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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길에 찾아뵌 어머니…곧 숨 넘어갈 듯한 모습에 눈물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51> 병신년(1596년) 윤8월 7일~9월 10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선일회계법인 고문
  •  |   입력 : 2024-04-07 18:41:3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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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수행 전 어머니 만나 위로
- 체찰사 함께 나주·순천 등 방문
- 지역 방비대책 점검·민심 청취
- 지방유생, 직접 민원 전하기도

윤8월7일[9월28일] 맑음.

경남 남해군 고현면에 자리한 이순신바다공원에서 관람객이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 관한 전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아산의 종 백시(白是)가 들어왔다. 가을보리는 소출이 43섬이요, 봄보리는 소출이 35섬이요, 쌀은 전부 12섬 4말이요, 또 7섬 10말이 나고 또 4섬이 났다고 한다. 이날 늦게 나가 여러 소지(所志)들을 처결했다.

※이순신은 어릴 땐 가난했지만 서울에서 아산으로 이사하고 결혼한 이후엔 그 어머니의 노력 등에 힘입어 이때에는 여러 명 노비와 적지 않은 농지를 보유했던 것 같다.

윤8월8일[9월29일] 맑음.

식후에 활터 사청으로 가서 말 달리고 활 쏘는 것을 구경했다. 광양현감(이함림)과 고성현령(조응도)이 시험관(試官)으로 들어왔다. 하천수가 진주에서 돌아왔다. 아병(수하 병졸을 말함) 임정로가 휴가를 받아 나갔다. 이날 밤에도 땀을 내었다.

윤8월9일[9월30일] 맑음.

아침에 광양현감이 교서에 숙배했다. 조카 봉, 아들 회 및 김대복도 역시 그 교서에 함께 숙배했다. 그리고 같이들 이야기했다. 이날 밤 우수사와 경상수사가 와서 이야기했다.

윤8월10일[10월1일] 맑음.

새벽에 과장(科場)을 열고 초시를 보기 시작했다. 면이 쏜 것은 모두 55보(步), 봉이 쏜 것은 모두 35보, 해가 쏜 것은 모두 30보, 회가 쏜 것은 모두 35보, 완이 쏜 것은 모두 25보라고 했다. 진무성이 쏜 것은 모두 55보로 합격점을 얻었다. 저녁에 우수사, 경상수사, 조방장 배흥립이 같이 와서 이야기하다 밤 열 시쯤에 헤어져 돌아갔다.

윤8월11일[10월2일] 맑음.

체찰사와 함께 출장 가기 위해 진중을 떠나 당포에 도착했다. 초저녁에 체찰사에게서 탐인(探人)이 돌아와 체찰사는 14일에 떠난다고 알려주었다.

※무과 과거시험을 끝낸 후 체찰사와 함께 출장길에 오른다. 체찰사 출발일보다 며칠 전 출발하는 것은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윤8월12일[10월3일] 맑음.

종일 노를 바삐 저어 밤 열 시쯤에 어머니 앞에 이르렀다. 흰 머리카락이 부수수한 채 나를 보고 놀라 일어나시는데 곧 숨이 넘어갈 듯한 모습이라 며칠을 보전하시기가 어려워 보였다. 눈물을 머금고 서로 붙들고 앉아 밤새도록 위로하여 그 마음을 풀어드렸다.

윤8월13일[10월4일] 맑음.

아침진지를 곁에서 모시고 드시게 하니 기뻐하시는 빛이 가득했다. 늦게 하직인사를 여쭙고 여수 본영으로 왔다가 오후 여섯 시쯤 작은 배를 타고 밤새도록 노를 바삐 저었다. (체찰사가 14일 떠나므로 거기에 맞추기 위해서다.)

윤8월14일[10월5일] 맑음.

새벽에 두치(豆恥)에 이르니, 체찰사(이원익)와 부체찰사(한효순)가 어제 벌써 도착하여 하루를 잤다고 했다. 약속장소에 대려고 서둘러 가다가 진주 소촌의 찰방(이시경)을 만났다. 일찍 광양현에 도착했는데 지나온 지역이 하나같이 쑥대밭이 되어 그 참상을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었다. 임시로나마 전선 정비하는 것을 면제해 주어 군사와 백성의 마음을 위로해 주어야겠다.

