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06> 김홍도 ‘산수인물도’

故 현수명 회장이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김홍도의 명작

  • 이성훈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06-24 19:34:3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김홍도는 조선 후기 최고 화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는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正祖 ·1776~1800)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왕실의 각종 기록화와 행사도, 왕실에서 간행한 주요 서적의 삽화, 금강산도 등의 실경산수화를 그렸다. 그는 사대부의 요구에 따라 자신만의 개성적 화풍을 적용해, 문인 취향 산수화와 인물화도 많이 그렸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산수인물도(사진)’는 바로 이 유형에 속하는 그의 대표작이다. 이 그림은 당대는 물론 후대의 사람이 왜 그를 화가로서 그토록 높이 칭송했는지를 살필 수 있게 한다.
이 그림의 화면 좌측에는 당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773~819)의 시 ‘어옹(漁翁)’ 한 구절 ‘노 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네(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록)’가 적혀 있다. 이 그림은 바로 이 시 구절을 형상화한 일종의 시화로 불릴 수 있다. 화면 중앙 좌측 상단으로 비스듬히 솟은 바위 절벽이 있다. 그 옆으로는 폭포가 있고, 이곳에서 떨어지는 물은 유유히 흘러 강을 이룬다. 특히 그림 상단에서 하단으로 이어지는 물결 표현은 강물이 그림을 감상하는 이에게까지 닿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강 위에는 두 척 배가 떠 있고, 배 위에는 2명씩 모두 4명의 어부가 앉아 있다. 이들은 어업을 잠시 멈추고 배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홍도는 이 그림에서 특히 ‘산과 물이 푸르네’란 시구의 뒷부분 내용을 선명하게 표현한 듯 보인다. 이는 강이 연한 푸른색 안료로 표현되고 절벽은 물을 잔뜩 머금은 먹으로 묽게 칠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강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녹음이 짙게 깔린 어느 절벽 아래에서 어부들이 한가로이 쉬는 모습을 생생히 보게 되는데, 이 여름의 더위를 피해 곧 그들의 무리에 끼고 싶은 충동에 이끌리게 된다.

