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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05> 사처석교비(四處石橋碑)

돌다리 설치 기록비… 동래부사와 군관들의 헌신 새겨져

  • 유현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장
  •  |   입력 : 2024-06-17 19:25:4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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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동래는 중심지 동래읍성을 기준으로 각 면(面)을 두어 행정·문화의 경계로 삼았다. 지리적으로는 북쪽에 마안산과 윤산이 자리 잡고, 서쪽에서 남쪽으로 휘감아 도는 온천천과 동쪽을 유유히 흐르는 수영강이 동래읍성을 감싸며 돌고 있었다. 따라서 동래읍성과 외곽 면을 잇기 위해서는 하천을 건널 다리가 필요했다.

부산박물관 부산관에 전시된 사처석교비. 부산박물관 제공
특히 조선 시대 동래에서는 남쪽 지역을 향한 이동량이 많아 4개 나무다리를 설치했는데, 문제는 나무라는 재질의 성격상 홍수와 하천 범람 때 안전에 취약했다는 점이다. 이에 1781년 동래 관민이 힘을 합하여 동래 남문 밖 온천천을 건너가는 나무다리 4개(사처)를 안전한 돌다리(석교)로 교체하고 그 기록을 남긴 것이 ‘사처석교비(四處石橋碑·시 지정 기념물)’이다.

사처석교비에 새겨진 당시 기록에는 ‘동래부 남문 밖에 나무다리 네 곳이 있는데 1, 2년마다 한 번씩 고쳐야 했고, 그 비용을 동래 부민들에게서 거두었으니 부민들이 힘들어한 것이 오래되었다’라고 하였다. 이어서 ‘강위성(姜渭聖)이 돌다리로 교체하자는 의견을 내고, 박도유(朴道裕) 등이 직접 자금을 모금하여 산에서 석재를 캐어왔다. 이를 살펴본 동래부사 이문원(李文源)은 자신의 녹봉까지 기부하며 곧장 석재를 운송해 오게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사처석교 건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강위성 박도유 등은 동래 무임(武任)으로서 동래 관아에 소속돼 군사와 경찰 사무를 처리한 고급 장교들이며 실질적으로 동래 사회를 이끌던 세력이었다. 더구나 이 비석의 글씨는 변박(卞璞)이 썼는데 그는 부산진순절도(보물), 동래부순절도(보물)를 그린 조선 후기 동래의 상급 무임이자 최고 화원이었다. 이들 상급 무임이 사무를 보던 곳이 장관청이며 지금도 동래시장 옆에 남아 있다.

결국 동래부사 이문원은 동래 무임들의 헌신을 강력히 지지했으며, 동래 부민은 다리가 완성된 뒤 부사와 무임들의 행적을 기리는 비석을 만들어 남긴 것이다. 이렇듯 마을 재난에 대비하고 부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동래 관민이 혼연일체가 돼 이른바 협업을 통해 움직였음을 사처석교비 기록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사처석교비는 원래 동래고등학교 앞 길가에 있던 것을 금강공원으로 옮겼다가, 지금은 부산박물관 2층 부산관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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