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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87>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정우 싱글

새로운 감성으로 다시 부른 김일두의 명곡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8-19 18:52:29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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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무더위와 무기력에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산책을 강행했다가 최근 부산의 신상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광안리 해변 근처 ‘밀락더마켓 야시장’을 구경했다. 이제는 벌써 추억이 된 수변공원의 끝없이 펼쳐진 술자리를 축소한 듯 한 풍경이었다. DJ 부스에선 90년대 슬픈 록발라드가 흐르고 있었다. 누구 하나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상황을 담아낸 그 처절한 발라드를, 그 노래들이 한창 유행할 무렵 이후에 태어났을 20,30대 청년들이 목청껏 두성까지 써가며 때 창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인들은 참 슬픔을 좋아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비록 파워풀한 두성을 쓰진 않지만 처연한 슬픔이 바닥없이 깊게 배어있는 아끼는 노래 하나가 부산 중구천재 김일두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2013년 발표된 김일두의 첫 번째 정규앨범 ‘곱고 맑은 영혼’에 수록된 곡으로, 사람이 아닌 사랑이 필요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실 수 있는 노래다. 지난 8월 13일 싱어송라이터 정우는 새롭고 풋풋한 감성으로 다시 부른 이 노래를 싱글로 발표했다. 여름에 태어난 김일두의 생일에 맞춰 발표했다. 김일두에겐 잊지 못할 생일선물로 기억될 것 같다. 소감을 묻자, 김일두는 “오직 고마울뿐이죠.”라고 대답했다. 싱글 소개 글엔 ‘고맙다 고마 와.’ 라는 단 한 문장이 박혀있다. 작업과정을 공유하던 중 김일두가 자주 쓴 표현이라 한다. 정말 고마웠나보다.

밴드 바이바이 배드맨과 치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구름이 정우와 함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의 편곡과 연주를 함께 했다. 한층 세련되고 편안한 모던락 스타일의 연주에 싱그러운 풀냄새가 느껴지는 청아한 정우의 목소리가 더해진 이 노래는 새롭지만 원작의 처연한 감성은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직 무덥지만 저녁 무렵엔 살짝 가을 냄새도 느껴지는 이 계절 마음 허한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이 노래가 더 많이많이 사랑받아서 부디 노래방에도 나왔으면 한다. 언젠가 어느 쓸쓸한 밤에 코인 노래방에서 숨겨온 무알콜 맥주를 들이키며 부르다 남몰래 울고 싶은 작은 소망이다. 김일두와 정우의 노래를 번갈아 들으며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고맙다 고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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