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유품에 담긴 사랑 이야기
할머니의 야구공- 전리오 장편소설 /초봄책방 /1만8500원
야구공을 소재로 한 전리오 작가의 장편소설. 할머니의 유품인 야구공에 담긴 사랑 이야기이다. 이 공은 1940년대 일본 여름 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공인구였다.
다큐 채널 PD인 손녀 윤경은 야구공의 숨은 사연을 좇기 위해 ‘식민지 조선의 야구 소년들’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부산-오사카-도쿄를 잇는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떠난다. 윤경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 오우치 히데오, 즉 조선인 서영웅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일 간 외교 단절로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서영웅은 할머니가 평생 그리워한 사랑이었다.
# 과학적 성취의 어두운 이면
과학 잔혹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2만5000원
과학자나 의사는 대개 논리적이며 합리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렇지만 역사를 들여다보면 도덕성에 어긋나는 일이나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과학사에서 갈등과 드라마를 포착해 온 작가 샘 킨이 과학적 성취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다. 초창기 해부학자들은 시신 도굴꾼과 거래했으며, 토머스 에디슨은 개와 말을 전기고문했다. 저체온증인 사람을 소생시키는 방법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나치 독일의 생체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전부다. 윤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과학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책.
# 직물로 파헤쳐 보는 인류 역사
패브릭- 버지니아 포스트렐 지음 /이유림 옮김 /민음사 /2만2000원
땀을 흡수하는 티셔츠, 놀라운 신축성의 요가 바지. 우리는 이런 기능을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기능성 직물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잘 모른다. 이 책은 인류 역사 전반의 혁신 무역 등을 직물이라는 렌즈로 살펴본다. 문명이라는 구조(fabric)에 새겨진 직물의 이야기를 파헤쳐 공동의 경험과 기억으로 끌어올린다. 농경 바퀴 문자만큼 직물도 문명 탄생의 주역이다. 네안데르탈인의 식물 섬유에서 실크로드 청바지 섬유 배터리까지 기능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문명을 엮어 낸 인간의 독창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쇠락하는 경제대국 日 생존법
한 걸음 뒤의 세상- 우치다 타츠루 외 지음 /박우현 옮김 /이숲 /1만8000원
일본 사회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철학자·사상가 우치다 타츠루를 비롯해 일본 사회 지성 16인이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을 말한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문제가 겹치고, 한국과 중국의 약진으로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쇠락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후퇴론’은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후퇴하자’는 말이 아니다.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문제 발생 원인과 다양한 해법 가능성을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꽃詩·꽃말·꽃그림 담은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박노식 시화집 /김상연 그림 /달아실 /1만2000원
2015년 쉰셋 나이에 ‘유심’ 신인상으로 등단한 박노식 시인의 시화집이다. 등단한 뒤 시집 다섯 권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는 광주공고 재학 중에 5명의 벗과 시 동아리 ‘청년’을 결성하고 동인지 ‘사랑’을 발간한 문학청년이었다.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해 왔다.
시집에 수록된 37편의 시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고,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을 곁들였다. 꽃詩 꽃말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시화집이다.
# 기후 위기로 직장을 잃었다?
기후 변화가 불평등을 만든다고?- 오은숙 글 /문대웅 그림 /썬더키즈 /1만3500원
산업혁명과 경제 성장이 가져다 준 물질적 풍요 뒤에는 기후위기라는 재앙이 있다. 화석 연료를 태우며 경제 성장을 주도한 선진 경제 대국의 책임이 크지만, 막상 피해를 크게 보는 나라는 아프리카나 남태평양에 있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이 책에는 기후 난민, 주거 취약 계층, 생계를 위협받는 농민, 잦은 기상 이변으로 고통받는 장애인, 기후 위기로 직장을 잃은 많은 노동자, 미래를 빼앗긴 미래 세대까지 기후 위기로 불평등을 겪는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어린이도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 “아빠,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요”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그림책 /미디어창비 /1만6000원
장애인 아빠와 딸의 대화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인 홍나리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을 담았다. 아빠는 딸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 하지만, 딸은 ‘아빠는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랑하게 답한다. 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빠가 해줄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아빠와 함께하는 것이다. 2017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에 선정되고, 미국 싱가포르 독일 스웨덴에서 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환영받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