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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에 바닷물 끌어 올리던 기구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25> 자아올린 바닷물에서 하얀 소금꽃 피다- 무자위

  • 유연미 국립해양박물관 교육문화팀 학예사
  •  |   입력 : 2024-05-22 17:50:51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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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자새’‘수차’라 불리기도
- 매우 힘든 작업… 양수기가 대체

‘물을 자아올린다’라는 순우리말 뜻을 풀이할 수 있는 ‘무자위(사진)’는 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기구로, 바닷물로 소금을 만드는 염전이나 메마른 논에 물을 댈 때 사용되었다. 지역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여 ‘무자새’ ‘자새’ ‘물자새’ ‘수리차’ ‘수차’ 등이 모두 무자위를 일컫는 말이다. 물레방아와 그 생김새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기구이다. 물레방아가 떨어지는 물의 힘을 이용하여 방아를 돌리는 반면, 무자위는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돌며 낮은 곳의 물을 끌어올리고 원하는 곳으로 물을 보낸다.
무자위를 염전에서 사용할 때는 아랫부분을 물에 잠기게 설치하고 염전 인부가 올라서 날개를 밟아 바퀴를 돌리며 물을 밀어 올린다.

가짜와 진짜를 찾아 구분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자위’의 이름을 거꾸로 ‘위자무’로 바꾸어 네팔 부족의 전통 운동기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발로 기구를 밟는 수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근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그럴듯한 설명까지 덧붙여서 방송되었다. 물론 이러한 소개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들을 속이기 위해 잘 짜여진 가짜였다. 하지만 무자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보다 더 힘들고 고단한 품이 들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무자위를 운용하는 것은 상당히 힘에 부치는 작업이어서 30분 이상은 하기 어려웠다고 하며, 한 사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 두 사람 이상이 번갈아 가면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요즘도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무자위를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기계의 힘을 빌리는 양수기로 대체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염전에 ‘자아올려진’ 바닷물은 자연 증발식 천일 제염을 만드는 데 쓰였다. 천일 제염은 소금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하여 사람들이 귀한 소금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국립해양박물관 3층 해양관에서는 무자위와 함께 전시실 벽의 영상 자료를 통해 염전 인부의 움직임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온 우리 선조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해양민속 유물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삶에 꼭 필요한 하얀 꽃, 소금. 이 소금을 만들어 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무자위를 박물관에서 직접 보면서 그 쓰임새를 상상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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