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원 9dimension이란 이름으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서필교를 처음 만난 곳은 경성대 앞 오래된 라이브 펍 무대 위였다. 뮤지션의 아지트 같은 곳이라 종종 예고 없이 즉흥무대가 펼쳐졌다. 말수가 적었던 그는 당시 LAbridge라는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적당히 편안했고, 함께 연주하는 이가 누구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연주를 하는 서필교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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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차원 9dimension 싱글 ‘The Ocean’ |
이후 랩퍼 정불타와 함께 ‘정불타와 일세션스’ ‘불타는 구차원’이란 팀의 멤버로 활동했고 ‘구차원’이란 프로젝트로 여러 뮤지션과 콜라보를 시도하며 인디댄스를 플레이하는 DJ 활동도 병행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던 구차원이 지난달 16일 3곡이 담긴 싱글 ‘The Ocean’을 발표했다.
얼마 전 마주친 구차원은 독일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외관부터 많이 변해있었다. 말끔하게 삭발하고 수염을 기른 구차원은 어쩐지 범상치 않은 대가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잔뜩 기대감을 안고 들어 본 ‘The Ocean’ 역시 범상치 않았다. 앨범 아트워크엔 석정민 작가, 드럼에 김비오, 색소폰에 마상영, 베이스에 박재한이 함께했다.
첫 곡 ‘Hideout’은 팬데믹 시절 무대를 잃은 음악 동료들과 함께 술과 음악을 나누며 버티던 순간이 마치 옛날 레지스탕스 모임 같다는 상상으로 만든 곡이다. 정불타의 묵직한 랩이 빛을 발한다. 두 번째 곡 ‘The Ocean’은 광안리로 이사 후 바다를 관찰하다 유난히 거칠게 파도 치는 밤 영감을 받았다. 안개처럼 몽환적인 보컬은 구차원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으로 만나 동료가 된 MISA다. 마지막 곡 ‘Are We Dreaming’은 꿈처럼 느껴지던 독일여행의 여운을 슬라이드 기타 연주로 담았고 오래된 성당의 종소리를 녹음해 샘플링했다.
밴드기린의 보컬 윤혜린과 콜라보를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연주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 한다. 엠비언트 뮤직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그는 새 싱글 ‘The Ocean’에서 기타를 붓 삼아 기억 속에 남은 풍경을 생생히 그려내는 데 집중하는 듯하다. 다소 낯선 그림이지만 들을 때마다 다르다. 구차원이란 뮤지션이, 그가 그려낼 음악들이 다시 또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