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지켰던 AID 아파트의 흔적을 되새기는 전시가 마련된다. 재개발 광풍 속에서 공간과 기억의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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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박정화가 포착한 오래전 AID 아파트 모습 가운데 하나다. 박정화 제공 |
부산 동구 갤러리 수정에서는 오는 21일까지 박정화 사진전 ‘에이아이디 아파트’가 열린다. AID아파트는 1975년 미국 대외 원조 담당 부서 국제개발처(AID) 차관으로 지어진 대단지(2060세대) 아파트다. 2000년대 들어 탁월한 입지조건 등으로 재건축 시장 ‘대어’로 꼽히면서 지난 2012년 철거 후 재건축됐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작가는 AID아파트 철거가 임박했던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아파트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민이 있었던 시절 삶의 흔적부터 이주가 끝난 직후 한동안 폐허가 된 모습까지 덤덤하게 훑는다. 흑백 사진 속 AID아파트의 모습은 당시 거주민이 아니었더라도 ‘저 시절 아파트는 저랬지’라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공간의 힘’은 전시 장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동구 갤러리 수정이 위치한 수정 아파트는 1960년대 지어진 곳으로, 기억이 남아있는 공간의 소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박정화 작가는 “당시 살던 집 근처여서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AID아파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공간의 장소성이라는 점에서 AID아파트와 갤러리 수정은 통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