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보전·도시미·생명감·보건…
- 한마디로 정의 어려운 ‘어메니티’
- 생태·환경의 원리·과제 등 담아
- 수영강 친수공원화 성과 조명도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는 바지런하게 끊임없이 생태·생명·환경을 살리자는 의제를 제기하는 언론인 출신 학자이다. 그가 최근 펴낸 저서 ‘살맛나는 세상, 어메니티 도시 만들기’의 책날개에 실은 정보를 참고하면 김 교수가 지은 책은 단독 저서 11권, 공저 2권, 옮긴 책 5권에 이른다. 기자 출신답게 현장감 넘치는 저서도 있고. 진중하고 깊은 학술 차원의 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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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당시 부산과학교사모임을 이끈 김옥자 교사가 유아환경교육프로그램을 회원에게 설명하는 모습. 이들 과학교사 모임의 활동은 어메니티 관점에서 부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국제신문 DB |
‘재난의 정치경제학-코로나시대 대안 찾기’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다시 읽기’ ‘원자력발전의 사회적 비용’ ‘신재생에너지의 이해’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 등은 단독 저서이다.
‘공해의 역사를 말한다-전후 일본공해사론’ ‘안전신화의 붕괴-후쿠시마원전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는가’ 등은 묵직한 번역서이다.
그의 저서 ‘어메니티 눈으로 본 일본’과 역서 ‘어메니티-환경을 넘어서는 실천사상’은 특별히 짚을 필요가 있다. 바로 ‘어메니티’ 때문이다. 저자는 어메니티 개념을 한국과 부산에 알리고 적용해, 지역에 생태·생명·환경의 원리·기운이 자리 잡고 번지게 한 선구자이다. 우선 어메니티(Amenity)부터 살피고 가자. 여기서 어메니티는 호텔과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주는 샴푸와 향수를 말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어메니티라는 말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참 난감하다. 환경보전, 쾌적환경, 쾌적성, 종합쾌적성, 생활환경의 질, 도시미, 역사미, 활력, 생기, 생명감, 보건, 향토의자부심, 좋은 인간관계, 매너, 지구애, 공생, 더불어 기뻐함…. 무려 80여 개나 된다. 그래서 이걸 굳이 한글로 하자면 ‘종합쾌적성’이라고나 할까.”(80쪽)
이 대목을 읽으며, 문화도시라는 말을 떠올렸다. 문화라는 말은 뜻이 넓다. 어딘지 막연한 느낌도 든다. 동시에 문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삶에 문화가 스며 있지 않다면, 좋은 삶이 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문화도시란 좋은 도시를 뜻한다. 어메니티는 이 ‘문화’ 자리에 생명·생태·환경의 원리와 내용을 훨씬 풍성하고 강하게 접목하는 방식과 철학으로 다가온다. “근대(근대성)가 잃어버린 진·선·미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어메니티다.”(26쪽)
김해창 저자가 이번에 펴낸 ‘살맛나는 세상, 어메니티 도시 만들기’의 큰 장점은 “이 책 한 권이면 당신은 어메니티와 무척 친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책에서 어메니티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펼쳐 보인다. 유래, 역사, 외국 사례, 학술 연구, 법과 규정, 과제, 그리고 부산과 한국의 상황까지. 특히 부산과 한국의 어메니티 운동 사례와 성과, 한계와 과정을 담은 대목이 흥미롭고 인상 깊다.
‘어메니티 개념은 주로 일본에서 학문화’(20쪽)됐는데, 이를 처음 부산(한국)에 소개하고 실천한 김승환 동아대 명예교수의 활약과 노력은 뜻깊다. 일본 츠쿠바대학 유학 시절 어메니티를 접하고 1987년 어메니티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생태·환경 관점에서 도시의 ‘종합쾌적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이 책에는 이미 1995년 ‘수영강 르네상스 2010-수영강의 친수공원화’ 보고서를 통해 해운대 센텀시티 인근 강변고속도로를 지하화하자고 제안하는 등 김 명예교수와 동료의 앞선 활동 성과가 많다.
전국과학교사협회를 이끌며 ‘한국 과학교사의 대모’로 활약한 김옥자 박사, 임재택 부산대 명예교수의 생태유아교육공동체 운동, 조점동 전 기러기문화원 원장의 경남 밀양 활동…. 부산이 어메니티 운동의 중요한 근거지였음을 배운 것도 이 책이 준 보람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