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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신인들이 풀어낸 학폭 드라마…“제 2 오겜” 해외서도 큰 반향

장원영 언니 꼬리표 떼낸 장다아…아이돌 출신 굴레 내던진 김지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4-02 19:26:1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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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원작…입소문 타고 인기
- 청소년 왕따·서열·생존 담아내

- 순둥 얼굴로 악역 분한 장다아
- “데뷔작부터 큰 사랑 받아 감사”
- 규칙 깨부수는 정의의 김지연
- “다음번엔 결 다른 인물 하고파”

학교판 ‘오징어 게임’으로 불리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10부작이 지난달 21일 모두 공개됐다. 처음에는 평범한 학원 드라마인 줄 알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퍼지면서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고 해외 OTT에서도 공개되면서 글로벌한 관심을 받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 한 장면.  티빙 제공
달꼬냑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오징어 게임’이 상금을 타기 위해 목숨 걸고 서바이벌을 벌이는 게임이라면, ‘피라미드 게임’은 왕따가 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생존 게임이다.

인기 득표순으로 학급 내 서열이 정해지고, 최하위 F등급은 합법적 왕따가 된다. 합법적 왕따 되기를 피하려는 학생들의 움직임은 상위그룹과 전쟁으로 이어진다. 특히 게임 타깃에서 게임 저격수로 각성하는 전학생 성수지 역을 맡은 김지연과 피라미드 게임 주동자인 백연그룹 손녀 백하린 역으로 첫 연기에 도전한 장다아는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두 배우를 만나 ‘피라미드 게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게임 지키려는 백하린, 장다아

장다아
이제 막 4월이 시작됐지만 장다아는 2024년을 빛낸 신인으로 꼽힐 것이다. 그만큼 첫 연기임에도 ‘피라미드 게임’에서 보여준 연기는 빛났다. 장다아는 데뷔 전부터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언니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동생관 상관없이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백하린 역을 따내며 오랜 꿈이었던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장다아는 “(무용을 전공하던) 학창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꿨고, 대학에 진학해 제대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외 부수적인 것(장원영의 언니라는 것)에 대해 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다”며 “오디션은 그전부터 봐왔는데, 감사하게도 백하린이라는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맡게 돼 감사한 마음과 잘 표현해내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장다아는 백하린을 멋지게 연기했다. 극 초반 성수지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이다가 피라미드 게임 주동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전을 선사한다. 성수지의 등장으로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이후 덤덤한 표정으로 상대방의 발을 짓밟거나 아무렇지 않게 악한 대사를 내뱉는 모습은 서늘하기까지 하다. 그녀는 “주인공을 맡겨주신 것은 저에게 선물 같은 기회였고, 그 믿음에 대해 연기로서 답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백하린 역에 캐스팅된 뒤부터는 집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백하린에 대해 연구했다”고 캐릭터를 철저히 준비했음을 전했다.

앞서 김지연도 언급했지만, 장다아가 보여준 백하린 연기의 매력은 순둥순둥해 보이는 얼굴에서 나오는 악함이었다. 그녀는 “박소연 감독님께서 제가 오디션장에 왔을 때 비언어적인 제스처나 표정에서 백하린의 분위기가 풍겼다며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얼굴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면 캐릭터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것 같았다’고 해주셨다”며 백하린의 이중적 모습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전했다.

물론 친구들에게 폭력을 가하도록 배후 조종하거나 방관할 때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장다아는 “백하린은 직접적으로 물리적 폭행을 가하지 않는다. 항상 교실에서 폭행이 일어나는 사건을 보기만 한다. 직접 폭행을 가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도, 또 맞는 연기를 하는 분도 힘들었겠지만 그걸 다 제가 만들어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너무 심각한 폭력이 일어나니까 정말 제가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고 학폭 장면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게임 부수는 성수지 역 김지연

김지연
극 중 ‘피라미드 게임’ 어플을 없애려는 성수지는 2학년 5분 친구들에게 “‘피라미드 게임’은 F등급만이 아니라 모두를 파괴하고 있는 잔혹한 게임”이라며 “더는 게임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플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한다. 전학 온 방관자였으나 자신이 F등급이 되면서 왕따의 아픔을 맛보고, 각성을 통해 어플 저격수로 나선 성수지의 모습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

성수지를 연기한 김지연은 “게임을 소재로 학교폭력을 무너뜨린다는 이야기가 정말 신선했다. 우리 드라마는 정말 가해자는 가해자일 뿐이고, 학폭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출연 동기와 드라마 메시지를 설명했다.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에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조선변호사’ 등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하는 김지연은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한층 성장한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특히 성수지가 일반적인 학원물 주인공처럼 마냥 착한 인물이 아닌 입체적 인물이어서 김지연의 연기가 더 빛났다.

김지연은 “수지 캐릭터는 마냥 착하지 않지만 정의롭다. 그렇다고 너무 따뜻하지도 않고 차가운 면도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초반 성수지는 F등급 학생을 방관자 시선으로 보다가 자신이 직접 F등급이 되며 학폭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김지연은 “(학폭)은 상상으로도 하지 않았는데 간접적으로 제가 경험하니까 많이 속상하더라. 학폭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우리 모두 가졌으면 한다. 만일 제가 성수지였다면 경찰에 신고했을 것 같다”며 “선생님, 부모님 등 어른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20대 후반인 김지연은 처음으로 많은 동생들과 촬영했다. 2학년 5반 학생으로 출연하는 대부분 배우가 많게는 아홉 살까지 차이가 났고, 거의 신인이었다. 그녀는 “걱정·부담·책임감이 엄청나게 있었다. 막상 현장에 왔더니 제가 할 게 별로 없더라. 다들 너무 열심히 잘해줘서 힘을 냈다”고 배우들 중 맏언니로서 느꼈던 점을 전했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 중 백하린 역의 장다아를 빼놓을 수 없다. 김지연은 장다아에 대해 “그 친구 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동공이 되게 크고 예쁘다. 그런데 그 눈과 얼굴에 안 어울리게 살벌한 대사를 하니까 백하린 캐릭터가 더 극대화된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지연은 최근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한 기준이 바뀌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저랑 비슷하고 닮은 캐릭터들을 했고, 그런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요즘은 저랑 전혀 다른 결을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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