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왜 뇌물에 흔들린 明장수 꾸짖어…노량 진격 선봉서 최후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69> 무술년(1598년) 10월 3일~11월 17일 마지막 일기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선일회계법인 고문
  •  |   입력 : 2024-08-18 19:15:58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한 척 배도 그냥 보내지 않겠다”
-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 준비

- 왜군의 탈출협상에 넘어간 진린
- “남해 가겠다” 협공서 빠지려 해
- 그들은 포로 된 동포… 장군 격노
- “왜적 살리고 백성 죽이려 하나”

- 전투 이틀째 새벽 총탄에 순국

10월3일[11월1일] 맑음.

도독(진린)이 유 제독의 비밀 서신에 따라서 초저녁에 공격을 개시해 밤이 자정에 이르도록 계속 싸웠다. 그러나 유정의 육군은 나팔 소리만 내며 제대로 호응하지 아니했다. 그 결과 명 수군의 사선(沙船) 19척과 호선(虎船) 20여 척만 불에 탔을 뿐 별 소득이 없었다. 진린 도독이 화가 치밀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안골포만호 우수가 탄환에 맞았다.
노량의 현재 모습이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바다다.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사이 해협이다. 앞에 보이는 다리는 노량대교다. 장군이 지켜낸 노량 바다에 지금은 유람선이 다닌다.
10월4일[11월2일] 맑음.

이른 아침에 또 배를 몰고 나가 종일 적과 싸웠다. 적들은 갈팡질팡하며 황급하게 성 안으로 달아났다.

10월5일[11월3일] 맑음.

서풍이 크게 불어 각 배들이 간신히 정박하고 전투 없이 하루를 지냈다.

10월6일[11월4일]

맑았으나 서북풍이 크게 불었다. 도원수(권율)가 군관을 보내어 편지를 전하는데, “유 제독(유정)이 후퇴하여 달아나려고 한다”고 했다. 통분할 일이다. 나랏일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10월7일[11월5일] 맑음.

아침에 송한련이 군량 4섬, 조 1섬, 기름 5되, 꿀 3되를 바치고, 김태정이 쌀 2섬 1말을 바쳤다.

10월8일[11월6일] 맑음.

10월9일[11월7일]

육군이 이미 (순천 부유로) 철수하였으므로 도독과 함께 배를 거느리고 바닷가 정자에 도착하였다.

10월10일[11월8일]

좌수영(여수)에 이르렀다.

10월11일[11월9일] 맑음.

10월12일[11월10일] 맑음.

나로도에 이르렀다.



(이후 10월13일부터 11월7일까지는 빠져있음.)



▶무술년(1598년) 11월

소서행장의 철수 날짜를 전해 들은 이순신은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를 결심한다. 남의 나라에 와서 싸우는 명의 장수들이야 왜적의 뇌물 공세로 흔들릴 수 있어도 조선의 대장 이순신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조선의 사직과 백성이 받은 참혹한 7년 세월의 한(恨)을 “한 척의 적선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음”(片船不返)으로써 풀고자 했고, 침략자를 응징함으로써 땅에 떨어진 정의를 세우고자 했다.



11월8일[12월5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 무덤.
명나라 도독부에 가서 위로연을 베풀어 종일 술을 마시고 어두워져서야 돌아왔다. 조금 있다 도독(진린)이 또 보자고 청하기에 다시 나아갔다. 보자고 한 이유는 도독이 육군으로부터 “순천 왜교의 적들이 10일경에 철수하여 도망가니 수군이 급히 진군하여 돌아가는 길을 끊어 막으라”는 기별을 받았다는 것이다.

11월9일[12월6일]

도독과 함께 일시에 함대를 움직여서 백서량(白嶼梁)에 가서 진을 쳤다.

11월10일[12월7일]

전라좌수영(여수) 앞바다에 가서 진을 쳤다.

11월11일[12월8일]

묘도(猫島)에 가서 진을 쳤다.

11월12일[12월9일]

<날짜만 나와 있다.>



*** 이날 아침 소서행장의 왜군은 철수 준비를 마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려 했는데, 왜교성(순천왜성) 앞 묘도에 늘어서 진을 치고 있는 이순신과 진린의 함대를 보고는 경악했을 것이다.



11월13일[12월10일]

왜선 10여 척이 장도(獐島, 여수 율촌면 장도인데, 왜교성과는 아주 가까운 거리의 작은 섬이다. 지금은 매립되어 육지가 되었다)에 모습을 드러내어, 곧바로 도독과 약속하고, 수군을 거느리고 쫓아갔다. 왜선은 성으로 물러나 움츠리고 온종일 나오지 않았다. 도독과 함께 장도로 나아가 진을 쳤다.