윤8월15일[10월6일] 맑음.

일찍 떠나 순천에 이르니 체찰사 일행이 순천부 청사에 들어갔다고 하기에 나는 정사준의 집에서 묵었다. 전라순찰사(박홍로)가 와서 함께 이야기했다. 저녁에 들으니 아이들(아들과 조카)이 초시에 뽑혔다고 한다.

윤8월16일[10월7일] 맑음.

이날도 계속해 정사준의 집에서 묵었다.

윤8월17일[10월8일] 맑음.

체찰사와 함께 늦게 낙안으로 가는데, 그 고을에 이르니 이호문과 이지남이 보러 왔다. 백성에게 폐단이 된다고 진정하는 사안은 모두 연안 고을의 수군 징집에 관계된 일이었다.

윤8월18일[10월9일] 맑음.

일찍 출발하여 양강역(陽江驛, 고흥군 남양리 길목)에 도착했다. 종사관 김용(金涌)은 그곳에서 서울로 올라갔다. 점심을 먹고나서 산성으로 올라가 멀리 바라보며 체찰사에게 각 포구와 여러 섬을 손가락으로 짚어 보이고 그 길로 흥양(고흥)으로 향했다. 저물 무렵에 흥양현에 이르러 향소청(鄕所廳)에서 묵었다. 어두워서 이지화가 거문고를 가지고 오고, 영(英)도 보러 와 밤새 이야기했다.

윤8월19일[10월10일] 맑음.

흥양을 떠나서 녹도로 향하여 가는 길에 도양의 둔전(屯田)을 살펴보았다. 체찰사의 얼굴에 기뻐하는 빛이 역력했다. 녹도에 도착해 잤다.

윤8월20일[10월11일] 맑음.

일찍 떠나 배를 탔다. 체찰사·부찰사와 함께 앉아 종일 군사일을 이야기했다. 늦게 백사정(白沙汀)에 이르러 점심을 먹은 뒤에 그 길로 장흥부에 도착했다. 나는 관청의 동헌에서 잤다. 김응남이 보러 왔다.

윤8월21일[10월12일] 맑음.

그대로 그곳에서 묵었다. 정경달이 보러 왔다.

윤8월22일[10월13일] 맑음.

늦게 병영(전남 강진군 병영면)에 도착했다. 병사(원균, 이 해 8월에 충청병사에서 전라병사로 제수됨)와 서로 만나 밤이 되기까지 이야기했다.

윤8월23일[10월14일] 맑음.

윤8월24일[10월15일]

아침에 부체찰사(한효순)와 같이 가리포(완도군 군내리)로 갔더니 우우후 이정충이 먼저 와 있었다. 완도 남망산에 같이 올라가니 적이 다니는 좌우의 길과 여러 섬을 역력히 헤아릴 수 있었다. 참으로 한 도(道)의 요충지이다. 그러나 이곳은 형세가 지극히 외롭고 위태롭기 때문에 부득이 이진(해남군 북평면 이진리)에 합친 것이다. 병영으로 돌아왔다. 원균이 한 흉악한 일은 기록하지 않는다.

윤8월25일[10월16일]

일찍 떠나 이진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 곧 해남으로 떠났다. 도중에 술을 갖고 온 김경록을 만났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횃불을 들고 쉬지 않고 갔다. 밤 10시경에야 해남현에 도착했다.

윤8월26일[10월17일] 맑음.

일찍 떠나 우수영(右水營, 해남군 문내면)에 도착했다. 나는 우수영 안에 있는 태평정(太平亭)에서 자면서 우후(이정충)와 함께 이야기했다.

윤8월27일[10월18일] 맑음.

체찰사가 진도에서 영(우수영)으로 들어왔다.

윤8월28일[10월19일]

비가 조금 내렸다. 일기의 행(行)을 고쳐 바로 잡았다. 우수영에서 묵었다.

윤8월29일[10월20일]

비가 조금 내렸다. 이른 아침에 남여역(해남군 황산면 남리리)에 이르렀고, 오후에 해남현에 도착했다. 소국진을 본영(여수)으로 보냈다.



