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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바다를 청소했습니다, 예술이 됐습니다

부산문화재단 ‘비치코밍 아트’전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4-28 19:39:4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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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日시민 쓰레기 줍기 행사 일환
- 동행한 시각예술 분야 일곱 작가
- 해변 쓰레기 예술작품 변신 시켜
- 환경 파괴에 따끔한 경고 메시지

전시장에 들어섰다. 두 번 놀랐다. 작품 재료 대부분이 이른바 ‘쓰레기’여서 한 번 놀랐고, 그 쓰레기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해 보는 이에게 메시지를 건네기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백승희 작가 ‘풍해(風海)’. 바다에 버린 쓰레기로 작품을 만들어 생태·생명 위기를 일깨운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다음 달 31일까지 부산 중구 동광동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2024 기후 위기 탄소중립 with 비치코밍 아트’는 바닷가에서 수거한 쓰레기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부산문화재단은 지난달 일본 대마도에서 한일 양국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비치코밍 행사를 열었다. 비치코밍이란 해변(beach)과 빗질(combing)의 합성어로 해변에서 빗질을 하듯 바다 쓰레기를 줍는 것을 말한다. 부산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을 통해 환경 문제에 접근하고자 2021년부터 비치코밍 행사를 열고 있다. 부산지역 해변에서 시작해 이듬해 부산 울산 경남으로 범위를 넓혔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한일해협을 공유하는 일본과 협업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7명의 시각예술 분야 작가가 처음부터 동행했다. 이들은 대마도 해변에서 주운 플라스틱병과 뚜껑, 유리병, 나뭇조각, 버려진 그물 등을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는 옮기는 역할을 맡아 작업했다. 예술이 사회와 만나 절실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점이 인상 깊다.

이정숙 작가 ‘바다에 생명을’. 부산문화재단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정숙 작가의 ‘바다에 생명을’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닥종이 공예로 비치코밍 현장을 전시장에 그대로 재현했다. 작품에 사용한 쓰레기는 실제 대마도에서 공수한 쓰레기로, 현장 분위기가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비치코밍 현장을 덤덤하게 담은 현정범 작가의 사진 작품을 통해서는 마치 현장을 함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모상미 유란희 박미선 작가는 ‘대마도에서 온 시그널’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내놨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쓰인 수십 개의 병뚜껑, 플라스틱 바구니, 버려진 그물은 색과 빛을 입은 물고기로 변신했다. 따뜻하게 반짝이는 색색의 물고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해변 쓰레기 투기 위험성을 준엄하게 경고한다.

조현심 작가는 바다생물 듀공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행복하게 살고 있던 듀공 ‘만티’가 해양 쓰레기에 몸살을 앓는 과정과 아픔을 담은 설치 작품이다. 실제로 듀공 뱃속에는 현장에서 수거한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데, 뱃속에서 흘러나온 쓰레기가 사실감을 더한다.

조현심 작가 작품 ‘깊은 바다 만티 듀공 이야기’. 부산문화재단 제공
백승희 작가는 대마도 해안에서 수거한 한국어가 쓰여진 음료수 캔으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대마도 섬을 형상화했으며, 백보림 작가는 해양 쓰레기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봄으로써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린다.

송현 작가는 대마도 현지 건물 모형을 상자 모양으로 제작해 쓰레기를 가득 채워 한일 두 나라에서 버려진 뒤 떠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대마도를 빗대어 표현했다.

더불어 전시장에서는 지난 4년 동안 부산문화재단이 진행해 온 비치코밍 기록 영상도 만날 수 있다. 문화재단은 오는 9월에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한국과 일본 시민 200여 명과 함께 비치코밍 행사를 이어가며, 내년에는 대만 등 동남아로 활동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는 “앞으로도 비치코밍 아트 사업을 통해 기후변화 심각성을 알리고 탄소중립 생활화를 강조할 계획”이라며 “문화예술을 매개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참여 예술을 확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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