※ 소서행장은 명나라 유정 제독의 뒷도움을 받아 이날 먼저 10척을 시켜 탈출해 나가려 했던 것이다. 묘도에 있던 이순신의 수군이 이를 물리치자 왜적은 더 이상 탈출을 시도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서행장은 진린과 뇌물로써 탈출 협상을 시도한다.



11월14일[12월11일]

왜선 2척이 강화를 하자고 바다 가운데까지 나오니 도독이 왜통사(倭通事, 왜 통역관)를 시켜 왜선을 맞이하고, 조용히 한 개의 홍기(紅旗)와 환도(環刀) 등의 물건을 받았다. 오후 6시에 왜장이 작은 배를 타고 도독부로 들어가서 돼지 2마리와 술 2통을 도독에게 바치고 갔다.



11월15일[12월12일]

이른 아침에 도독에게 가보고 잠시 이야기하고 돌아왔다. 왜선 2척이 강화 교섭을 위해 두세 차례 도독의 진중을 드나들었다.



※ 이날 이순신과 진린이 만나 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았다 한다.

진린은 “나는 잠깐 소서행장을 버려두고 먼저 남해로 가서 그곳에 있는 적들을 토벌하려고 하오” 말하니, 이순신은 “안 되오, 남해에 있는 사람들은 적이 아니라 모두 포로가 된 우리 동포들이오”라 했다. 진린이 다시 말했다. “그러나 이미 적에 붙었으니, 적과 마찬가지 아니오.” 이순신이 다시 답했다. “귀국 황제가 왜적을 무찔러 조선 사람을 구하라 보냈는데 도독은 도리어 적을 살려 보내고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단 말이오.”

부끄러움을 느낀 진린은 이순신을 위협하기 위해 허리에 찬 칼을 빼 들고 “이 칼은 우리 황제께서 내게 주신 칼이요.” 자기 말에 거역하면 누구도 죽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순신은 위협에 굴하지 않고 말했다. “한번 죽는 것은 아깝지 않소. 나는 이 나라의 대장이 되어 결코 적을 놓아주고 우리 백성을 죽일 수는 없소.” 이렇게 이순신은 애국심으로 진린을 제압했고 진린은 결국 이순신과 함께 노량으로 간다.



11월16일[12월13일]

도독이 부하 장수 진문동을 왜군의 진영에 들여보냈다. 얼마 있다가 왜선 3척이 말 한 필과 창, 칼 등의 물품을 가져와 도독에게 바쳤다.

11월17일[12월14일]

어제 복병장(伏兵將) 발포만호 소계남과 당진포만호 조효열 등이 왜의 중선(中船) 1척이 군량을 가득 싣고 남해로부터 바다를 건너려 하는 것을 발견하고 한산도 앞 바다까지 쫓아갔다. 왜적은 해안에 배를 두고 육지로 달아났다. 왜선과 군량은 전부 포획했지만, 명나라 군사들이 와서 빼앗아 가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빈손으로 돌아와서 그 전말을 보고했다.



****이날 일기 이후의 일: 이날 저녁, 소서행장의 진영에서 이상한 횃불이 높이 올랐다. 소서행장을 구하러 남해에 모여든 시마즈, 소오 등의 일본 진영에서도 호응하는 횃불이 마주 올랐다.

뇌물을 받은 진린은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왜적의 탈출을 묵인하고 싸우지 않으려 했으나 이순신의 불같은 애국심 앞에 그도 함께 싸우기로 한다. 조·명의 연합함대는 다음 날(11월18일) 밤이 어둡기를 기다려 뱃머리를 남해로 돌린다. 마지막 노량해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18일 밤늦게 시작된 전투는 익일 낮까지 계속되었고 이순신은 이날 새벽 동 틀 무렵 적의 총탄에 맞아 순국한다. 임진년(1592) 1월1일부터 쓰기 시작한 그의 진중일기도 이날(무술년 11월 17일)의 일기로 끝나고 참혹하고 지루했던 임진 7년 전쟁도 그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린다.


◇의역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를 통한 난중일기 연재는 69회로 여기서 모두 끝나고, 다음 회에는 결산 토론을 실을 예정입니다.

※ ㈔부산여해재단·국 제 신 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6. 6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7. 7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8. 8李 "중수청장 후보자 친윤 주장은 허위, "맛집 찾아갔더니 부실" 받아친 추미애(종합 2보)
  9. 9이 대통령 "김지용 후보자, 검사 출신 이유로 배제하면 중수청 망쳐"
  10. 10트럼프 알래스카 투자 깜짝 발표, 與 "확정된 것 아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0. 10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9. 9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3. 3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6. 6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7. 7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8. 8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