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84> 대한민국 수퍼히어로 김민기

미취학 아동을 울린 노래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7-29 19:39:49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마침내 에어컨이 고장나버려 속수무책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민기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한 낮의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아침이슬의 한 구절) 그래 어쩌면 내게 필요한 시련이겠지. 이러다 가을 냄새가 느껴지면 늘 그랬듯 ‘가을편지’의 한 구절이 떠오르겠지.

김민기.
김민기가 만든 노래에 처음 눈물을 흘렸던 순간은 내가 아주 어릴 때였다. 아마 미취학 아동 시절이었을 것이다. 마루에 걸터앉아 라디오에서 양희은이 청아한 목소리로 부른 ‘백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당시 우리 집 마당에도 개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노래 속 개 이야기에 몰입하다 눈물을 터뜨렸다.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백구의 한 구절)’ 노래에 감동해 눈물이 터진 첫 경험이었고 지금도 그 노래는 나의 눈물 버튼이다.

김민기의 노래는 들어서는 안 되는 노래로 지정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며 사랑받아온 노래들 때문에 오랫동안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김민기는 자신이 만든 노래를 싫어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20대 초반의 미술학도 김민기가 겪었을 시련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만약 ‘그 노래들이 금지되지 않고 오해받지도 않고 그저 아름다운 노래로 사랑받을 수 있었다면, 그래서 기타를 놓지 않고 꾸준히 싱어 송 라이터의 삶을 자유로이 이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멈출 수가 없다. 가능하다면 다른 멀티 유니버스로 가서 만나지 못한 무수한 명곡들을 만나고 싶다.

흔히 어르신들에게 쓰는 호칭인 ‘선생님’이 김민기 선생만큼 찰떡 같이 어울리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어촌과 농촌, 탄광을 떠돌며 공장노동자와 달동네 아이들을 가르쳤고 서울로 돌아와선 학전에서 지금의 K-컬쳐를 이끌고 있는 수많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가르치고 성장시켰다. 그 와중에도 70년대 식 낡은 프레임을 고집하며 김민기 선생이 남긴 노래들을 비판하고 불편해하며 거부하는 이들도 여전히 보인다. 그런 이들에겐 어쩔 수 없이 연민을 느낀다. 김민기의 노래를 들으며 시원하게 울어보지도 못하는 삶은 얼마나 건조하고 슬픈 삶인가. 이제라도 김민기 선생이 남긴 노래들을 편견 없이 감상해보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0. 10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6. 6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7. 7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8. 8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9. 9[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0. 10고리 3·4호기, 오늘 계속운전 심의…의결 땐 2035년까지 전력 더 생산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0. 10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