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돌보는 사람 이었던 엄마, 스스로를 챙기며 달라져”

‘다섯번째 방’ 연출 전찬영 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6-03 19:36:3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경성대 출신 탄탄필름 설립 영화인
- 시댁살이 30년차 ‘독립선언’ 담아
- 가족 내밀한 모습 촬영에 어려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가 있다. 특히 내밀한 사정이 담긴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집안이나 하나쯤 말 못 할 사연이 있기 마련이고, 들어보면 누구나 비슷한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밖으로 내뱉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감하게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들이 민 딸이 있다.

전찬영 감독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족의 내밀한 모습을 용기 있게 카메라에 담아 공감을 이끌어냈다. 씨네소파 제공
바로 시댁살이 30년 차, 생애 첫 독립을 선언한 어머니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섯 번째 방’(5일 개봉)을 연출한 전찬영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대구 출신인 전 감독은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탄탄필름을 설립한 부산 영화인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 방’은 지난해 EBS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시청자 관객상,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 부산독립영화제 대상·관객심사단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 감독은 “평소 엄마가 ‘날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라고 항상 하시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다 보면 엄마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다섯 번째 방’을 떠올리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렇게 3대가 사는 집에서 시댁살이 30년 차로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한 어머니와 이와 반대로 같은 세월 ‘마이웨이’로 살아온 아버지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부모님과 가족을 촬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구에서 상담 연구소를 운영하는 상담사이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가정폭력 예방 강사인 어머니의 경우 가부장제의 폐해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이 공개됐을 때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전 감독은 “처음에는 엄마가 영화 자체를 별로 반기지 않으셨다. 그럼에도 제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 인정 해주셨다. 개봉을 앞둔 지금도 염려는 여전히 있으신데 공개되고 나오는 반응에 대해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려고 한다”고 영화 개봉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걱정되긴 마찬가지. 가부장적인 일상의 모습이나 외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보여주는 모습 등에서 부정적인 면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한 영화제에 아버지가 오셔서 영화를 보셨다. 관객과의 대화 때 나오셔서 인사도 하셨는데,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고 하시더라. 좀 가볍게 받아들이시려고 하시는 것 같다”며 촬영을 허락해 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촬영 도중에는 가족의 일원이면서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두 가지의 역할이 충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가족 간 불화가 있을 때 카메라를 들어야 했던 경우다. 전 감독은 “가족들과 가부장적 분위기의 불편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저는 카메라를 들어야 했다. 그것이 동생들 눈에는 많이 불편하게 느껴진 것 같다”며 가족의 어두운 모습을 담아야 하는 감독이 됐을 때가 가장 힘들었음을 전했다.

‘다섯 번째 방’은 어머니가 자신만의 공간을 구해 독립하면서 끝을 맺는다. 전 감독은 “엄마는 항상 다른 가족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독립하면서 자신을 돌봐야 하는 상황을 낯설어하셨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그리고 “남녀를 떠난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는 것이 삶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를 촬영하면서 깨달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4. 4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5. 5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6. 6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0. 10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7. 7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8. 8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9. 9전국 지자체 63곳, 미래기금 관련 지방교부세 축소에 우려 및 반대
  10. 10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3. 3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4. 4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5. 5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6. 6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9. 9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0. 10주가지수- 2026년 9월 29일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8. 8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9. 9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순항…도남권역 민자유치 속도전
  10. 10[신통이의 신문 읽기] 친근해진 ‘부캉이’…캐릭터로 그려볼까요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8. 8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9. 9‘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부산의 기사식당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9일 (음 8월 1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