕장 포차촌 올여름엔 못 본다...6월 말까지 정리
  1. 1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2. 2황선홍호, 22일 일본전…2년 전 굴욕 씻을까
  3. 3뜨거운 이정후, 홈구장서 첫 홈런
  4. 4최은우 17번홀 버디…극적 2년 연속 우승
  5. 5반여고 정상원, 체육회장기 씨름 우승
  6. 6시장기 시민게이트볼대회, 부산진구 초연팀 우승
  7. 7롯데 유니폼 입고 “KCC!”…KCC, 부산시민 압도적 응원 속 챔프전 진출
  8. 8황성빈, 개인 통산 2호 홈런 폭발…이번엔 당당하게 홈 복귀
  9. 9전창진·라건아 "LG? KT? 어떤 팀이 챔프전 올라와도 상관없어"
  10. 10"우리 성빈이가 달라졌어요"...황성빈, 하루에 3홈런 작렬
우리은행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백의종군길에 접한 어머니 부고…벗도 발벗고 장례 도와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스무살 처음 만난 루쉰…나림은 그의 문학에 한없이 심취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K-속도가 한국사회 성장 가져왔지만 저주도 존재”
리뷰 [전체보기]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웅장한 에너지 보여준 ‘한국판 레미제라블’…연기·미술·음향 앙상블, 감동의 무대 펼쳐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누구나 마음 작아질 때 있어요 外
하마는 입 크기로 승자 가린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부부 /장남숙
달고기 /윤종순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정순’ 정지혜 감독
‘파묘’ 배우 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tvN ‘눈물의 여왕’ 국내외 흥행…‘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넘어설까
‘파묘’ 올해 첫 1000만 영화…비주류 한계 넘은 K-오컬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같은 시대, 다른 계급 ‘격동하는 삶’
‘인연’과 ‘운명’을 사색하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4월 22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4월 1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구차원 9dimension 싱글 ‘The Ocean’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22일(음력 3월 14일)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18일(음력 3월 1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참된 의원의 모습을 보여준 조선 시대 조광일
머리에 꽃 꽂았지만 쓸쓸한 마음 감추지 못한 손곡 이달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걷기축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