이 작은 크기의 명작은 1978년 동양고무를 경영했던 고(故) 현수명 회장이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69점의 유물 중 하나다. 그는 타계 직전 모든 소장품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유지를 가족에게 남겼다. 소장품 전체를 기증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던 시기에 현 회장의 소장품 기증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이 작품은 부산박물관이 열고 있는 특별전 ‘수집가 傳: 수집의 즐거움 공감의 기쁨’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고 현수명 회장과 아들 현승훈 회장(화승),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삼성), 고 서성환 회장과 서경배 회장(아모레퍼시픽), 신성수 이사장(눌원문화재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수집가의 작품 58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가이기도 한 이들은 모두 부산에서 성장했거나 부산 경제와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에서 더 많은 시민이 ‘삼공불환도’(김홍도 작), ‘화조구자도’(이암 작) 등 명작을 만나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아울렛·쇼핑센터 새단장 오픈…부산 큰 채용시장 열린다
  2. 2명지신도시 국제학교 교육구 되나…‘英 명문사립’ 설립 추진
  3. 3부산·동부경남 글로컬대 전략수립 막판 스퍼트
  4. 4올 신규 공무원 과원 발령…곳간 빈 기초단체, 인건비 걱정
  5. 5노인일자리·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고, 홀몸노인에 기부도
  6. 6부산 남구 문화재단 추진 실효성 논란…의회 “적자 불가피”
  7. 7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8. 8가덕신공항 공사 31일 3차 입찰 공고…지역업체 참여율 변동 촉각
  9. 9‘아침이슬’ 김민기 별세…대학로 소극장 시대의 상징 지다
  10. 10시민개방공간에 주차장 만들고 불법 영업하고…市, 98건 적발
  1. 1與 전대 투표율 48.51% 그쳐…새 대표 당 균열 봉합 숙제
  2. 2‘특수교육 진흥 조례’ 부산시의회 상임위 통과
  3. 3진흙탕 싸움에도 전대 컨벤션 효과, 국힘 지지율 42% 껑충…민주 33%
  4. 4김건희 조사에…野 “검찰 출장서비스” 與 “합당한 경호조치”
  5. 5김두관, 친명 겨냥 ‘쓰레기’발언 논란
  6. 6방송4법 처리·尹탄핵 2차 청문…개원 두 달째 여야 정쟁만
  7. 7‘읽씹’‘배신’‘연판장’ ‘폭로’ 與 전대 한 달을 달군 키워드
  8. 8부산 총선참패 등 놓고…민주시당위원장 후보 날선 신경전
  9. 9‘도이치·명품백’ 김건희 여사 12시간 검찰 조사(종합)
  10. 10옛 부산외대 부지개발 사업…시의회, 재심사 거쳐 案 통과
  1. 1아울렛·쇼핑센터 새단장 오픈…부산 큰 채용시장 열린다
  2. 2가덕신공항 공사 31일 3차 입찰 공고…지역업체 참여율 변동 촉각
  3. 3방콕 관광로드쇼 효과…태국인 1만 명 부산관광 온다
  4. 4부산지역 기후변화 리스크 경고등 “항만물류업 최대 1조9000억 손실”
  5. 5‘정비공사 차질’ 신항 용원수로, 자재 납품 놓고 업체간 갈등
  6. 6선박공급 확대로 해운운임 2주째 하락
  7. 7해외여행 갈 때도 저비용항공사…상반기 국적항공사 이용객 추월(종합)
  8. 8무역협회장 만난 부산 수출기업 “물류·환율 리스크 등 심각”
  9. 9자영업자 대출연체율 악화…10명 중 6명은 다중채무자
  10. 10AI 전담반 꾸린 해양수산개발원, 인공지능·해양 협업 가능성 탐구
  1. 1명지신도시 국제학교 교육구 되나…‘英 명문사립’ 설립 추진
  2. 2부산·동부경남 글로컬대 전략수립 막판 스퍼트
  3. 3올 신규 공무원 과원 발령…곳간 빈 기초단체, 인건비 걱정
  4. 4노인일자리·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고, 홀몸노인에 기부도
  5. 5부산 남구 문화재단 추진 실효성 논란…의회 “적자 불가피”
  6. 6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7. 7시민개방공간에 주차장 만들고 불법 영업하고…市, 98건 적발
  8. 8식사비 3만 →5만원…김영란법 고친다
  9. 9“김여사 조사 법원칙 안 지켜져” 이원석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10. 10[눈높이 사설] 초등생 5000명 줄어, 부산인구 비상
  1. 1롯데 ‘안방 마님들’ 하나같이 물방망이
  2. 2“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위상 높이도록 노력”
  3. 3기절할 만큼 연습하는 노력파…듀엣경기 올림픽 톱10 목표
  4. 4격투기 최두호 UFC서 8년만에 승리
  5. 5아~ 유해란! 16번 홀 통한의 보기
  6. 6오타니 4년 연속 MLB 30호 홈런고지
  7. 7조성환 감독 첫 지휘 아이파크, 3개월 만에 짜릿한 2연승 행진
  8. 86언더파 몰아친 유해란, 2위 도약
  9. 9올림픽 요트 5연속 출전…마르세유서 일낸다
  10. 10소수정예 ‘팀 코리아’ 떴다…선수단 본진 파리 입성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아들 면이 전사했다…천지가 캄캄해 해조차 빛이 변했구나”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나림 자신을 위한 만사(輓詞)…청춘을 자학한 마음은 지옥이었다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내공과 에너지가 만났다, 클래식기타-바이올린 매혹의 하모니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로 깨닫는 사물 본연의 모습 外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말 /최은지
봄비- 어머니 /권상원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돌풍’ 설경구
‘삼식이 삼촌’ 송강호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올 여름 K-무비 7편 출격…‘인사이드 아웃2’ 독주 제동 걸까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연극연출가 13인이 저마다 재해석한 ‘로미오와 줄리엣’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퍼펙트 데이즈’ 삶의 성실성에 깃든 영화의 존재론
음식·로맨스 뒤에 감춰뒀네, 가부장제를 겨눈 비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3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2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영화 ‘이소룡-들 (ENTER THE CLONES OF BRUCE)’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3일(음력 6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2일(음력 6월 1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치고 있는 ‘소학(小學)’
요즘 길가에 한창 피어 있는 나리꽃을 시로 읊은 조면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