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꽃 군락 아래 납작 엎딘 제비꽃
핼쑥 질린 얼굴 하며 파래진 숨결 하며
괜찮다, 아무 일 없다, 벌 한 마리 빙빙 돈다
얼마나 외롭고 기가 죽으면 핼쑥 질린 얼굴에 숨결조차 파래질까? 꽃분홍 군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뭇시선을 잡아끄는 철쭉꽃무리 아래 피어난 제비꽃의 아픔이 절로 느껴진다. 비스듬히 퍼진 줄기 사이로 달린 몇 송이 자그마한 푸른 보라색 제비꽃. 존재 자체로 예쁜 꽃이건만 크고 많은 무리에 속하지 못한 소수의 작은 무리가 느낄 소외감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뿐만 아니다. 시인은 벌이 되어 괜찮다고, 아무 일 없다고 대상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역할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