▶병신년(1596년) 9월

출장은 계속된다. 나주 무안 함평 영광 장성 광주 순천 등지로 가 지방관을 만나 방비할 대책을 점검하고 민심도 직접 듣는다. 선거이 병사도 만난다. 이 여행을 통해 그는 민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스타가 되어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출장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또 어머님을 뵙는다. 살아서는 마지막 만남이다.



9월1일[10월21일]

잠시 비가 내렸다. 새벽에 망궐례를 올렸다. 일찍 출발하여 석제원(강진군 성전면 원기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밤 10시경 영암에 도착하여 향사당(鄕社堂)에서 잤다. 정랑 조팽년이 보러 왔고 최숙남도 보러 왔다.

9월2일[10월22일] 맑음.

영암에서 그대로 머물렀다.

9월3일[10월23일] 맑음.

아침에 영암을 떠나 나주의 신원(新院)에서 점심을 먹고 나주판관을 불러 고을 안 사정을 물어보았다. 저물 무렵에 나주 별관에 이르렀다. 나를 보러 종 억만이 신원으로 왔다

9월4일[10월24일] 맑음.

나주에서 머물렀다. 어둘 녘 목사(이복남)가 술을 가져와 권했다. 일추도 술잔을 들어 권했다. 아침에는 체찰사와 함께 문묘(나주향교에 있는 공자를 모신 사당으로 대성전을 말함)에 가 절했다.

9월5일[10월25일] 맑음.

나주에서 머물렀다.

9월6일[10월26일] 맑음.

무안으로 먼저 가겠다고 체찰사에게 고하고 길을 떠났다. 고막원(나주군 문평면 옥당리 고막원 터)에 이르러 점심을 먹고 나니 나주감목관 나덕준이 뒤쫓아와서 만났다. 이야기하는 중에 강개한 일이 많았다. 그와 오랫동안 이야기하다가 저물어 무안에 도착해 거기서 잤다.

9월7일[10월27일] 맑음.

감목관 나덕준 및 무안현감(남언상)과 함께 민간에 폐단 되는 일에 관해 한참 의논했다. 얼마 후 정대청이 들어왔다고 하므로 그를 청하여 같이 앉아 이야기했다. 늦게 떠나 다경포(무안군 망운면 성내리)에 이르러 영광군수(김상준)와 함께 밤 10시까지 이야기했다.

9월8일[10월28일] 맑음.

조반(早飯)에 고기반찬을 놓았으나 나라 제삿날(세조의 제사)이라 먹지 않았다. 다시 반찬을 만들어 아침을 먹은 뒤 길에 올라 감목관 있는 곳에 가니 감목관과 영광군수가 함께 있었다. 국화 만발한 들 속에서 술 두어 잔을 마셨다. 저물녘에 동산원에 도착해 말에 여물을 먹이고 재촉하여 임치진(해제면 임수리)에 이르니, 이공헌(이영)의 8살 먹은 딸아이가 그 사촌의 여자종 수경과 함께 보러 왔다. 공헌을 생각하니 참담한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다. 수경은 길에 버려진 아이인데, 이염(이영의 사촌)이 데려다가 기른 아이다.

9월9일[10월29일] 맑음.

일찍 일어나서 임치첨사 홍견을 불러 적을 방비할 대책을 물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뒷성(봉대산성)으로 올라가 형세를 살펴보고 동산원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은 뒤 함평현에 도착했는데 오는 도중에 한여경을 만났으나 말 위에서 서로 보기가 거북해서 현(함평)으로 들어오라고 일렀다. 함평현감은 경차관의 직책을 지고 다른 지방으로 나갔다고 한다. 김억창도 함께 함평으로 왔다.

9월10일[10월30일] 맑음.

몸도 고단하고 말도 피곤할 것 같아 함평에 머물러 잤다. 아침식사 하기 전에 무안의 정대청이 왔기에 함께 이야기했다. 고을 유생도 많이 들어와 고을의 폐단을 이야기했다. 저녁에 도사(都事)가 와서 이야기 나누다 밤 10시경에 헤어졌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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