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연작·대작 레퍼토리 공들여
- 27일 선보이는 ‘베르디 레퀴엠’
- 시향 등 협연 170명 무대 올라
부산에는 시민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립예술단체가 7개(상임단체 5개·비상임단체 2개) 있다. 하지만 부산시립교향악단 등 일부 예술단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13일 국제신문은 그런 가운데서도 부임 4년 6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부산시립합창단만의 소리를 완성한 이기선 예술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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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선 부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
이 예술감독은 “2019년 부임하자마자 부산시립합창단의 소리를 바꾸려 노력했다. 단원마다 다른 선생님에게 솔로이스트로 키워지는 경우가 많아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기 어려웠다”며 “‘힘이 있으면서도 윤택한, 블렌딩이 잘 되는 합창단’을 만들고 싶었다. 소리를 내는 발성법부터 교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대규모 곡을 소화할 때와 가요를 공연할 때 소리를 각각 알맞게 소화할 수 있는 합창단이 됐다. 외부에서도 전혀 다른 합창단이 됐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예술감독은 올해 레퍼토리를 구성하며 초연 작품이나 대규모 합창 작품을 기획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립합창단이 지역의 합창단에게 자극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연곡이나 대규모 작품을 제공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느꼈다”며 “우리나라엔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모두 겸할 수 있는 인재가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두 성격의 단체를 지휘하는 데 능숙하다 보니 대작이라 불리는 작품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기획한 ‘대작’ 중 하나로 부산시립합창단은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193회 정기연주회 ‘베르디 레퀴엠’을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에서는 부산시향이 연주하고, 부산시립합창단과 창원시립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소프라노 나유선, 메조소프라노 양송이, 테너 박승주 등이 협연한다. 170여 명이 무대에 오르는 규모가 큰 작품이다.
이 예술감독은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시기에 맞춰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곡을 준비했다”며 “레퀴엠은 ‘위령미사’로 죽은 이를 위해 거행되는 미사다. 그중 베르디의 레퀴엠은 모차르트와 브람스와 함께 세계 3대 레퀴엠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 예술감독은 “부산에는 민간 등 합창단이 참 많다. 정기연주회도 활발하다. 시민이 합창에 관심이 있고, 이미 합창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는 의미”라면서 “하지만 수에 비해 교류는 적은 것 같다. 서로서로 연합하고 경쟁해 수준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립합창단 공연도 많이들 감상해달라.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더욱 진한 합창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립합창단은 1972년 시립 합창단체로는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 현재 50여 명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180여 회의 정기연주회와 600여 회의 초청 연주회 등을 진행했다. 이기선 예술감독은 1955년생으로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 및 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했다. 미국 애리조나 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12월부터 제10대 예술감독으로 역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