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칸영화제 수상작은 재미 없는 웰메이드? 다 옛말이죠

제77회 황금종려상 ‘아노라’, 현지 뜨거운 반응 흥행 예고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06-02 18:56:56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작품성·재미 겸비한 알짜영화
- 위기맞은 장편영화계 새 활로

‘영화제 수상작은 재미없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봉준호)을 포함해 최근 수년간 칸영화제 수상작들이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그간 ‘예술성 강한 영화’를 선택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칸영화제의 이 같은 변화는, 팬데믹 이후 위기를 맞은 영화산업에서 극장용 장편영화의 건재함을 증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숀 베이커 감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77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아노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폐막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은 ‘아노라’(숀 베이커)가 차지했다. 젊은 여성 스트리퍼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현지에서도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작품이다. 전 세계 영화매체의 평점을 바탕으로 매일 칸영화제 상영작의 별점을 매기는 스크린데일리는 높은 점수인 3.3점(4점 만점)을 줬다. 칸영화제에만 스물세 번째 참여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티켓이 없어 보지 못한 영화다. 상영 시간에 극장 앞에서 ‘노쇼’를 기다린 대기줄도 이례적으로 무척 길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관계자 다수는 ‘아노라’가 추후 극장 개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간 칸영화제 수상작은 “작가주의와 예술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극장 개봉에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다. 흥행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사례들은 ▷펄프픽션(쿠엔틴 타란티노, 1994·2억1400만 달러) ▷피아니스트 (로만 폴란스키, 2002·120억 달러) ▷트리 오프 라이프(테런스 맬릭, 2011·6100만 달러) 등 대체로 10여 년 이전에 머물러 있다.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아니지만 역대 칸영화제 상영작 중 최장 기립박수 1위(22분)를 기록한 ‘판의 미로’(기예르모 델 토로, 2006)는 판타지와 공포라는 마니악한 주제로 흥행 면에서 나라별로 다른 경향을 보였다. 이 분야 2위(20분)인 ‘화씨 9/11’(마이클 무어, 2004)은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글로벌 흥행 2위(2억2240만 달러가량)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왼쪽)과 ‘어느 가족’. CJ엔터테인먼트·가가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이 흐름은 2018·2019년 각각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과 ‘기생충’(봉준호)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특히 ‘기생충’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물론,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2억7000만 달러가량을 벌어들이며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수익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축제가 열리지 못한 2020년 이후에도 수상작의 흥행은 이어졌다. ▷2021년 최대 화제작이자 해외 영화제를 휩쓴 ‘티탄’(줄리아 뒤크루노) ▷마블 시리즈 등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국내 관객 5만 명을 동원하며 이례적 장기 상영 기록을 세운 ‘슬픔의 삼각형’(루벨 외스툴룬드, 2022) ▷팬데믹 이후 프랑스 영화에서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두고 국내에서 각본집까지 발매된 ‘추락의 해부’(쥐스틴 트리에, 2023) 등이다.

전문가들은 영화제 수상작들의 흥행 행진이 팬데믹 이후 위기에 빠진 극장용 장편 영화를 구원하는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제 출품작은 상업영화보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고, 다양한 영화적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작자 입장에서는 영화제를 통해 영화문화 다양성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출품 편수는 줄고 있지만 영화제도 그만큼 작품성과 재미를 겸비한 ‘알짜 영화’를 발굴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이 칸영화제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뜻깊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가 제안한 패러다임이 다른 영화제와 영화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는 영화 관련 정부 예산이 축소돼 ‘제작 텃밭’마저 더욱 황폐해진 상황이다. 한 영화산업 전문가는 “칸영화제나 부산국제영화제(BIFF) 등 영화제에서 보석 같은 영화들을 발굴하고, 그 작품들이 흥행하는 선 순환의 길이 열렸다고 본다”며 “한국도 영화제·극장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장편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5. 5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6. 6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7. 7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8. 8한신공영,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건설 사업자로 사실상 낙점돼
  9. 9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10. 10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제17회 부산고등어축제, 10월 30일 송도해수욕장에서 개막
  9. 9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10. 10“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4. 4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7. 7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0. 10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