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컴퓨터가 그려서 더 아름답다’ 디지털아트 선구자 베라 몰나展

해운대 어컴퍼니 내달 14일까지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8-04 19:36:13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수학과 예술. 좁게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미술로 볼 수 있겠다.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것 같은 두 분야의 교차점이 있다면 대체 어떤 모습일까.
베라 몰나의 1976년 작 ‘(Des) Orders’. 어컴퍼니 제공
헝가리 출신 작가 베라 몰나(1924~2023)는 컴퓨터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생소했던 1950년대 말 처음 프로그래밍과 대면했다. 수학적 정확성, 인간이 갖기 어려운 정교함으로 무장한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든 그는 붓을 내려놓고 프로그래밍 언어 포트란을 독학하는 데 이른다.

프로그램에 입력한 명령어에 따라 컴퓨터가 만들어낸 기하학적 문양을 프린트해 결과물을 완성하는 이 같은 작업 방식은 1976년 남편과 함께 새로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꽃을 피운다. 2016년 인터뷰에서 ‘컴퓨터는 나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했을 만큼 컴퓨터는 곧 자신의 정체성이었다.

컴퓨터가 ‘그려낸’ 그의 작품에선 네모와 선이 만든 기하학적 도형이 주인공이다. 기계를 거친 그의 작업은 손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복잡한 추상을 구현해 내는 데 이른다. 초기에는 검은 선으로만 이루어졌던 작품은 1970·80년대를 넘어서며 색을 입고 때로 선이 아닌 면으로 채워지는데 이는 컴퓨터 프린팅 기술과 맞닿아있다.

‘컴퓨터가 그린 그림을 작품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베라 몰라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따라 컴퓨터가 완성해 내놓은 수백 수천 장 프린팅 중 극히 일부를 ‘작품’으로 골라냈다. 어떤 작품은 프린팅의 극히 일부만 잘라 보여주는 방식으로 예술 지향점을 드러냈다. 많은 작가에게 붓이 예술세계를 드러내는 도구이듯, 베라 몰나에게 컴퓨터는 정체성을 구현하는 도구다. 컴퓨터 프린팅 기술이 발달할수록 컴퓨터가 만들어낸 프린팅과 사람이 펜 또는 붓으로 그린 그림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시대를 앞서간 그의 시도는 ‘컴퓨터=일상’이 되는 시기로 넘어오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81세였던 2005년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주목받는 디벨로프 아트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등지에서 소장하고 있다. 베라 몰나가 100세를 앞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이후 작품을 대거 소장하게된 퐁피두센터는 이달 말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오는 9월 1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 어컴퍼니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아시아에서 처음 그의 작품을 집중해 보여주는 자리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첫 번째 전시에서는 1950년대 후반 연필 드로잉부터 플로터 프린터 드로잉, 이를 바탕으로 한 페인팅 등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 14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전시에서는 뒤러 모네 등 대가의 작품을 베라 몰나가 오마주한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0. 10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8. 8‘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10. 10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3. 3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6. 6[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0. 10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